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공포증...?
글이 길고 과격할 겁니다. 양해해주세요.
요즘 영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시험기간이라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 거긴 한데, 지금 내 상태를 보면 그냥 할 수가 없다. '안'이 아니라 '못'이다. 이대로 가면 기말고사는 중간고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광경을 마주하고야 말 것이다. 폭삭 망한다는 말을 하기는 싫었지만 돌려 말했다.
제목을 저렇게 한 이유는.. 그렇게 불안해 방황하는 동안 수학 공포증 이라는 것의 존재를 알았다. 간단히 말해서 수학 시험을 보면 불안하고 점수도 망치는 그런 장애다. 장애인지 뭔지는 확답은 못하겠지만 그러하다.인터넷에 여러 사람들이 정의와 자기 나름대로의 의견을 적은 걸 봤는데, 내 얘기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아니 그냥 나의 이야기다.후... 이 글은 마인드카페를 깔고 3일쯤 지났을 때 쓸려고 했던 글인데 날아가서 다시 쓴다.부모님은 두 분 다 수학을 못하신다. 두 분 다 문과시고 한 분은 어렸을 때부터 시계도 못 읽고 지금도 산수를 못해서 나보고 시키신다. 한 분은 수학을 이차방정식 등장할 때부터 포기해서 수능 세대신데 다섯 과목 중 나머지는 만점에 가깝게 치렀는데 수학만 처참했다고 그러셨다. 몰랐는데 부모가 수학을 못했다고 자녀에게 말하면 자녀는 그걸 '수학은 두려운 존재구나!'하는 생각을 품게 된다는 글을 읽었다.. 그렇다. 두렵다! 이런 저주받을 존재! 왜 내 인생에 나타나갖고는 이런 구렁텅이에 집어넣고 매일매일 불안증세에 떨게 하고 있냐고... ...이러면 수학을 포기할 만도 하지만, 나는 거지근성으로 약 10년째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다. 않았다라기보단 못했다. '우리는 전쟁에서 패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의 끝까지 갈 것입니다..! 끝까지..' 2차대전 때 독일 선전용 연설의 일부다.. 기억이 안나서 살짝 변형했다.나도 끝이 언제일지 모를 전쟁을 끌고 가고 있다..사실상 나의 모든 갈등은 수학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수학 잘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미워보일 수가 없었다ㅡ10년째. 그런 인간들이 꼭 인성은 구려가지고... 하여간 the love다..모든 과목을 잘 했었다.. 수학 빼고. 애초에 학생 절반 이상을 날려버리는 과목이 존재할 가치가 있나? 부모님과 나 사이의 많은 갈등은 수학이 ***점이었다. 으으.. 지금 생각해도 그때 혼난 건 생생하다.. 그래서 수학 공포증이 생긴 것이 아닐까 하고 지금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아홉 살 때였다. 내가 수학 공부를 워낙에 하기 싫어하니까 '네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공대 교수가 되어서 말 딱 한 마디만 하면 다 바뀐다고.그때 가서 ...'그 뒤의 말은 희미하다. 그 말은 나에게 큰 자극제였고 날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최근에 엄마에게 방금 이야기를 다시 했다. 기억하느냐고 물어봤다. 엄마는 기억 못한다고 그랬다. 들은 적이 없는 거 같다고 그랬다. 내 기억으론 그때 집에 나와 아빠 말고 엄마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나도 틀릴 수 있으니.. 약간 실망했다. 기억 못할 수도 있지만 내가 얼마나 수학에 스트레스 받는지 다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해서. 사실 모르는 건 아니다. 별 일을 다 벌였다. 결과는 10년째 전쟁 중이다. 으으..난 공과대학 가고 싶어서 가서도 전쟁일 텐데.. 제발 수학.. 최근엔.. 그 전에도 가끔.. 엄마는 나에게 수학 못해도 된다고 그랬다. 연구원 항공우주공학자 이런 거 말고 정비사 해도 된다고. 무슨 의도로 했는지 다 이해하지만.. 엄마가 생각하는 수학과 내가 생각하는 수학은 꽤 다른 것만 같다. 수학을 이기지 못하면 난 가치가 없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한국 수학이 싫으면 유학 가서 거기서 대학을 가도 된다 그랬는데 그것도 난 꺼려진다 그랬다. 정정당당하게 싸우지 않고 도망가는 것만 같아 그런 것 같다. 뭐가 맞는지는.. 의문이지만 엄마아빠는 내가 원한다는 일이면 말릴 생각은 전혀 없고 응원한거고 그러니.. 일단은 이 영화 엣지오
오브 투모로우 같은 생활을 좀 더 버텨나가자.. 그러다 불안이 심해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