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검사 결과가 우울, 외상후스트레스, 불안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도 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는 증상이 있으시네요. 님의 말씀처럼 아직 청소년인데 혼자서 감당하기가 많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 부모님의 이해를 받지 못할까봐 고민 중이신 것 같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것도 버거울 텐데 부모님께서 님의 상황이나 심정을 이해해주시지 못해서 더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든데 집중이 안 되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집중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데, 님은 지금 자신의 심리적 고통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어서 에너지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심리검사 결과 우울과 불안, 외상후스트레스 점수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것으로 보아 전문가의 치료가 시급한 단계로 보입니다. 외상후스트레스 점수가 높다는 것은 트라우마 경험이 있으신 것 같은데, 그 경험이 우울과 불안의 시작일 수도 있고, 동시에 유지 요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트라우마를 겪으신 일을 부모님께서 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알고 계신다면 부모님의 대처가 어땠는지도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과 트라우마 경험을 함께 나누고 치유를 받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혼자서 그 버거운 짐을 마음에 담고 꼭꼭 누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어떤 트라우마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느끼는 것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혼자라는 생각에 더 불안하고 우울해졌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트라우마 경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안전한 상황에서 그 순간을 떠올려 그 순간에 머물러서 그 순간을 다시 경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순간에는 할 수 없었던 것, 보지 못했던 것 등을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면서 여전히 그 순간에 갇혀 아파하고 있을 님에게 따뜻한 위로와 포옹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혼자가 아니라고, 함께 있어주겠다고마음을 다해 말해주세요. 심리검사를 받은 곳에 부모님과 함께 가거나, 담당 전문가에게 부탁해서 부모님과 통화를 해서 부모님께 님의 상황을 전달해 달라고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님의 말보다 전문가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고, 전문가가 부모님의 협조와 조력을 구하는 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의 치료도 매우 중요하지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가족들의 이해와 격려, 배려가 큰 힘이 됩니다.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 놓고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있습니다. 상담자의 태도를 통해 존중 받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담을 통해 님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체계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치료의 과정에서 조금씩 회복의 경험을 하고, 자신감이 생기고, 활력이 생길 것입니다. 자기 주장이나 표현을 하고 이해받는 경험을 통해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서 사람들과의 관게에서도 좀 더편안해 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