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바빠 시간은 없으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안녕하세요. 저는 코로나 병동에 근무하고 있는 20대 간호사입니다.
이번 대유행은 저에게 좌절과 소모의 연속입니다.
요즘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먼저 말을 걸고 싶지도, 대답을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일을 할 땐 늘 최선을 다합니다. 가족들에게도 걱정끼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티가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겠지만, 의식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처음 지쳤나 싶었을 때는 뜬금없이 손이 가려웠을 때 입니다. 몸 곳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깨달았을 때, 스트레스가 과도한 상태임을 어림짐작했습니다.
직장에서 좋은 것 티내지 말고, 싫은 것 티내지 말라는 말은 제가 일하면서 늘 새기는 말이기도 합니다. 직장에 터 놓고 얘기할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제가 받는 스트레스든, 환자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든, 업무의 과부하에서 오는 스트레스든,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니 제 이야기를 잘 이해하겠지만 직장에서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말은 퍼지면서 눈덩이처럼 커지고 과장됩니다. 소문이란 무서운 법입니다.
친구들은 취업 준비에 한창입니다. 힘든 얘기도 한 두번이지 매번 칭얼댈 수는 없습니다. 제가 아니어도 힘든 삶을 살고 있을테니까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스트레스와 응어리들 입니다.
일종의 스포츠센터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데이오프가 모두 잘리고, 근무표는 수정되었습니다. 살인적인 근무표는 도저히 운동할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정말 집에 오면 자고, 자고 일어나면 일해야합니다. 조금 여유가 나면 공부를 합니다.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있거든요. 이 루틴은 반복되고 친구는 당연히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시국이 시국이니까요.
혹여나 친구를 만나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더불어 받게 될 질타는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울 것 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자제해야하는 일입니다.
우와. 정말 어떻게 스트레스를 다뤄야할까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
두서없이 의식의 흐름으로 하소연 가득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문현답을 기대하며.. 긴 글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