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itater1942
·3년 전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글이 상당히 깁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이게 요점이다. 그리고 이게 나다. 사색이 취미이고, 책 읽고 공상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생각이 많은 게 좋다. 그렇지만 이게 도움이 되었던 순간이 많지는 않다ㅡ 많았으면 좋겠다. 대부분 그냥 하면 되는 일인데 괜시리 생각이 많아서 맞춰가기 힘든 일이 많았고 많고 많을 것이다.
엄마는 나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기다릴 때, 내가 발작 비스무리한 증상을 보이려고 하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게 뭔데?"난 그게 싫었다. 원하는 거 모르겠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어쩌면 좋을까. 최근에 엄마가 이야기해주길,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는 딱 끊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그랬다. 그제야 이해가 되었지만, 더욱이 답답했다.
이런 습관이 도움이 될 때는 오직 글을 쓸 때 인 것 같다. 누가 하라 해서 하는 거 말고, 내가 하고 싶어서 쓰는 글. 분량 걱정 없다.그 덕에 학교에서 혹은 학원에서 글을 쓰라는 과제가 나오면 오히려 즐겼다. 논점에서 벗어날지언정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칠 수 있으니까.쓰던 소설이 있는데, 한 시간 사십 분 정도 손가락을 키보드 자판 위에서 놀렸는데 천 자를 적어냈다. 완결을 내고 싶은데,그러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다. 계속 쓰는 상태에 있으면 좋겠다. 그걸 깨달을 때마다 놀란다. 이젠 덤덤하다. 오히려 좋다. 조금이나마 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만 있다면. 그렇지만 그 감정을 대면하는 일은 너무나 피곤한 일이다.
공부할 때는 영 도움이 안된다. 예전엔 그래도 조절 가능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내 손아귀를 벗어나는 것만 같다.
이건 직무유기이고 책임회피인데 뭐라 덮을 말이 없다. 공부를 안 하는 건 오롯이 내 책임이다.
사람들하고 이야기할 때도 마음을 풀어놓기보단 마음에 짐이 쌓이는 것 같아 대화를 오래 하기 힘들다.말보다 글이 편하고 말도 글처럼 한다.
마인드카페가 더욱이 나에게 힘이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요즘, 한 1ㅡ2주 정도는 생각이 너무 많아 불안 증세가 더 심해진 것 같다.약을 처방받을까 하고 근처 정신건강의학과를 알아보고 있다. 그런 상태가 되면 더 이상 글자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 글자가 아니라 혼탁한 여름철 장마비 같이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각이란 걸 떠올리기 어렵다.공부도 못해먹겠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딱히 자책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어서 저지른 일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런 일 아닐까? 그러니 심호흡하고 명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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