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것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불안|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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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것 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lostmin
·3년 전
저는,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 잘 버텨왔다 생각했는데 잘 버텨온 것이 아니라 그저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은 첫사랑을 떠올리면 이루어지지 않은 아팠던 사랑, 몽글몽글 했던 사랑으로 표현하지만 중학교 시절 제 첫사랑은 저를 모두 망가뜨린 성폭행범이었습니다. 그 꼬리표가 수년동안 절 따라다녔고, 왕따, 폭행, 온갖 소문들, 그로 인해 한시간씩이나 일찍 가던 학교, 점심시간이면 늘 향하던 화장실, 모두가 제 잘못이라 생각했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제 잘못이라 말하며, 온 우주에 혼자만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았습니다. 성인이 되면, 하고싶은 일을 하게되면,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아니 아무에게도 티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숨돌릴 틈도 없이 달려온 지금,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던 저는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던 저는 못난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도 저를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저를 좋아한다 말하면 이상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누군가 저를 쳐다보면 제가 이상하고, 못생기고, 보잘것 없는 사람이라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 사람은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일초에 수십만가지의 생각과 이유를 찾아내고, 또 다른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하루에도 몇번씩 되돌리며 고민하고 생각하고, 혹시라도 내가 겪었던 일들에 대해 알게되는건 아닐까 미친듯이 불안해합니다. 비가오면, 자꾸만 그 날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거울 속에 비친 제 자신이 끔찍히도 보고싶지 않고, 누군가가 저에게 호감을 표하면 그렇게 이상할 일이 없을 것만 같이 느껴집니다. 더이상 어떤 길로, 어떤 삶의 방향으로, 어떤 사람들 틈에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못생겨서, 제가 뚱뚱해서, 제가 못나서, 제가 잘하는게 없어서,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모든 일들이 일어난 것만 같습니다. 그 어린 시절의 모든 조각들을 아직도 떠올리고 있는 제가 끔찍하고, 죄스러워 그 누구에게도 그 날들을 기억한다 말하지 못했습니다. 평범하지 못한 딸을 가진 부모라서 남들은 태어나 몇번 겪지도 않을 일들을 겪고, 무너지고, 또 다치게 된게 모두 제 탓인건 사실이니까요. 죄스럽고, 죄책감이 온 몸을 뒤덮고, 죄책감을 느끼는 순간에도 제 자신이 너무 끔찍하게 싫고, 왜 그때 죽지 못하고 버텨 지금까지 왔는지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전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요, 도망칠 곳도, 숨을 곳도 더이상 없는데, 더이상 내일 떠오를 해만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지는데,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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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ziss
· 3년 전
네가 어디가 이상한데, 네가 어디가 못났는데, 네 잘못이 없는데 어떻게 이상한 사람이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람들 앞에 나서서 널 지켜주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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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ioi
· 3년 전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라고 책제목이 그렇게 말하더라고요...그러나 알잖아요 누구에겐가는 기억을 털어놔야한다는 사실을요 혼자서 너무 감당하려고 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제 친구나 저나 예술로 그걸 승화시키는데 그 길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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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ioi
· 3년 전
근데 저도 이해가 가요 저도 사실 하고싶은 거 하고 살면 되지 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저도 오늘 울고 싶네요 그냥 울까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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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ingu
· 3년 전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 때의 일도 그 후의 일도 당신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있고 빛나는 사람이에요 세상엔 이상한 사람도 있지만(저도^^) 나쁜 사람이 더 많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그 일들은 잊지는 못하겠지만 생각하려 하면 할수록 그 속에 갇혀버려요 우리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받은 사람일 뿐이에요 그러니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