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변에 나르시시스트들에게 무력하게 당해오다가 화병나고 골병나서 휴학한 김에 대학교에서 무료 심리상담을 신청했어요. (화가 몇 개월 지나도 계속 나더라고요.) (몇 년 전에 대학교에서 처음 받은 선생님은 너무 좋으셔서 상담에 대한 기억이 좋았었는데...ㅠㅠ)
전화상담이었는데 배정된 상담 선생님에게 엄마 아빠의 냄새가 나고 쎄하더라고요. (엄마 아빠 둘 다 멘탈이 강하면서 공감능력 없는 편에 저한테 나약하다, 별 거 아닌 걸로 그런다, 예민하다 이런 식의 말을 자주 했거든요. 그런데 이 선생님도 그럴 거 같은 느낌을 받았네요.) (몇 년 전 상담 처음 받았을 땐 이런 느낌 전혀 안 들었는데...) 그리고 중간에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데 갑자기 코웃음을 자주 치시는데 비웃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야기 하고 나면 속이 답답해지더라고요.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아빠에게 상처 받은 이야기를 이렇게 했을 때 진짜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어땠냐면
나 : 아빠가 이러이러한 식으로 말하며 내가 문제일 거라고 단정 지어요. -> 쌤 : 아 단정 지어요? -> 나 : 네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말을 해도 말을 안 믿어줘요. 그니까 내 편 아니라는 생각이... -> 쌤 : ㅇㅇ씨도 뭔가 단정을 지어버리게 되네요. -> 나 : (당황) 네? -> 쌤 : 무언가를 이야기를 들으면서 단정을 지어버리게 되는 거 같다고요. ㅇㅇ씨가. -> 나: 왜요? -> 쌤 : 응? 아아니 ㅇㅇ씨가 그렇게 얘기했던 거 아니에요? 그런데 시간이 다 돼서 다음주에 다시 말해봐요.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주에 왜 이렇게 말했냐 물어보니까 기억 안 난다고 하더니 미안하다 하긴 하던데 왜 그러셨냐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oo씨는 강약약강, 이중인격 이런 단어를 쓰는데 이게 너무 극단으로 가있고 단정 지어요. 이중인격이란 정신학적 용어 의미로 ~한데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누구나 강약약강이에요.", "oo씨도 남이 oo씨를 판단하면 기분 나쁘듯이 oo씨도 남을 판단할 때가 있다고 한 말이에요. 상담사는 거울을 비춰주는 역할을 해요." 좀 이런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ㅠㅠ
(주변인들에겐 착하게 굴고 소수의 만만한 사람들한테만 시비걸고 괴롭히는 사람들을 강약약강에다가 이중인격이라고 하잖아요. 딱 이런 사람에게 걸렸어서 왜 내가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 싶어 더 자책하게 되고 화난다고 아빠 얘기 하기 전에 말했었거든요. 이 선생님이 말한 게 그 얘기예요. 그런데 이거 아니어도 평소에도 뭔가 단어 단위로 하나하나 지적하시는데 계속 내가 잘못된 거 같고 뭔 말을 해도 지적 당할까봐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ㅠㅠ)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선생님으로 바꾸고 싶다 말했더니 상담사가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한 번 만 더 기회를 달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지인이면 모르겠는데 깊이 사귈 사람은 신중해야 하는 거 같고 인연이 아닌 거 같아 바꾸고 싶다고 하니까
"이런 걸로 바꾸면 주변에 누가 남아나겠어요?" 이러고, 그래도 바꾼다니까 "회피형." 이러더라고요? ㅠㅠ... 그래도 바꾼다 하긴 했는데, 센터에서 바꾸는 건 안 된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계속 했어요. ㅎㅎ...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바꾸기로 한 판단을 한 내가 이상한 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 상담 선생님이 "내가 알고보면 별 것도 아닐 일로 그러는구나... 라고 위로해줘라", "oo씨를 이해해보려 했는데..." "애초에 oo씨는 예민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식으로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땐 거절 안 한 내가 이해 안 되고 이상하단 느낌으로 "나라면 안 그럴 건데 왜 거절을 안 해요?" 이런 식으로 답답하고 신경질 나는 듯한 말투로도 캐묻고 등등. 지금 기억나는 건 이정도고 좀 이런 식으로 진행되다가 상담 횟수 다 채우고 종결했어요.
그리고 나서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어지고 별 것도 아닌 걸로 오바하는 거 같고 내가 이상한 거 같고 혼란스러운 거예요. 혼자 해결해보려다가 안 되겠어서 유료 상담센터를 찾아서 전화했는데, 제가 분명히 센터에 가스라이팅으로 고생했어서 공감, 지지 잘해주시고 직설적이지 않은 등의 선생님으로 배정해달라 요청했고 센터에서 몇 시간 만에 그런 선생님으로 배정됐다고 말하셨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정반대의 선생님을 배정해줬어요. (제가 빨리 배정해주면 좋을 거 같다고 하니까, 다른 데 가버릴까봐 센터에서 남는 선생님 아무나 배정해주신 듯한데 후회되는데 아무리 돈을 벌고 싶어도 이렇게 배정해주신 게 참...)
이 선생님은 첫회기부터 "바꾸고 싶으면 바꿔도 돼요. 그렇다고 좀 기분 나쁘다고 바꾸려고는 하지 말고." 라는 쎄한 말을 시작으로 일단 저를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저를 아래로 보고 환자 취급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가 이전 상담사에게 받은 상처를 얘기했더니 비웃더라고요. ㅠㅠ
그리고 제가 부정적이고 예민하다면서 남들은 1로 느낄 걸 전 10으로 느낀다면서 그런 감정 느끼는 건 잘못됐다며 고쳐야 한대요.
그리고 나르 얘기를 했더니 나르에게 데이고 무슨 노력을 했냐 물으시길래 제가 심리 공부를 해서 사람보는 눈을 길렀다고 했어요. 그리고나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제 사람보는 눈이 어떤지에 대해 계속 캐묻는 거예요. 이 주제를 원치 않았지만 관심 많은 이유가 있겠지 하고선 대답을 했어요. "내 감정에 집중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내가 괴로우면 그 관계는 아닌 거 같다", "장점이 아무리 많아도 치명적 단점이 있으면 그 관계 역시 아닌 거 같다. 내가 포용할 수 있는 단점인지 여부가 중요한 거 같다", "인간관계는 거리 조절이 중요한 거 같은데 특히 나르, 싸패와는 거리 두거나 손절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등등의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 선생님이 또 비웃는 거예요 ㅠㅠㅋㅋㅋ 그러면서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면서 제 가치관을 하찮은 걸로 깔고 들어가며 또 지적을 하는데 사람이 지내다보면 상처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너 그러면 주변에 사람 1도 안 남을 거다, 너가 부정적이라 부정적인 것만 본다 장점을 봐라, 그 단점으로 거르면 다른 사람은 더한 단점이 있을 건데요? 좀 이런 식이더라고요.
그것 외에도 좀 말을 계속 기분 나쁘게 직설적으로 바로 내뱉고, 인상 쓰며 저를 야단 치기도 하고 (제가 왜 혼나야 하는 건지?), 무시하는 듯한 제스처에, 제가 이런 이야기는 예민하니까 조심해달라던 말들도 굳이 하신 거에서 너무 화가 나서 불만을 말해봤거든요.
그랬더니 사람 약올리는 말투로, "바꾸고 싶으면 바꾸면 돼요. 앞으로도 똑같을 거예요. 싫으면 다른 선생님으로 바꾸시면 돼요. 계속 할 가치가 있으면 계속 하면 되고요.", "상담인데 말 조심하면 할 말이 없는데요? 전 듣기만 해야 하는데요?", "말조심 한다고 뭐가 달라져요?" 이러시고요.
웃는 표정도 좀 덜해주시면 안 되냐, 진지하게 들어주시는 거 같지 않다 말했더니 "이건 그래도 바꿔볼까? 그런데 바뀔 수는 있을라나~?" 웃으시며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이시더니 결론은 앞으로도 똑같을 거래요. 이런 사소한 것도 맞춰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싶어 실망스러웠고요. 그리고선 그냥 공감하는 웃음인데 제가 부정적이라서 비웃는 거로 느끼는 거래요. ㅋㅋㅋ
그리고 "oo씨도 말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는 거예요."라며 제가 한 적도 없는 걸 할 수도 있다고 들먹이질 않나
"oo씨는 부정적이에요. 너무 부정적인 것에만 꽂혀 있고 부풀려서 들어요. 제가 긍정적인 말도 했을 거예요. 큰 그림을 보세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저를 큰그림을 보면 전혀 문제 없을 일을 오로지 부정적인 거에만 꽂히고 부풀려서 꼬아 듣는 사람으로 만들질 않나
그리고 사과 얘기는 꺼낸 적도 없는데 "뭘 원하는 거예요? 사과를 원하는 거예요? 사과를 할 만해야 하지." 이러시고 좀 이런 식으로 말하고
"oo씨를 위해서예요." 이러는데 저를 위한다는 사람이 제 기분은 안중에도 없고...
"저는 틀렸다고 한 적 없고 이러면 어떻겠느냐 라고 제안한 것 뿐이에요." 라며 술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안했다 식의 말도 하시고
그런데 더 골때리는 건 맨 마지막에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사람 고를 때 단점만 보면 안 된다는 거예요. 장점 단점 다 균형 있게 봐야 한다는 거예요." 이러셨어요.
왜 그렇게 제 사람보는 눈에 집착이 많으시고 그렇게 지적을 하고 주변에 사람 안 남는다는 말을 하나 했더니 이렇게 써먹으려고 그런 거였나 싶기도 하네요. 제가 사람보는 눈 얘기했을 때 말했던 거랑 반대로 하면 자기가 어떤 잘못을 하든 일방적으로 제가 참거나 다 용서하고 돈 내가며 받을테니까요.
그리고 장점, 가치가 뭔지도 모르겠는데 강조하시는 것도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고...ㅠㅠ
그 선생님 결론은 "난 아무 문제 없고 장점도 있는데 너가 장점은 못 보고 부정적인 것만 보거나 별 거 아닌 거 부풀려서 꼬아 보는 거다. 너가 정신이 이상한 거니 고쳐야 한다. 난 원래 그러고 너도 상처 줄 수 있는 거니까 내 맘대로 해도 된다. 너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 얼마나 괴로워하든 내 알 바 아니다. 그런데 돈은 벌고 싶다. 돈 내고 계속 해라." 인듯 ㅎㅎ...
아무튼 과거의 저라면 이거에 넘어갔겠지만 혼란스러워도 제 가치관을 믿고 그만두긴 했어요. 그런데 제가 말 좀 제대로 하려고 할 때마다, 매번 "바꾸면 된다."라고 못박으시거나 갑자기 말을 딴데로 돌리시는 등 대화를 원천차단 해버리시니 말문이 막혔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었거든요. 그러니 그만두고 일주일이 지나도 속이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센터에 이메일로 보냈는데 (선생님 이메일은 안 적혀있었음) 메일 읽음 표시가 떠도 아무런 답장도 없고...ㅠㅠ
바로 전 선생님은 적어도 나 자체를 무시한다 이런 느낌까진 전혀 없었고 불만 말하면 사과는 하시던데 이 선생님은 정말 최악...ㅜㅜ
이렇게 두분을 거치고 나서 문제는 저에 대한 확신이 전보다 더 없어졌어요...
화병이 이렇게 오래 갔던 내가 나약하고 잘못된 거고 문제가 많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 두 상담사에게 기분 나쁜 거나 바꾸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든 내가 예민하고 이상한 건가? 싶고.
내가 어떤 감정이 들고 어떤 판단을 할 때마다 머리가 조여오면서 내가 예민하고 부정적이고 오바하는 거 아니야? 내 생각 감정이 맞을까? 별 거 아닌 걸로 그러는 건가? 진짜 이대로 살다가 주변에 사람 안 남으면 어떡해? 이런 식으로 나를 계속 의심하고 검열하게 되고... 원래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더 심해졌어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ㅠㅠ 가스라이팅으로 자기확신을 못하게 된 거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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