달라질거라 다짐을 해도 늘 제자리걸음...
한참 우울증을 겪고, 약을 먹고, 그 생각없이 몽롱하게 지내는 방법을 배워서 그 뒤로 수 년을 백치로 산 기분이다. 힘든 것 다 회피하고 바***하고 헤헤 웃고... 우울증은 극복한 것 같지만 그 뒤로 행복한 바보가 됐다. 내 할 일 다 내팽겨치고, 원래 나는 늘 목표 하나씩은 마음에 두고 살았는데, 그 수년동안 목표 하나 없이 인생 막 살았다. 조금만 아프면 약 서너개 동시에 꿀꺽하고, 조금만 슬프면 우선 술부터 들고, 조금만 우울해도 그 날은 하루종일 자는 날...
근데 시간을 허투루 쓰고있단걸 그 수 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래서 고쳐보려 해도 돌아보면 다 제자리걸음같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이리저리 자잘한 목표 세워 채우려 노력도 하는데, 잘 안되는 것 같다. 이전의 내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린 기분... 며칠 잘 지키는가 싶더니 어제는 생리통때문에 공부도 운동도 식사도 다 재껴놓고 하루종일 잤다. 하루종일 자놓고 늦게 일어나 오늘 아침에 꼭 해야할 일도 넘겨버렸다. 이미 내 옛모습을 잃어버리고 완전히 구제불능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차라리 또 그냥 백치가 되어버릴까... 됐고 다 놓아버릴까, 같은 생각이 떠나질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