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현실, 대학 진학 고민, 학점은행제 현실 고민
특성화고졸, 20살입니다.
가정환경을 핑계로 되는대로 막 살았던 것 같습니다. 중2때 가정폭력이 심해져 원룸에서 살게된 이후 공부를 아예 놓아버리고는 특성화고로 진학했습니다.
졸업후 우울증 치료하며 지금까지 6개월을 바보같이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었습니다. 요새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되고 이래저래 인생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이제라도 대학을 진학하는 게 좋을까요?
특성화고에서 배웠던 간단한 사무직 자격증들, 그걸로 하고 싶지도 않은 일 하면서 적은 돈 받고 일하면서 평생 고졸로 차별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과 다르게 특별히 배운 것도 없으면서, 고졸이라는 타이틀로 앞으로 인생 잘 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돈도 없는데 대학 준비는 사치인가 싶기도 하고요. (저희 집은 경제형편이 많이 나쁩니다) 어차피 명문대 아닌 이상 4년 뒤에도 똑같이 뭐하고 먹고 살지? 하면서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게 없습니다. 또 지금까지 살면서 무언가를 죽어라 노력해 본 적도 한 번도 없습니다. 그만큼 하고 싶은 게 없었으니까요. 길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수능 공부... 지금 3년 이상 공부를 놓았던 저인데, 학원 같은 것도 없이 혼자 준비하기는 죽을 만큼 어렵겠죠? 차라리 인문계고에서 죽을 만큼 공부해 봤으면 대학이나 공부에 대한 미련이 안 남을 텐데, 너무 미련이 남습니다.
학점은행제 편입 같은 거 홍보 많이 하던데, 그런 걸로 진학하는 건 차별이 있을까요. 특성화고 홍보로 속아본 경험이 있는지라, 홍보만 번지르르하고 현실은 어려울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인생에 특별히 목표가 없으면 이제라도 좋은 대학 목표로 해보는 게 맞는 걸까요.
너는 이거랑 잘 맞아, 이거 하면 인생 성공할 거니까 그쪽 분야에 도전해 봐! 라고 누가 저한테 알려줬으면 하는 심정이네요...
아니면 이제라도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사무직으로 취업하는 게 좋은 걸까요... 고졸이라도 인생 잘 살 수 있나요.
이 넓은 세상에, 수많은 직업에, 제 자리는 없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죽고 싶고,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