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추악함과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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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달 전
내 안의 추악함과 마주하는 것에 대하여... 지금은 직장을 얻어 제법 사람답게 살고 있지만 2년 전만 해도 난 하루 종일 침대에만 누워있던 반송장 백수였다. 자존심 갉아 먹는 부모에게서 그리고 엿같은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이별하고 싶어 죽는 상상도 많이 해봤다. 아니 거의 매일 했다. 그러다 운좋게 취업하여 세상과 다시 어울리게 된 나는 한 가지 다짐을 했다 지금 직장을 가진 것에 감사하기 그리고 아직 취업하지 못한 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지금도 그때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 생각한다. 직장을 다닌 지 3년이 되어 가는데 나와 같이 졸업한 친구 중엔 여전히 취업 못한 이들이 몇 있었다. 오랜만에 그들과 만나기로 해서 내심 어떤 태도를 취해야 친구의 존심이 안 상할까. 어떤 말을 해줘야 위로가 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막상 만나고 보니 생각보다 그들의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좀 의아했다. 정신적으로 지쳤을 텐데 내 앞에서 티를 내지 않는 건지, 아니면 정말 멀쩡한 건지.. 적어도 내가 취업 당시 절망스러웠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자긴 요즘 아빠 돈 쓰면서 산다고. 세상 사람들 다 직장 다녀도 나 하나쯤은 이렇게 살아도 괜찮지 않냐고. 평소에도 당당하던 친구인데, 그런 말을 뱉으니 난 할 말을 잃었다. 사실 걔가 취업을 하든 말든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 친구의 집안이 잘 사는 것도 사실이다. 평생 무직이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집안이다. 직장을 찾지 않아도 되는 집안에서 태어난 게 부러웠던 것이 아니다. 그걸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친구의 마인드가 부럽고, 그러지 못한 내 자신이 화가 났다. 난 내가 취업하지 못할 때 온갖 멸시의 시선과 모욕적인 말을 들어 왔는데, 그 친구의 집안에선 별로 다그치지도 않은 모양이다. 그 친구의 당당함에 오히려 내가 초라해진 기분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그들의 불행을 놓고 우월감을 느꼈던 것인지, 내가 우월하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기분이 더럽고 화가 나는 건지... 난 뭐 때문에 돈을 버는 건지... 사람은 태어나서 스스로 돈 버는 게 너무도 당연하다. 제 밥벌이 못하는 건 ***이다. 라고 가르친 부모의 말에 수긍하면서 살아온 내 자신이 결국은 같은 관념으로 남을 바라봤던 모양이다. 취업 못한 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로 했는데, 그자들의 마음이 다 나처럼 어둡고 비참할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 외로운 마음을 내가 이해하고 위로해 주려고 했는데, 그들은 그렇게 살지 읺았던 것이다. 어째서 내가 현타를 느끼는 것인지... 아마도 내 마음속의 추악함 때문이지 않을까.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던 중에 엄마는 뜬금없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직장 가져서 다행이라고. 아까 뉴스를 보니 20대 여성 자살율이 코로나 터진 이후로 급격히 올랐다고. 요즘 애들 너무 불쌍하다며 혀를 차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복잡한 감정에 휘말렸다. 내가 운이 나빴다면, 어쩌면 그 자살율에 내 한몫도 있었을 텐데. 엄마는 그 뉴스를 보며 적어도 내 딸은 직장을 가지고 있단 우월감에 남의 일인냥 여유롭게 동정심을 가지며 선한 사람인 척 안타까움을 표했겠지. 2년 전만 해도 온갖 ***과 저주를 내게 퍼붓던 사람이지만... 난 그런 부모 밑에서 혹독하게 자라 삐뚤어진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평가했다. 그리고 내가 예상치 못한 반응이 돌아오면 회의감에 빠져들며 내 과거에 자괴감이 들곤 한다. 너무 억울하고 외로*** 난 좀처럼 부모에게 당한 순간들이 살면서 매순간에 떠오르고 거기서 벗어나질 못한다. 왜 난 진취적으로 더 나아갈 수 없는 걸까. 왜 꼰대처럼 내가 느꼈던 똑같은 느낌을 다른 사람도 겪어야 정상이라거 생각할까? 왜 다름을 받아들이고 나 대로 잘 살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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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S
2달 전
저는 작성자님이 이리도 객관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신 것이 부럽습니다. 아주 잘하고 계신 것 같아요. 부모님은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죠. 태어나고 나서의 첫 이십몇년을 그분들만 바라보고 달려오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그들의 시선을 놓아주는 것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도 아직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부모도 결국엔 사람이고, 사람은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안타깝게도 작성자님의 부모님은 작성자님에게 악한 감정표현을 하셨지만 천천히 그들을 놓아주는 것을 저와 같이 연습해봐요. 삶은 불공평한 것이 현실이기에 사람 사람을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모두 다 출발선, 도달점, 그리고 중간의 루트가 다 다른데 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좀 더 쉬워질지도 몰라요! 작성자님은 과거의 자신보다 지금 더 성장한 삶을 살고 계시고, 솔직히 인생의 비교대상은 어제의 나 자신밖에 없으니, 그렇다면 정말 좋은 삶을 살고 계십니다. 길게 끄적여서 죄송합니다.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