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느라 바쁜 남편 술 좋아하는 남편..
결혼 5년차이지만 떨어져 지낸 기간은 3년..
남편은 3년동안 숙소를 구해 일에 집중하였고
저는 그 3년동안 독박 육아를 하며 홀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출퇴근이 멀어 힘들다는 이유로 시작된 별거
원래도 술을 좋아하지만 술자리가 잦은 직업
남편도 그 나름 힘들거라 이해하려고 했지만
아이를 낳고 180도 달라진 제 인생에 아이탓도 많이 했어요
너무 이쁘고 내 인생에 없어선 안될 존재이지만
아직도 가끔은 아 애만 없었으면..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일주일에 한번씩 오겠다던 남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달 두달 얼굴보기도 힘들어졌고
처음엔 독박육아라는 현실이 싫어 나혼자 고생하는거 같고 내 인생만 바뀐거같고 밖에서 자유롭게 사람들만나고 술먹고 다니는 남편이 참 원망스럽더군요
불만을 얘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나도 힘들어 혹은
조금만 참자..조금만 더 참으면.. 집에 자주갈게
매번 똑같은 얘기 똑같은 싸움에 지쳐
내가 바라던 남편의 모습은 포기했습니다
아이가 사람을 구분하기 시작했을때
아.. 나만 포기하면 뭐하나 우리 아기는 아빠가 어떤 존재인지는 알까? 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얘기했습니다
애를 위해서라도 일주일에 한번은 집에 왔다가라
나중에 자식한테 돈버는 기계 취급당한다
애착형성이 중요하다는데..
조금더 커서 엄마만 찾으면 소외감 느낀다 할것 아니냐
등등 그..옛날 아버지의 모습이 상상되면서
앞으로 신랑이 가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뻔하더라구요
남편의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어쩌다 한번 집에왔을때
다같이 저녁을 먹고 남편은 또 술을먹고
술기운에 피곤하니 초저녁에 뻗어서 자버립니다
아이는 오랜만에 온 아빠랑 놀고싶으니
깨워도 못일어나죠..
항상 그런 모습만 보고 자라 그런지
이젠 아빠가 자고있으면 깨울 생각조차 안해요
아이가 잠들면 그제서야 일어나 TV보고 놀다가
새벽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거나 아침 일찍 아이가 일어나기도전에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 아빠를 찾아요
아빠 돈 많이 벌어서 또 오실거야라고 달래주는
제 마음이.. 참 많이 아파요
한번은 밖에서 오랜만에 본 아빠를 보고
뒷걸음질을 치더라구요..
아이가 남자한테 낯을 많이 가리는데
아빠와 뭔가를 했다는 경험이 없어 더 그런거같기도하고..
집에 올때마다 왜이렇게 생색을 내는지..
밖에서 돈버느라 고생하니 집에가면 진수성찬을 차리라는 둥
오랜만에 남편보니 안좋냐 반응이 별로네 라며
초반엔 저도 남편이 오랜만에 오는게 반갑고 좋았는데
이젠 와서 술먹고 잠만 자고갈거면 왜오나 싶어요
밖에서 맨날 술먹으니 우리 가족 만났을땐 술먹지말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게 좋겠다라고 수백번 얘기해도
알콜중독 수준인건지.. 한병만 먹겠다더니 두병이되고.. 또 자고
3년이란 시간을 이렇게 지내니
사랑은 없어요.. 뽀뽀하는것도 손잡는것도 어색해요
그냥 내 남편이니까 아기아빠니까 여기까지밖에 안느껴져요
돈은 많이 벌어요 덕분에 큰 걱정 안하고 살고있습니다
그렇다고 사고싶은거 다사고 하고싶은거 다하면서 사는건 아니에요 월 200~300으로 모든 생활비 공과금 집대출금 포함하여 쓰고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합의점을 찾은게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후에 함께하자 였죠.. 전 아이를 잘키우고 남편은 벌수있을때 최대한으로 벌기..
그 이후로 전 남편한테 힘들다는 얘기도 가정에 신경쓰라는 얘기도 하지않았습니다
원하는게 그런 옛모습의 가정환경이라면
바깥일을 하는데 집안일을 신경쓰게 하고싶지않았고
바뀌지도 않는 문제로 계속 얘기하는것도 너무 지쳤으니까요
근데 남편이 오늘 그러네요
너네만 가족이냐고 난 돈벌어오는 기계냐고..
끔찍해요 수백번 얘기해도 들어먹질 않더니
결국 제가 예상했던데로..
포기하고 조용히 살려고했는데 또 건드려요
이혼생각을 수십번하다가도 합의점을 찾고 그 생각을 잠시 멈췄는데..
이제 싸우는것도 귀찮아요.. 어찌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