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극복하지 못한채로 묻어뒀더니 이젠 꺼낼 수가 없게 됐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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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극복하지 못한채로 묻어뒀더니 이젠 꺼낼 수가 없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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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19살 고등학생입니다. 큰 사건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1학년때 당한 반년간의 가스라이팅, 하나는 고3때 소통의 부재로 생긴 사소한 오해. 이젠 그 상황들이 현실에선 다 해결이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불안장애와 극심한 우울증이 생겨 정신과까지 갔었어요. 다 끝난 일임에도 종종 그때 들은 말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곤 했어요. 넌 사회 나가면 욕 엄청 먹겠다, 평생 혼자 살아라, 너같은 애는 처음 본다, 너 때문에 화난 거 알면서 무슨 일 있냐 묻는거냐, 눈치 없다 등 가스라이팅 당할 때 들은 말들이고, 3학년때도 저같은 애들 사회나가면 망한다는 말, 넌 정신과라도 다니는데 자기는 다닐 여력이 없어서 힘들다는 말, 제가 가스라이팅을 하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는 말.(제가 가스라이팅을 당해봤다는 걸 아는 친구였어요.) 말도 말이지만 그 말을 한 사람들이 제가 살면서 가장 사랑했던 두 사람이라 많이 괴로웠습니다. 1학년 때 일은 잘못한 게 없었는데 그냥 제가 사과하고 손절하면서 끝이 났고, 3학년 때 일은 모든 게 전부다 저에 대한 오해였으며 단어 선택의 실수였다고 사과 받았어요. 그럼에도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맞아, 난 성공못해. 어쩌면 정말 나만 비정상이라 이런 말들 들은걸지 몰라, 이런 부정적인 생각도 같이 들곤 했고요. 그런데 최근에 엄마와 말다툼이 있었어요. 제가 불안장애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학교를 자주 빠졌거든요. 극단적인 건 아니였지만 무단 결석도 하루 있고 무단 조퇴 2번에 질병 조퇴 7번은 했어요. 고3인 점 생각하면 ***이 맞긴해요. 심지어 수시인데. 너는 아픈 걸 이용해서 하고 싶은 것만 한다, 왜 병원을 다니는데 나아지지를 않냐, 왜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느냐. 이런 식의 말을 울면서 하셨어요 엄마가. 그때 본 엄마의 모습이 너무 불안정하고 위태로워 보여서 순간 엄마가 다 포기해버리면 어쩌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이 들자 그간 힘들었던 모든 감정이 삭제 버튼 눌린 마냥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나는 힘들어 하면 안 된다, 내 주변 사람이 힘들어한다는 생각이 크게 박혀버렸어요. 하필 그 다음날 담임선생님께 비슷한 내용의 꾸중을 들었거든요. 세상은 힘든 사람을 싫어하는구나 뭐 이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고3은 힘들어하면 안되는 시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신과도 끊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제 병원 일정 딱 하루 남았네요. 지금은 그 때 상처받은 감정들을 꺼내려고만 해도 두통이 너무 심하게 와요. 마음은 슬프지가 않고 속상함이란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데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숨이 벅차요. 울고 싶은 것 같은데 눈물이 나오질 않아요. 그냥 가슴만 너무 답답해요. 이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정으로 반응이 오는 게 아니라 몸에 반응이 와요. 전혀 슬프지 않은데 두통이 쓰러질 것 같이 심하게 와요. 트라우마도 불안장애도 뭐 하나 극복한 게 없는데 더이상 그 감정에 접근할 수도 없게 됐어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감정이란 드러내선 안되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박혀있어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지만 몇 살때 죽을거라 예정하고 그때까지 죽기 위해 살고 있어요. 자책섞인 마음으로 전 죽어야 그게 맞는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 당장은 책임질 게 많아서 그러지 못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계신 모두가 언젠가는 꼭 행복하다 느끼는 때가 오길 진심으로 희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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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gongju23
· 3년 전
분명 엄마도 처음이기에 속상하고 힘드셔서 그러셨을거에요..상처많이받았겠지만..절대 진심은 아니실거니 덜상처받으셨으면 좋겠어요..ㅠ한참 혼란스럽고 예민할나이에 코로나에 폭염에..우리 이겨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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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pinkgongju23 감사합니다. 꼭 이겨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