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하기만 하는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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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n0012
일 년 전
회피하기만 하는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요.
복학을 앞두고있는 대학생입니다. 어릴 때 부터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고, 어릴때는 나름 똘똘하고 어디가나 적응을 잘 해서 부모님께 큰 걱정은 끼쳐본 적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입시, 고등학교 입시, 현역대학입시 까지 늘 관문앞에서 실패하고 떨어지면서 스스로가 굉장히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어렸기 때문에 부모님이 정해주는 학교 정해주는 학원 정해주는 루트로 따라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했고 그것을 따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늘 좋지 못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고는 했지만 사실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그때마다 부모님은 저에게 실망했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결국 제가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시절, 기대치에 부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너무 오래 살았고, 제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전부 쓸 데 없는 것으로 치부당하면서 저는 제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학생 시절 같은반 학우들에게 당한 은따(은근히 왕따)로 힘들어했던 것을 포함하여 제가 겪은 어려움에 대해 표현하려고 할 때마다 '제가 외모에 관심도 없고 그렇다고 공부를 특출나게 잘 하지 못한 탓'이라고 하며 되려 저를 나무라는 모습에서 심한 자괴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제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며 어떻게든 스스로에게 존재 의미를 부여해보려고 끊임없이 망상을 하고 상상하고 또 글을 쓰며 점점 저만의 세상에 빠져들었습니다. 그것이 오래 지속되면서 저는 지금 이성적인 판단이 어떤것인지 잊은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판단해보라는 부모님 말씀을 듣고 생각해봤지만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제 자신을 또 봐야한다는 사실에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도저히 희망적으로 현실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저는 항상 제게 물었습니다. 대체 난 뭐가 잘못된걸까. 왜 방치하고 피하기만 할까. 정말 심각하게도 저는 제가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은 알면서도 완전히 방치합니다. 눈앞에만 닥치지 않으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로 내버려둡니다. 이런 행동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그 악순환으로 자기혐오도 늘어나고 무기력해 졌습니다. 부모님은 이제 일할 수 있는 날도 5년 남짓이고 제가 장녀로서 가족을 생각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지난 날동안은 제가 가족을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왔다는 건가요... 이제는 제가 빚쟁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그렇게 공부를 시켜도 제대로 받아먹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는게 씁쓸하지만 맞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복에 겨워 뱉는 헛소리이고, 살아가면서 최선조차 다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방치하고 회피하는 게 절대 정답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곧 복학을 앞둔 지금도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다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차서 어떤 것 부터 시작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냥저냥 회피해오다가 성적맞춰 들어온 학과에서 현상유지정도로만 살고있습니다. 눈덩이가 구르고 굴러서 결국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해 지는 것 처럼, 저의 회피성 성격이 결국 인생에서 지금처럼 중요한 순간까지 갉아먹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능한 사람이라는 걸 마주하는 게 솔직히 너무 두렵습니다.
불안해답답해불안괴로워공허해의욕없음스트레스더이상자신의삶을부모님의기대로채우지마시길더이상자신의삶을부모님의기대로채우지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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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천민태 님의 전문답변
프로필
일 년 전
아무리 다른 사람의 기대에 충족하려해도 자신의 삶이 아니면, 끝까지 노력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삶을 #더이상 #부모님의기대로 #채우지마시길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사 천민태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께서 부모님께 걱정끼치는 일 없이 자라오셨네요. 뿐만아니라 부모님께서 정해주시는 삶을 따르고 살아오셨네요. 마카님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살아오셨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최선을 다 하는 노력이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점점 실망하셨고 부모님의 기대에 충족할 수 없게 되자, 스스로 혐오에 빠지기 시작하셨던 것 같습니다. 마카님께서 회피하고 방치한다 하셨고, 이제 복학을 앞둔 시점에 어떤 것 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막막하셨던 것 같습니다.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처음엔 마카님도 부모님께서 정해주신 학교, 정해주신 학원을 따르며, 기대를 충족시켰을지도 모릅니다. 마카님도 거기서 잠깐이지만 보람을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입시의 관문 앞에서 실패하면서 마카님은 부모님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실망감을 느껴오셨던 것 같습니다. 마카님은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실패의 반복에서 마카님은 다시 일어나는 것이 힘겨웠을 것 입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부모님께 인정받을 수 있는데, 마카님은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욕구, 자신의 감정, 자신의 생각을 존중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리고 양육자로부터 욕구, 감정, 생각등을 거부당하지 않고 존중받을 때, 자신의 존재가 어떤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가치가 있음을 여기게 됩니다. 이렇게 양육된 사람은 자신이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자신은 여전히 가치가 있는 존재라 여기면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가정환경의 압력, 또는 부모님의 양육방식 등에 의해 자신의 욕구, 감정등을 존중받지 못하고 부모님의 욕구나 감정, 생각, 가치관 등을 따르며 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양육된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의 욕구나 감정, 생각, 가치관에 의한 기대를 충족시킬 때만 자기 자신이 존재가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살게 됩니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기의 존재는 가치가 없고 쓸모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람은 자신의 욕구, 감정을 양육자에게 존중받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였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사람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 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말로 하면 사람은 자신의 뜻을 펼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 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 존재를 양육자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내면에 양육자를 미워하는 마음, 증오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대부분의 경우 양육자에게 목숨을 의탁하는 현실속에서 미워하는 마음을 양육자를 드러낼 수 없으니 미워하는 마음은 마음 깊숙한 무의식으로 들어가 있다가 마음이 약해질 때가 되어서 자기 자신을 증오하거나 타인에게 증오심을 품게 됩니다. 그러면서 각종 심리적인 증상이나 문제(범죄)행동, 각종 중독행위로 나타나기도합니다. 마카님께서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자책하셨습니다. 여기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카님께서 왜 최선을 다 하지 않았을까요? 사실은 마카님은 최선을 다 하고 싶었나요? 사실은 최선을 다 하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카님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가 없어서 가치 없는 자신의 존재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노력해도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괴로운 일이 라는 걸 이해합니다. 그러니 삶을 현재를 회피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망상이나 상상 속으로 도망가고 싶었을 겁니다. 마카님이 세상으로 나온 순간, 첫 울음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듯이 마카님도 처음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을 겁니다. 마카님도 부모님께 감정을 존중받고 싶고 욕구를 존중받고 싶었을 겁니다. 마카님도 아무런 조건 없이 자기 자신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고 싶었을 겁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부모님께서 과거에는 나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해 주시지 못하셨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 나는 나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마카님께서 행복하려면 이제는 자신의 삶을 사셔야할 겁니다. 부모님의 기대는 부모님의 기대로 남겨두고 존중하지만, 마카님은 자기 삶을 찾아야 합니다. 더 이상 무기력하지 않고 활기차게 살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아야합니다. 지금 당장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상담 비용이 부담스러우시면 대학교에 있는 학생상담센터(이름은 학교마다 다릅니다.)에서 도움을 청해보세요. 대부분 대학에서 상주하시는 선생님들은 대부분 저희 상담사와 같은 전문가입니다. 꼭 마카님의 삶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지금 하고 계시는 고민에 대해서 도움 받아보세요. 제가 드린 답변은 개념적인 글이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상담전문가 선생님의 상담의 도움을 받으시면 현실적인 도움까지 받으실 겁니다.
마카님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원하겠습니다.
Confession
일 년 전
사실 우리나라 학생-성인의 현 주소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교육에 개입을 많이 하고, 정해진 코스를 착착 밟으면 성취감과 자존감을 느끼지만 계속 탈락하면 패배감과 자기혐오에 빠지는. 상담사 님 말씀대로 작성자 님의 삶이 너무 부모님의 기대대로 진행되어서 그 이외의 것은 볼 수 없게 되버린 것 같아요.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픈 건 감히 입 밖에 낼 수 없고, 용기내 주장하다라도 비웃음당하는. 본인은 회피하기만 하는 자신이 원망스럽겠지만 자신의 정신이나 육체의 입장에서는 살기 위해서 그런 건지도 몰라요. 바뀌지 않을 것 같은 현실에 마음이 꺾여버리면 더이상 현실을 직시할 수가 없으니까요. 회피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건 작성자 님도, 상담사 님도, 저도 알아요. 하지만 회피하게 된 원인을 가만히 바라보면 그럴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으니까요. 작성자 님이 잘못된 게 아니예요. 진정으로 원하던 길이 아님에도 계속 노력을 강요받고 패배했는데 현실조차 회피하지 않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저도 작성자 님과 비슷한 처지로서 참 많이 회피했고, 지금도 어느정도 회피하고 있지만 그렇게 잠시 문제와 거리를 두어 마음을 돌본 다음에 다시 나아가려구요. 부디 자포자기 하지 마셔요. 삶에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포기할지언정 자기자신을 포기하면 희망이 없으니까요. 지금은 본인이 무능해보이겠지만 용기내 꿈을 추구하고 현실을 살아가면, 작성자 님은 충분히 제 삶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일 수 있으리라 믿고 있어요. 제가 조언할 처지는 안 되지만 작성자 님과 동질감을 느껴 작은 마음이나마 전하고 싶었네요. 작성자 님 사연이 남 얘기처럼 안 들려서.. 더 들어보고 작성자 님을 지지하고 싶어요. 꽤나 진심으로, 대화를 나눠보고 싶거든요.. 카톡으로 대화하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구. 어떠시련지 모르겠어요. 설령 인연이 닿지 않는다 할지라도 작성자 님의 사연은,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제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네요.. 응원할게요.
noon0012 (글쓴이)
일 년 전
@Confession 정성스러운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싶고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면서도, 그럴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제가 제 자신에게 조금 더 좋은 것을 주고 좀 더 따뜻한 말을 하고, 현실에 부딪힌다기 보다는 함께 끌어안고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는게 더 나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 다짐이 앞으로 수백번은 무너질 수 있겠지만 그 때마다 상담사님의 전문답변과 이 댓글을 읽으며 계속 상기할게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도 답변자님 응원하겠습니다☺
noon0012 (글쓴이)
일 년 전
@happineseman 노력하고 계시다니 정말 멋지세요☺ 수많은 시도를 했다는 것에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꼭 노력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