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왜 부족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폭력|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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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왜 부족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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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수많은 글과 영상들에서 피해자들의 사연이 가득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말들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조언들이 넘쳐납니다. 물론 상처를 받은 사람이 더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동안 꼭 그만큼의 상처준 사람들이 존재했을텐데, 그 사람들이 앞으로 잘 살아보고자 할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는 것 같아 여기서라도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제가 피해자였던 순간도 무수히 많았지만 저도 분명 언젠가는 가해자였습니다. 중학교 때 많은 친구들이 싫어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 친구를 싫어했어요. 대놓고 욕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진 않았지만 뒤에서는 정말 열심히 욕을 했고 그 친구의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을 보며 다른 친구들과 비웃기도 했습니다. 일명 ‘은따’를 시킨거죠. 다른 친구들도 함께 싫어했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들 사이에서 제 영향력은 꽤 컸던걸로 기억합니다. 뭐 제 착각일수도 있지만 그 당시 많은 친구들이 저를 좋아했던것 같거든요. 어쨌든 제가 그 친구를 욕하는 말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것 같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 주도자였을 거란 생각입니다. 언젠가 상처받은 기억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을 통해 감정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훈련같은 거였어요.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고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날 제 상처보다 위의 경험을 포함해 제가 상처 준 기억들만 떠올랐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 저한테는 상처 받은 기억보다 상처 준 기억이 트라우마입니다.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가해자가 평생 불행했으면 좋겠다고. 다행히도? 저는 지금 그리 행복하진 않습니다. 꽤 재미없는 인생을 살고 있거든요. 사람들의 소원대로 저는 평생 불행하게 사는게 맞는 걸까요? 제가 많은 경험들 중 위의 경험을 언급한 건 학교폭력이라는 주제가 아주 민감하고 많은 이들이 용서받지 못할 잘못으로 꼽는 것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평생 죄책감 가지고 살라고도 하더라구요. 죄책감, 부끄러움, 오래전부터 느꼈습니다. 그럼 이걸로 된건가요? 만나서 사과하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어쩌다보니 제가 지금 연락하는 그 시절 친구가 아무도 없습니다. 굳이 누구에게도 연락하고 싶지 않습니다. 부끄럽지만 하나만 더 적어볼게요. 욕심도 많고 화도 많았던 그 시절 저는 엄마를 엄청나게 괴롭혔습니다. 친구들끼리 쓰던 ***을 엄마에게 하고 성질에 못 이겨 엄마를 때리기도 했습니다. 죽일거라고 달려들기도 했어요. 지금은 어떻게든 엄마께 잘 해 드리려 노력중입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과거의 제가 어쨌든 지금 저를 보며 여전히 무한한 사랑을 주시네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참.. 가해자로서는 트라우마 극복같은건 불가능한가요? 잘 살아가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가해자 주제에 자기만 잘 살 생각한다고 이기적이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가해자에게도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하는거 아닐까요? 가해자들의 인생을 버리고 가기엔 피해자 수만큼 가해자가 있고, 그들의 방황이 또 다른 피해자를 나을지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처받은 사람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걸 보고 상담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라고 말씀들 하시잖아요. 상처 준 사람으로서 상담받고 싶습니다. 전문 상담사님 도와주세요. + 전문 상담사님께서 이 글을 꼭 보시길 바라며 추가로 공유하고 싶은 생각을 올립니다. 상담사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분명 자신도 무수히 많은 순간 가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피해자들의 사연만 넘쳐나고 그 사연만 보고 그 피해자가 절대적인 피해자마냥 위로하는 말들이 넘쳐나는 이 현상이 너무 역겹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처음으로 저의 가장 큰 잘못에 대해 고백했지만 이 이야기들을 하기 전까지 저는 항상 피해자에 위로받는 대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상담이 필요한 저의 상처들에 대해 여러가지 글을 올릴 것이고 그럼 제가 지금 이 글의 글쓴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체 모두가 저를 안타까워하고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당신은 존재자체로 소중한 사람이다, 당신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말씀해 주시겠죠. 웃기지 않습니까? 이 사연에서 저는 존재 자체로 악이고, 큰 잘못을 저지른, 불행해야 마땅한 사람인데 말이죠.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는 말이 있죠.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숨겨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가해자 얘기는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구구절절 사연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게 아니라 마치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인걸 전제로 하는 이야기가 넘쳐나니 가해자의 존재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죠. 우리 모두는 피해자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우리 모두”에 가해자가 포함되어 버리는 겁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우리 모두”에 속하는 것 같지 않거든요. 양심도 없는 가해자는 그 말을 들으면서 평생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살겁니다. 이건 분명 잘못됐습니다. 가해자의 존재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걸까요? 이 글은 제가 마인드카페에 처음 올리는 글입니다. 상담사분께서는 어떻게 말씀해주실지 모르겠지만 댓글로는 비난 받을 걸 알고도 올렸습니다. 가해자 주제에 피해자로서의 글을 먼저 올리고 선한 사람인 마냥 위로 받는건 저 스스로도 용납이 안되네요. 부족한 언어력이라 제 말뜻을 온전히 이해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라우마답답해혼란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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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001T
· 3년 전
상처준 기억이 트라우마;;;;;;라고 말하기 전에 본인이 상처준 사람들한테 가서 진심으로 사과하세요. 학교다닐때 친구랑, 어머니한테요. 그들이 당신을 용서했다고 말하든, 용서 않겠다고 말하든 상관없이, 본인이 한 짓들을 계속 들여다보고 속죄하세요. 상처준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치유를 우선 바랍니까? (저는 '치유만을,' 이라고도, '치유부터,' 라고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들의 방황이 또다른 피해자를 낳을 거라고 말하는 분이 얼마나 진심으로 속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람일은 모르는 거겠죠. 계속 반성하며 속죄하며 살아가세요. 그러다 보면, 살아지게 됩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요. 기적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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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SY001T 트라우마라는 표현은 제가 의미를 잘 모르고 썼던것 같네요. 죄지은 사람은 발 뻗고 못잔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의미했던건데 마땅히 표현할만한 단어가 없네요. 가해자들의 방황이 또다른 피해자를 나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 왜 불편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수많은 가해자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연쇄적인 나쁜 사건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또 제가 마지막에 적었듯이 가해자가 오히려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이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문제 수습만큼 원인 해결도 중요한거 아닌가요? 범죄심리학이 왜 있겠습니까? 가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올바른 길로 유도하는 길을 찾고 그를 통해 또다른 피해자를 낳지 않기 위함입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삐딱하게 말씀하셔서 제가 상처를 받았습니다. 크기만 다를 뿐 가해자가 되셨네요. 저는 위로를 바란적도 없고 그저 전문적인 해결책을 바랬을 뿐입니다. 상처준 기억때문에 상처 받은 기억이 잘 떠오르지도 않고 그렇게 슬프지도 않은데 그냥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른 제 상처들에 대해 돌보지 않고 살아가는게 맞는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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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345
· 3년 전
전문 상담사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댓글 남깁니다. 사람은 누구나 무수히 많은 잘못을 하며 산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지만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이라면 똑같은 행동을 앞으로 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죠. 글쓴이님이 이렇게 글을 올린 것 역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으리라 생각합니다.글쓴이님 말처럼 저도 가해자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수히 많은 해결책들이 제시되지만 먼저 합당한 자중심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올바로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게 될 때 진정으로 남을 사랑하게 되며 진심으로 죄를 뉘우쳐 용서를 구하게 되고 더 나아가 자신이 가야할 길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 라는 아주 유명한 책에 나온 말처럼 말이죠. 너 자신처럼이라는 말은 결국 자신을 합당할 정도로 사랑해야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거니까요. 글쓴이님이 진정한 자중심을 가질 수 있는 활동들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남을 돕는 일을 하면 참 행복하고 만족스럽더라구요 부가적인 부분은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수많은 가해자들이 있지만 대개는 자기의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합리화하며 살아가거나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을 가중시키기도 하죠. 그렇지만 글쓴이님은 뭔가 변화하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이고 죄책감을 지니고 계신 것 같아요. 정말 잘하고 계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직 기회가 있으니 쉽게 포기하지 않으시길 바라요 과거를 발판 삼아 그때로 되돌***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가능하다면 그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면 언제가 됐든 그 노력들이 빛을 바랄 거 라고 확신해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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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hey345 자중심이라는 말을 오늘 처음 알았는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그 이유로 과거의 사건들도 한 몫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기엔 많이 부족한 사람인가 봅니다. 그래서 제가 친구들과 연락도 안하고, 그걸 핑계로 상처준 친구에게도 연락조차 못하는 거겠죠. 지금은 아무리 싫은 사람도 뒤에서 절대 욕하지 않습니다. 사람이니까 옳다고 교육받은 대로 사는게 맞는거니까 또 저는 잘못도 있는 사람이니까 열심히 노력중인데 싫은 마음 자체는 참 없애기 힘이 드네요. 아무튼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자중심을 찾고 용서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