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부도 뭣도 아닌, 그냥 갓 스물이 된 대학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육아|대학생|맞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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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전 주부도 뭣도 아닌, 그냥 갓 스물이 된 대학생 새내기입니다. 친구들과 놀러다니는게 좋고 한창 멋부릴 나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집에서 이렇게 고통받는 삶이 평범한 삶인가 싶어요. 저희 엄마아빠는 제가 태어날때부터 맞벌이셨어요. 함께 일을 하다보니 육아와 집안일을 할 여유가 없었겠죠. 전 어려서부터 조부모님 손에서 자랐어요. 할머니는 진짜 엄마처럼 절 보살펴주셨어요. 먹이고, 재우고, 빨래하고..모든걸 혼자 도맡아하셨죠. 할머니는 군말없이 모든걸 혼자 하셨어요. 우린 7명 대가족이었는데, 그 많은 집안일을 혼자하셨으니 병이 날 법도 했죠. 제가 어느정도 자라고, 육아에 필요한 돈과 노동이 줄었음이 확실한데도 부모님은 분가하지 않으셨어요. 일때문에 집에 못오던 시간은 점점 술과 여흥을 위한 시간으로 대체되었어요. 처음에는 일 때문에 할머니께 날 맡겼으면서, 나중에는 일이 일찍 마쳐도 술약속에 매일 나가며 절 방치했어요. 할머니는 제가 고등학생이 되어도 계속 일을해야했어요. 엄마는 여전히 술약속에 나가길 좋아했고, 집안일을 전혀 모르며, 밥을 할 줄도 몰랐거든요. 전 그런 엄마가 미웠어요. 할머니께 감사할줄도 모르고, 도와주지도 않았으며, 매일 술먹느라 늦게오는 주제에 바쁘다느니 엄살이었으니까요. 아빠와 할아버지, 삼촌, 언니는 다 바보였어요. 차려준대로 먹고, 빨래하고 깨끗해진 옷을 입을 줄 밖에 몰랐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설거지 한 번 하지를 않고, 빨래를 한 번 개어주지를 않았어요. 난 할머니가 불쌍했어요. 그래서 철이 일찍 들었고 일찍이부터 집안일을 했어요. 가족들은 그걸 내가 착한거라고 포장했지만, 사실 당신들이 이기적인 인간이었던거에요. 어쨌든 시간이 흘러 제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병을 얻으셨어요. 폐암말기셨습니다. 그럴만도 하죠. 평생을 좁은 부엌에서 요리하셨고, 독한 약을쓰며 홀로 화장실청소를 하셨으니까요. 부끄러운건 아무도 그게 말기가 될 때까지 알아채지 못했다는겁니다. 전 너무 죄송했어요. 사실은 할머니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걸 알면서도, 그렇게 할머니가 해준 밥을 먹고, 할머니가 빨래한 옷을 입었으니까요. 역시나 가족들은 이기적이었습니다. 엄마는 할머니께 왜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안하느냐고 되려 화를 냈습니다. 할머니는 한달도 못버티시고 돌아가셨어요. 엄마는 할머니가 참 바보같은 사람이었다고 말해요. 자기 아픈줄도 몰랐던 사람이라고. 바보는 엄마잖아요.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는주제에 육아를 하겠다고 난리를 피운거고. 고작 몇년도 견*** 못해서 할머니께 나를 덜컥 보내버리고. 엄마는 바보에요. 엄마자격이 없는 사람이요. 엄마는 여전히 집안일을 할 줄 몰라요. 요리를 할 줄 몰라서 매일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빨래를 널기 싫어서 건조기를 샀어요. 이젠 설거지도 싫다며 식기세척기를 샀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년도 안돼서 우리집에는 이런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런것들이 진작에 있었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실 일은 없었을텐데요. 엄마는 정말 갑작스럽게 엄마가 된 사람처럼 굴었습니다. 잘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소리치고, 요리가 싫다며 우는소리를 내고, 빨래를 세탁기에 넣는 일조차 귀찮아했습니다. 너희는 혹덩이라며 우릴 낳은걸 후회하기도 했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집안일은 제 몫이 된 것 같아요. 아무도 반성하질 않은거죠. 집안일을 몰아줘서 할머니가 돌아가신건데, 그걸 되풀이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도 자기가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지 않아요. 아무도 세탁기에 빨래를 넣지 않아요. 아무도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개키지 않아요. 아무도 식사준비를 돕지않고, 아무도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지않아요. 제가 다 해요. 그게 제가 해야할 당연한 일인것처럼요. 제 하루는 집안일으로 도배되어있어요. 그러면서 제가 놀러가거나 낮잠을자면 게으르다고, 집보다 밖에나가는걸 좋아한다고 욕을해요. 전 너무 억울하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힘들다고하면 니가 뭐가 힘이 드냐고 물어요. 그냥 대학 기숙사에 가버리겠다고 하니 니가 없으면 죽어버리겠다고 해요. 전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옥죄여서 움직이질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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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37456
· 3년 전
그래도 지금은 집이 제일 안전한걸요 코로나 종식되면 신나게 나가서 뛰어놀아요^^!!! 재밌는 영화보면서 힐링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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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fvjfk
· 3년 전
가족들과 대화 풀어 보는것도 힘들 정도로 부리네요 가족들이 저또한 엄마가 아파서 아빠 나가서 술 마시고 놀아서 제가 집안일 다 했어요 정말 괴롭고 힘들죠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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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girit
· 3년 전
기숙사를 가든 자취를 하든 떠나야해요. 언제까지 이런생활이 가능할까요? 결국 글쓴이님도 결혼을 하던 일자리가 다른지역이던 집을 떠나야하는데, 몸 정신 다 망가지고떠나는것과 지금이라도 떠나는것. 후자가 났다고봐요. 무작정 떠나시라는건 아니고, 집안일 할때마다 가족들에게 같이 해달라고 하고 어떻게할지 가르쳐주고. 좋든싫든 언젠가 글쓴이님이 떠날수밖에 없다는걸 알려줘야해요. 글쓴이님 없으면 죽어버리겠다고 하는거 가스라이팅이에요. 자기가 죽기 싫으니까 글쓴이님이 대신 죽으라는거 잖아요. 말해봐도 바뀔 기미가 없으면 떠나는것밖엔 답이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욕해도 무시해버려야해요.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거 알고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