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에게 왜 차마 미안하다고 할 수 없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자살|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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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kaqh111
·3년 전
사랑하는 나에게 왜 차마 미안하다고 할 수 없었던 걸까? 너는 그동안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겪으며 모든 걸 잃어왔는데, 왜 나는 너를 몰아붙힐 수밖에 없었던 걸까? 죽음에는 원래 이유가 없다. 자살하면서 유서를 남기지 않는 사람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지만 그 사람들도 너와 같이 이유가 없던 게 아닐까? 죽음을 선택할 수 없어서 스스로 죽었던 게 아닐까? 사실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도 선택할 수 없는 것이었어. 좋아하는 걸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할 수 없었고, 원하는 걸 말해도 들어줄 수 없었어. 내 인생엔 선택권이 없었어. 왜 그렇게 살아온 걸까? 하지만 미안해. 앞으로도, 너한테 감당할 수 없는 걸 강요할지도 모르고 널 계속 마음 아프게 할지도 몰라. 나는 네가 이제 덜 힘들게 살길 바라. 그거면 충분해. 애써 과거의 상처를 덮을 필요도 없고, 이대로 평생 행복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선택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나라서 미안해.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너도 잘 살 수 있었을지도 몰랐을 텐데. 네가 그럼에도 잘 살아줘서 고마워. 네가 선택할 수 없었던 걸 애써 해결하려고 할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팠어. 어떨 때는 죽음과 가까운 고통이었어. 충분히 살았어. 이 삶이 옳다고 여겨지지 않으면 떠나도 돼. 괜찮아. 널 위해서 노력한 나날들이 좋았어. 나도 말로는 다할 수 없었지만 네가 좋았고,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미운 애가 아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왜 몰랐을까? 왜 수 년간 너를 바꿔보려고 상처를 줬을까? 그게 너무나도 후회될지도 몰라. 너도 이때까지 최선을 다해왔는데 나는 그걸 인정해주지 않았어. 가장 안 좋은 형태로 학대하고,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어. 왜 그랬을까······. 너는 사실 좋은 애야. 이제까지 했던 것처럼 네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볼게. 다른 사람들한테 상담도 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네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서 독립할 수 있게끔 애써볼게.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끝까지 네가 원하는 대로 삶의 과정을 보낼 수 있도록 눈 감는 날까지 애써볼게. 빨리 눈 감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볼게. 적어도, 나 자신에게 만큼은 끝까지 사랑받았다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사랑한다, 나야.
사랑해우울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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