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상담|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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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evelyn03
·3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여자 대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4살 때 한 번 이혼을 하셨었어요. 그리고 저와 2살짜리 동생은 아빠와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어렸던 저와 제 동생 때문에 두 분은 다시 혼인신고를 하셨죠. 그러고도 가족 모두가 함께 살았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아빠는 직장이 멀다는 것을 핑계로 다시 따로 살기 시작했고 저와 제 동생은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죠. 제가 6살 되던 무렵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쭉 그렇게 살았습니다. 학교에 가족 행사가 있거나 방학이 되어 여행을 갈 때, 그리고 명절 때에만 아빠가 집에 오셨어요. 두 분의 이혼 사실을 까먹은 것인지 너무 어려서 자각을 못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릴땐 아빠 직장이 멀리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주말 부부신가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지냈어요. 그러다 최근에 갑자기 아빠께 전화가 왔어요. 아빠와 엄마 사이가 안 좋았던걸 알고 있는지 물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엄마랑 같이 살 생각이 없으시다는 말을 하셨어요. 그래서 이제 본격적으로 노후 준비를 하셔야겠다며 원래 엄마에게 보내던 생활비를 줄이고 그 돈으로 전세자금을 마련하실거라네요. 저는 어렴풋이 두 분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터라 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울컥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기말고사를 한창 준비중이던 고2 동생에게도 하셨대요. 동생이 얼마나 놀랬을지 저는 감히 상상도 못하겠어요. 동생이 혼자 떨어져 기숙사에 살고 있어서 직접 달래주지도 못하고 아빠 말을 듣고 너무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문의 문자만 보냈어요. 정말 제 속이 다 상하더라구요. 아빠는 저와의 전화를 끊고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하시는 것 같았어요. 옆방에서 전화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평소에도 엄마는 전화 볼륨을 크게 하고 받으시는 분이라 두 분의 통화 내용을 고스란히 들을 수 있었어요. 아빠: 내가 애들한테 이미 다 말했다. 이제 됐냐. 엄마: 내가 그걸 애들하고 상의해보라고 하긴 했지만 말을 그런식으로 했어야 했냐.. 애들이 받을 상처는 생각을 안 해봤냐 아빠: 난 그런거 모르겠다. 애들 교육엔 당신이나 신경을 써라. 아들놈은 고등학생 된 이후부터 내 말도 듣지 않고 딸이란 놈은 연락도 안한지 오래다. 오래전에 이미 걔네랑 내 관계는 끝이 났었다. 아무튼 난 더이상 걔네한테 해줄게 없다. 정서적으로는 더욱 내가 할 게 없지 않느냐. 성인 될 때까지 키워주고 지원해줬는데 이미 충분하지 뭘 더 바라느냐. 대략 이런 내용의 대화가 들려왔어요. 이때부터는 눈물이 왈칵 나더라구요. 아빠와의 관계가 서원하긴 했었지만 아빠가 멀리 계셔서 자주 못 보기도 했었고 그래서 좀 친밀하지 않을 뿐 여느 아빠들처럼 저를 사랑하는 분이신 줄 알았는데 그것조차도 아니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더군요. 정말 가슴 한 켠이 욱씬하는게 느껴졌어요.그리고는 우는 소리가 들릴까봐 샤워하는 척 물을 틀어놓고 한참을 울었어요. 아무튼.. 그 전화를 받은 날 저녁, 엄마가 저를 방으로 부르셨어요. 제가 아빠에게 그런 전화를 받고 많이 놀랐을까봐 걱정하시더라구요. 이미 동생의 울음섞인 전화에 속이 상했을 엄마에게 저까지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냥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고 많이는 안 놀랐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언젠가는 이 일에 대해 진지하게 말을 하려고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말을 꺼내게되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제가 어릴때 아빠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엄마를 때리거나 폭언을 했던 일들을 언급하시더니 아빠가 집을 나간 일과 차라리 그렇게 떨어져 사는 것이 우리 남매에게도 나을 것이라 생각했던 이유와, 그렇게 떨어져 사는 와중에도 아빠가 생활비를 보내주지 않아서 힘들었던 시절과, 우리가 너무 어려서 일도 못하고 고생했던 지난 시절을 제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도 술취한 아빠가 엄마를 때리려던걸 제가 울면서 하지 말라고 말렸더니 아빠가 이놈의 집구석..이라고 소리치시며 나가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엄마는 제가 기억하는 사건들 이상으로 많은 일들로 상처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엄마가 그렇게 우시는걸 봤어요. 엄마는 제게 그런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솔직히 그게 왜 엄마가 미안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어요. 사과를 받는다면 아빠한테 받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결국 그날 저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이게 최근에 저의 가장 큰 상처였어요. 이렇게만 보면 제가 엄마와의 사이는 좋았던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도 아닙니다. 엄마는 굉장히 아들을 좋아하세요. 저는 교내 대회에서 받은 상장만 60여 장이 될 정도로 상도 많이 받고 성적도 좋은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상장을 받았어도 엄마에게 칭찬을 들은 기억은 몇 없어요. 오히려 제가 그렇게 수상을 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게 당연한 것 처럼 여기셨어요. 반면에 제 남동생은 무엇 하나만 잘해도 큰 칭찬을 받았어요. 심지어 저는 제가 영재원을 합격하고도 어디가서 자랑하지 말고 열심히만 하라는 이야길 들었지만 동생은 고작 학교 내에서 잘나간다는 동아리만 들어가도 집안의 큰 경사인 것 마냥 칭찬을 해 주셨어요. 이것 뿐만이 아니라 집안에서 일어나는 대소사 대부분은 남동생 위주로 흘러갔습니다. 그러다가도 남동생이 엄마 속을 썩이는 날에는 제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아빠는 엄마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고 아들의 문제를 밖에서 털어놓기란 엄마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정말 하나밖에 없는 숨쉬는 구멍이 저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저희 남매가 조금 자란 후로는 엄마도 직장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엄마가 퇴근 할 때 저녁을 차려놓는다든지 설거지 빨래 등등 집안일도 대부분 제가 했습니다. 엄마는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셨구요. 게다가 엄마는 가스라이팅 섞인 대화가 일상적입니다. 사실 대화라고 하기에도 뭣하고 일방적인 말하기에 가깝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엄마와도 꼭 상의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대화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저도 제가 의지할 대상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빠의 저런 모습을 저는 이해합니다. 제가 두 분의 언행에 상처를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겠죠. 네.. 정말 두 분께서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는 이해를 하고 있어요. 아빠는 아빠가 중학생 때 부모님을 여의셨어요. 고아였죠. 설상가상으로 어린 아빠는 상속받을 재산마저 친척들에게 사기당했습니다. 아빠는 부모님이 없었지만 책임져야 할 동생은 있었습니다. 아빠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갔지만 결국 동생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본인을 포기했고요. 본래의 기질도 그리 외향적인 분이 아니신데 고아로 살면서 이래저래 많은 일들을 겪으시며 자존감도 많이 낮아져서 굉장히 내향적인 분이 되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부관계도 건강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아내를 통제하려고 하고 그게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을 쓰셨겠죠. 당연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셨을겁니다. 본인에게 아빠가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라는 사람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아버지로서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겁니다. 스스로 그런 콤플렉스를 극복해야만 어른다운 어른이 될텐데 저희 아빠는 그럴 만한 삶의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분이시니까요. 엄마도 상처가 많은 분이십니다. 사남매 중 셋째딸로 막내인 아들을 편애하는 가정에서 자라왔습니다. 엄마가 살아온 시대의 배경을 보면 그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라 어쩔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엄마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몽땅 바쳐서 부모를 모셨지만 정작 본인에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냉대와 사기였으니까요. 엄마도 본인이 딸로서 겪은 상처가 깊을 것입니다. 그걸 회복하지도 못한 상태임과 더불어 아직도 상속문제와 더불어 많은 상처를 받고 계시니까요. 엄마가 아들을 유달리 좋아하는 것은 엄마 당신께서 보며 자라온 것들의 잔해이겠죠. 저는 이렇게 두 분의 상처도 알고 그래서 이해를 합니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게 그들의 세상에서 배워온 것들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죠. 그러나 제가 그분들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저도 상처를 받습니다. 저는 그분들처럼 살고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딱히 그분들을 미워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부모의 아픈 모습들은 닮을 수밖에 없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제게 그런 상처를 준 아빠가 밉고, 엄마를 사랑하는게 어렵기만 합니다. 우선 저는 제가 자라온 환경 때문에 형성된 제 성격을 고치고 싶어요. 무슨 일이든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평소에 잘하던 것들도 중요한 순간에 망쳐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불안을 쉽게 느끼고 그 불안에 대처하는 능력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그만 의식하고 싶어요. 남들이 날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서서 남들에게 잘보이려다가 제가 해야할 것들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구체적으로 평소에 집에서 시험문제를 풀면 1~2등급을 유지하던 것들도 모의고사날만 되면 3등급으로 떨어졌고, 더 긴장감이 심하고 불안도가 높은 수능에서는 4~5등급이 나올 정도로 거의 문제를 못 풀고 나왔어요. 그래서 지금 재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제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면 좀 나아질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상담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어릴때부터 그런 스트레스를 혼자 감당하려고 하다보니 위궤양이 생기거나 모세혈관이 늘어난 상태로 줄어들지 않고 빨갛게 보이는 색소침착증인가..? 정확한 병명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런 병도 진단을 받아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 병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관리하는 방법밖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편두통도 있어요. 이런 증상들이 중학생때부터 많이 심해져서 병원을 다녔었는데 스테로이드 약을 계속 쓰는게 불안해서 결국 지금은 약도 안 먹어요. 혹시 제가 내면의 상처들을 극복하면 저런 증상도 좀 호전될 수 있을까요? 제 성격도 바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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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l34
· 3년 전
자기사랑노트라는 오재은박사님에 책이있어요. 가족에게받은상처치유법이 있어 저는많은도움을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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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lyn03 (글쓴이)
· 3년 전
@choll34 감사합니다. 꼭 한 번 읽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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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ll34
· 3년 전
네에.. 읽다가 궁금하신거있으시면 여기에 물어보셔도되요.. 저두처음에 책이 조금어렵게나와 옆에서도와줬거든요.. 잘될거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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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0077
· 3년 전
저는 몸과 마음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머시는 물을 자연여과정수기 ?? 또는 이마트에서 파는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해보시는건 어떻나요? 본인의 상처를 인식하고 부모님의 삶의 배경도 이해하시면서 그러면서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부모님이 밉고 싫은 내면의 마음까지 인지하고 계셔서 딱히 더 어떤 좋은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몸이 많이 안좋으시니 건강에 좀 더 신경쓰시면 좋을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