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너무 돌아가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이별|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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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너무 돌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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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개인적으로 아주 힘들었던 시기에 충동적으로 자해를 했던 적은 있지만 힘든 것들을 이겨내고 지나면 항상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 후부터는 다시는 스스로를 아프게 하면 안된다는 것과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면 취미나 사회 생활, 가족들로부터 나름대로 환기시키는 방법도 알게 되었기에 스스로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몇 달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와 사별을 하게 됐고 저는 해외에서 입학을 앞두고 해야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49제를 다 보지 못한 채 다시 혼자 해외로 오게 됐어요 첫 한 달 두 달은 열심히 해야할 것들을,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하면서 되려 아빠와 헤어져야만 했던 그 일들이 생각이 나지 않았고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근래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너무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우울한 감정들이 다시 심해지기 시작해서 가끔은 충동적여지는 스스로가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도 책도, 공부도,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고 친구와 지내다가도, 수업을 듣다가도 갑작스럽게 눈물이 나요 자주 잔인한 악몽을 꾸다보니 하루가 피폐해지고 제일 힘든 건 대화가 어려워지고 머리에 스파크가 터진 것처럼 기억이 안날 때가 많아졌고 사람들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제 스스로가 남처럼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현실이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이 자주 들어요.. 억지를 부리면 없었던 일들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고 아빠한테 문자를 보내면 여전히 답장이 뒤늦게 올 것 같고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면 엄마 옆에 아빠가 있을 것만 같아요다시 한국으로 귀국하게 될 때를 상상하면 당연히 아빠가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아빠가 했던 말들이 틈틈이 생각나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분명 더 성공하고 싶은 의지가 강해지고, 엄마와 언니와 하고 싶은 게 많아졌는데 또 이루어야할 것들이 많은데 그러려면 밥도 잘 챙겨먹고 운동도 하고 감정에 빠져서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는 걸 잘 아는데도 너무 무기력해서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무엇보다도 이제 이런 스스로가 너무 지치고 버거워요..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감정에 빠져서 우울하고 무기력한 스스로가 너무 죄책감이 들고 이겨내고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현지 정신외과를 알아봤지만 이렇게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의 언어가 되진 않아서 상담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하루 빨리 나아지고 싶어요 한국이었다면 바로 내원해서 차근차근 도움을 받으면서 이겨내보려 했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혹시나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남겨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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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심승진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마인드카페 심승진 상담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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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심승진입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이 아버지와 갑작스런 이별을 겪은 이후.. 지금은 공부를 위해 해외로 나가신 상태네요. 처음엔 당면한 일들이 바빠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어요. 그런데 최근엔 점차 다시 아버지 생각이 나며 정서적으로나, 일상의 기능적으로나 뒤늦은 힘겨움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현재 상태를 겪는 스스로를 또 한번 검열하면서 죄책감으로 힘들어하고 계시네요. 짐작은 가지만 마주하기 어려운 문제를 두고서 터져나온 증상들은 마주하기에도, 그렇다고 외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될 것 같아요.
🔎 원인 분석
마카님은 큰 상실을 겪으셨어요. 부모님을 보내드리는 건 일생에서 경험하게 되는 가장 큰 상실중의 하나가 되는 경험이지요.. 자라오며 아버지와 함께했던 기억들이 내게 추억으로, 여러 의미로 정리되어지는 데에는 여러 과정과 시간들이, 또 그만큼 쏟아내는 마음들이 필요하답니다. 더군다나 갑작스런 이별로 미리 준비를 할 여력도 없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순간 마카님에게 가해진 상실의 크기가 정말 컸을 거에요. 제가 다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이요. 갑작스러운 이별이 다 정리되지 않은 채로 외국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새로운 환경과 도전으로 맞닥뜨리는 데에 에너지를 옮겨가게 되셨어요. 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의 고통스러운 상실감을 다른데로 초점을 옮기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했겠지만,, 다 정리되고 풀어지지 않았던 경험들-기억과 감정들은 한켠에 남아 있었을 거랍니다. 잘 해소되지 못한 경험은 결국 다시 올라와 내게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마카님에게는, 잘 인식되지 않는 선에서 갑작스런 정서의 분출로 이어져 눈물이 툭 터져 나오거나 자고 있는 동안 꿈으로 발현되는 방식으로 나오곤 하는 것 같아요. 정서가 억압된 채로 쌓이게 되었을 때 터져나오는 방식들이 보통 그렇지요. 조금 더 자세한 관찰과 진단이 필요하겠지만 주의집중이 어렵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내 스스로가 아닌 것처럼 드는 해리감들은 내가 고통스러워하던 경험에서 나를 분리하려는 노력에 이어지며 보다 직접적으로 나와 내 존재의 해리감으로, 일상으로도 드러나며 경험되고 있는 것 같아요.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이 경험한 상실은, 친밀한 가족과의 이별이라는 것에 더불어 갑작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큰 충격으로 다가가졌을 거에요. 그래서 생각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다뤄지고 풀어지는 것이 필요할 거랍니다.. 사실 가족들과도 이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아버지와 나 둘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가족이란 이름으로 함께 만들어 온 관계 안에서 같이 슬퍼하고, 추억하고, 원망도 하고, 그렇게 감정들을 흘려보내면서 결국 통합적으로 받아들여가는 그 과정 자체가요. 마카님은 이전에 자해를 했던 경험이 있군요. 자해는 감정이 극단으로 터져나오면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보통 이루어지죠.. 제가 마카님의 자세한 속 이야기는 알지 못하지만 아마 쉽지 않은 상황들이 이전에도 있었고, 이것들이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정도와 분출이 제법 컸던 것 같아요. 마카님은 정서적으로 느끼는게 좀 큰 사람일 수 있겠어요. 여러 번의 위기를 지나오며 조금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신 마카님이지만, 이토록 커다란 상실경험은 감정적으로 느끼는 정도가 큰 마카님에게는 더더욱이 크게 느껴지는 고통이었을 거에요. 보지 않고 담아두기에는 정말 큰 것들이었을 거에요. 그래서, 이제는 지금껏 집중하며 몰두하는 것들을 조금은 내려놓고, 내 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정신과를 알아보신 것 너무 잘 하셨어요. 언어적인 문제로 현지에서 정신과 내방이 어려운 지금.. 익숙한 모국어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을 찾아 상담을 이어나가시는 건 정말로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이네요. 현재 기능적인 증상들이 드러나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현지에서는 정신과에 내방하여 증상에 대한 진단(약물치료도 필요하다면 처방까지)을 받으시고, 자연스레 표현되고 소통될 수 있는 한국어 채널로는 상담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떨까요. 가족들과 이 경험들을 나누어 가는것도 물론 같이요. 상실을 딛고, 혼자서 적응하고 공부해내야 하는 상황에서 성공이라는 키워드는 마카님이 다른 것에 흔들리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되기도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처럼 꼭 다뤄져야 하는 것들이 안에 들어있을 때에는 내 마음이 충분히 돌보아지지 않고 목표달성만을 위해 몰두하게 하는 양날의 칼이 될 것 같아요. 충분히 힘들 수 있는 과정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돌아보고 나눠가기에 그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이지요, 가족과의 이별이라는 것은요.. 저도 살아가면서 여러 상실을 겪지만, 개인적으로도 최근에 겪은 한 가족과의 이별은 도무지 소화되기 어려운 경험이네요.. 계속해서 기억하고, 아파하고, 주변에 제 소중한 기억들을 나눠내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정리되어갈 것 같아요. 고통스럽지만, 제게 소중한 관계를 잘 기억하고 정리해가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 같아서 조금씩 해나가려고 해요. 마카님께 짧은 이 글이 위로로 가닿기 어렵겠지만 충분히 고통스러울 그 경험을 잘 지나가는 시간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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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Sparkling
· 3년 전
몸에 암이 있는건 단계측정하고 부위에 방사선쐬고 다 할 수 있는데.. 마음이 아픈것은 범위도 기간도 이쯤이라고 할 수 없으니.. 앓는 사람이 더 끌려 가는 것 같아요! 국내 있었어도 가족사별은 (죽음문턱)조난수준의 사건인데.. 외국에서 (야망)고층사다리를 타고 있으시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공포스러울까??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담담한게 괴기스러운 상황인데요..😰 관리 가능한 어린아이 같은 (안전한) 취미나 (기복 상태에서 어른취미의 일탈은 나중에 위험한 단계에 갈 수 있어서..) 무작정 상황에서 이탈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는 건 어때요?? 저는 너무 우울하게 끌려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악몽에서 깨어나는 위해 )깨몽암시를 두는 것처럼 “백세인생”, “홍도야 잘있거라” 이런 음악 들으면서 울다 조금 웃어요!!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지만 내가 나한테 보내고 있는 음악형태의 메시지니까.. “괜찮다 괜찮다 살아라 살아라 자장자장” 그 의도가 포함된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