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은 장면들이 자꾸만 눈 앞에 보일 때는 어떻게해야 하죠?
초등학교, 중학교 때 쯤엔 학교에선 체벌이 있었어요
여전히 왜 그렇게까지 벌을 서야했는지 기억나질 않지만
초등학교 땐 ‘즐거운 생활’ 과목을 ‘벌받는 생활’로 바꿔서 한 두시간씩 반 전체가 벌을 받아야 했었어요
처음에는 억울하고 울분에 차던 마음도 체벌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그냥 끝나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었고 그렇게 그 날의 벌이 다 끝날때쯤엔 그저 이 시간을 끝내 준 게 감사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뭔가 잘못했으니 이런 일을 겪었다는 생각만 강하게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그 이전 학년에서도 안 맞거나, 처음 받아보는 벌이 아니었는데도 그때는 맞거나 벌을 선 게 아프다는 느낌보단 오히려 제가 반장으로서 반 친구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강하게 들었고 그렇게 그 당시 일은 차마 꺼내지도 못한 채 벌써 몇 십년이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에도 또 다시 단체 기합을 받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 굉장히 즐거워하며 이렇게 자꾸 선생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다시 ‘벌받는 생활’을 줘야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었고, 더 자라서는 엄마가 엄마를 때리는 모습을 보거나, 학교에서 다른 친구가 맞는 걸 보거나, 가끔 제가 다시 맞게 되기도 했었어요. 학교에서의 체벌이 금지되고 난 뒤에는 원색적인 비난이나 욕설로 물리적인 폭력은 바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여기에 더해서 그 당시에는 제가 저를 버리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던 시기라 그들이 제게 했던 것처럼 꽤 오랫동안 저를 때리며 자해하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엔 그저 제가 잘못했으니/벌 받을만 했으니 받았다, 그렇게 싫었으면 체벌 시간을 더 잘 막아보지 그랬냐라는 생각으로 넘겼던 일들이 얼마전 어떤 사건에 의해서 ‘아닐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지금은 그 당시 미처 못 느낀 감정들을 느껴가는 것 같은 하루들입니다
많이 괜찮아졌는데, 지금 괜찮아지고 있다는 것도 아는데 그냥 요즘엔 잠에서 깰 때부터 듣고 싶지 않은 파열음과 제 멍자국들이 보이는 것 같아 피곤합니다. 벌써 몇 주 째 이러는 중이라서 익숙해질법도 한데, 다시 기억 속에 있다는 생각도 못한채 저도 모르게 귀를 막거나 한참 몸을 웅크리고 있어야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미 다 지나간 일이라는 것도 알고, 사실 그땐 많이들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도 아는데, 자꾸만 멍자국이 없는 다리가 어색하게 느껴져서 다시 상처를 입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던지, 아니면 뺨을 세게 맞고 난 다음 들리는 이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던지 자꾸 그 당시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가 꽤 지칩니다.
그래도 그동안꾸준히 상담을 받고 있었고 이 이야기를
상담에서도 풀어보고 있어서 점차 공포스럽기만 했던 게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드네요ㅎㅎㅠㅠㅠ
고장난 영사기에서 흘러나오는 공포영화를 4dx로 감상중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뜬금없이 떠오르는 장면들을 멈출 방법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