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랑받는다는 걸 못 믿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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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받는다는 걸 못 믿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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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가족이 저를 사랑한다는 걸 못 믿겠어요. 친구들이 진심으로 저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구요. 저에게 호감을 보이며 다가오는 사람들이 너무 의심만 돼요. 저라는 사람은요, 알면 알수록 비호감인 사람이거든요. 천성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어요. 정작 저는 그 사실을 모르다가 중학교 입학해서야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욕먹으면서야 깨달았고요. 근데 그 뒤로도 계속 인간관계에서 상대에게 상처를 줬어요. 매순간 저 자신의 생각과 행동과 말을 억누르고 조절하는데도 불구하고 안 고쳐지더라구요. 이런 구제불능이에요, 저는. 가족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부모님에게도 안 좋은 말 종종 들어봤고, 저는 공부로나 뭐 성적으로나 부모님 기쁘시게 해드린 적 없어요. 고등학교 올라가서는 우울감이 심하다는 핑계로 공부도 안 하고 미술학원 다니면서 돈만 왕창 깨뜨리다가 결국 미대도 못 가고 지방대 갔고요. 그마저도 지금 2학년인데 언니처럼 과탑이라던가 장학금이라던가 받으면서 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1학년 때 딱 1번 받았네요 장학금) 얼굴이나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피부가 좋은 것도 아니에요. 객관적으로 뭐 하나 예쁜 게 없는 사람인데 이런 저를 사랑하고 좋아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변하자고 바뀌자고 천 번 만 번 다짐하고 노력하다가도 금방 포기하고 실패해버리는 사람인데. 객관적으로 우울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우울감을 느끼고, 쉽게 상처받는 유리 멘탈인데.. 근데 사실 저는 제가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믿고, 느끼고 싶어요. 저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가족과 친구들이 저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걸 믿을 수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친구는 나를 좋아한다는 걸 믿고 싶어지는 그런 모순적인 마음이 저를 가장 한심하다고 느끼게 하고, 저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점까지 비호감이네요..
답답해스트레스받아힘들다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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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yours19
· 3년 전
저도 가끔 얘는 왜 나랑 친구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게으른 데다가 충고를 받아들여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제 모습을 저 자신이 너무 잘 아는데, 그리고 친구들한테 이런 한심한 나를 드러내는데 이런 사람을 좋아할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들이 보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게 맞나 싶고. 저도 이런 감정을 직접적으로 주변 사람들한테 털어놓은 적은 없기 때문에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그들이 내곁에 있는게, 내가 연락하면 받아주고 먼저 연락해주기도 하는게, 거리낌없이 약속을 잡고 만나 시간을 보내는게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저를, 마카님을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싫어하면 연락도 하기 싫어지고 만나기도 꺼려지잖아요. 친하게 지내던 친구한테 중학교 입학하고 마카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셨잖아요. 그 친구가 여전히 마카님 옆에 계신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친구분이 마카님을 좋아해서 혹은 좋아했어서 그런 말을 해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듣고 본인에 대해 돌아보고 내가 잘못했구나를 깨닫는것도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구요. 좋아한다는 감정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카님은 의식하지도 못한 진짜 사소한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 마카님에 대한 호감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마카님 기준에서 날 잘 알지 못해서, 나에 대해 나와는 너무 다르게 생각하고 있어서 좋아한다고 생각될 수도 있죠. 저도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저 사람이 바라보는 나도, 내가 바라보는 나도 나의 일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요.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아요. 누구나 실수를 하고 누구나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지만 내가 보는 그 사람의 매력이 내가 보는 그 사람의 단점을 커버하는 것. 그게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아닐까요? 모든 사람은 다른 시선과 관점을 가지고 있어요. 마카님도 마카님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마카님의 매력을 주변 분들은 벌써 발견하신 걸지도 모르죠. 가족관계는 그 사랑이라는게 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건 공부나 성적으로 마카님이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는건 절대 아니라는거에요. 집에 갈 때 맛있는 음식 하나, 가끔은 꽃이라던가 책이라던가 작은 선물 하나 가족에게 드려보는것도 어떠신가요. 아마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길고 장황한 댓글이 되었네요.. 말도 어수선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카님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에요. 앞으로 마카님이 본인을 바라보셨을 때도 본인의 매력이, 멋진 점이 단점보다 돋보인다고 느끼시게 되는 날이 꼭 오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