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 걸까
엄마라고 부르지만 다른 사람하고 말할 땐 엄마라고 부르기 싫다
엄마라는 그 친근한 글자가 싫다
어머니는 너무 공경하는 것 같고
어머님 정도가 적당하다
어머님 지인은 전부 나한테 어머님께 효도하라고 한다
효도할 생각이어도 금방 사라지게 만든다
선물을 해줘도 뒷말 많고
고마운데 ~~하다 이런 말이나 하고
자라면서 잔소리 20분은 기본으로 하고
꼭 뒷북 쳐서 2차 3차로 잔소리하고
스트레스 받은 거 알면서 사이코패스 마냥 훈계하고
내 고민 털어놓아도 잘잘못만 따지고
어머님 지인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일로선 훌륭할지 몰라도 한 사람의 어머니로서는 전혀 아니다
자책감도 없는 것 같아
당신 때문에 자살할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데
약먹으라 한마디면 끝나지
그래 약 먹을게
수면제 잔뜩 먹으면 되지?
내가 죽으면 울기라도 할까
다른 사람이 우울한 걸 나는 알아채는데
다른 사람은 내가 우울한 걸 모르는 거 같아
아무리 티내도 모르는 걸까 알려고 하지도 않는 걸까
그냥 내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