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기억이 자꾸 저를 옭아매는 것 같아요 어떡하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반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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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기억이 자꾸 저를 옭아매는 것 같아요 어떡하죠?
커피콩_레벨_아이콘ju0527
·3년 전
중학생 때 높은 성적을 받고 반에서 연속으로 석차 2등을 한 적이 있어요. 당연히 부모님께서도 칭찬해주셨고 더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할머니댁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왜 그것밖에 못했냐고, 너는 절대 1등 아이를 이길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연히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질타를 들으니 너무 속상해서 울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할머니께는 아무리 성적이 잘 나와도 어떻게든 숨기려고 했어요. 엄마아빠께도 절대 말씀드리지 말라고 했구요. 할머니께서는 제가 교사가 되기를 바라셨는데, 매번 저 볼때마다 교사가 되라고 하시는 것도 듣기 싫어졌구요. 고모께서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셨고 지금은 공무원으로 일하고 계신데 자꾸 저보고 고모처럼 되라고 하는것도 싫었어요. 그러다보니 할머니댁에 가는것에 부담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게 5~6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저를 괴롭힙니다. 얼마전에 할머니댁에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가기로 한 날 며칠 전에 잠이 오지를 않았습니다. 또 제 성적을 물어보실까봐 겁났고 머릿속으로는 할머니께 혼나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막 눈물이 나면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더라구요. 사실 아빠께서 할머니께 저의 성적 관련한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하셨고 그래서 더 이상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으실거란 것도 알고 있었어요.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상속에서 저는 또 왜 그것밖에 못하냐며 혼나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더 힘든 이유는 따로 있어요. 얼마전에 식사를 하다가 이야기가 나와서 아빠께 '할머니께서 자꾸 교사되라고 하셔서 반항심에 교사는 절대 되지 말자고 생각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아빠께서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는듯 보였습니다. 그저 할머니는 옛날 분이시니까 네가 이해하라고, 너는 큰손녀니까 할머니께 잘해야된다고 이렇게 결론이 났어요. 다 옛날 일인데, 흘려듣지 못하고 할머니댁에 가는걸 부담스러워하는 딸이 탐탁치 않은 듯 했습니다. 저는 많은걸 바란게 아니었어요. 부담스러워하지만 막상 할머니댁에 가면 아무렇지 않게, 살갑게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도 할머니께 잘해야한다는것을 알고있어요. 그저 그렇게 그 기억이 컸구나, 큰 상처였구나 이해해주기를 바란거였어요. 아빠에 대한 서운함도 있었지만 '내가 미련하게 과거에 얽매여 있는건가?'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무슨 일을 하다가 잘 안될때면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라요. '아 난 역시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성적을 잘받거나 좋은일이 생겨도 무조건 숨기려고 해요. 당연히 자랑하고싶고 칭찬받고 싶다가도 다른 사람들이 저에 대해 기대감을 가질까봐 자랑하는것이 꺼려집니다. 아무래도 중학생때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서 제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 같아요. 제가 벗어나야하는것이 맞겠죠?? 과거를 붙들고 있는 제가 잘못되고 속이 좁은건가 생각이 들어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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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fb
· 3년 전
저는.. 비슷하게 아버지께서 학대하실 때 친할머니, 엄마께 어릴 적에 사랑을 못 받아서 그러니 너희가 이해해 줘라라는 말씀을 들었어요 그때는 어르신이고 부모인 사람이 그리 하라 말하니 제가 참는 게 옳은 거고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가족이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라고 자신에게 강요하지 않아도 돼요 가족과의 관계도 인간관계 중의 하나기 때문에 내가 느낀 상처와 서운함을 죄책감 없이 받아들이셔도 괜찮아요 저의 극복 방법을 글로 적어봤지만 전문가가 아닌 제 조언은 글쓴이님께 오히려 상처로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게 도움이 됐던 심리상담 선생님의 영상 링크를 남길게요 너무 아프지 않게 상처가 잘 치유되시길 바래요:) https://youtu.be/PPJoM9N1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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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0527 (글쓴이)
· 3년 전
@dufb 정성스럽게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공감해주시고 괜찮다고 해주셔서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남겨주신 영상도 잘 보도록 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