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저는 사람을 보면 잘 웃어요. 시도때도없이 씩 미소지어요. 저는 아무 이유없이 가볍게 웃는 이 습관이 스트레스지만 고치기 어려운 습관이에요. 친구중에 한명은 왜 웃냐고 물어보지만, 저는 그냥...이라고 말해요. 의미없이, 그냥 눈치보여서 그냥 쳐다보는게 어색하고 너무 정색하는 것 같고 도저히 못하겠어서 막 웃으면서 쳐다보는데 '얜 그냥 맨날 웃잖아'하는 친구들의 말이 충격이었어요. 그냥 웃는사람이 되고싶지 않았거든요. 제 어머니가 그러시거든요. 그냥 웃으세요. 저를 보면 그냥 웃으시는데, 정작 저한테는 관심이 없으시고 그냥 웃기만 하세요. 저는 그 미소를 보면서 평소에 엄마가 많이 힘든가? 왜 아무 이유 없이 웃는거지? 싶고, 또 아무 호감의 의미도 없는 그 미소가 위선적인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컸거든요. 저는 어머니의 이 부분이 정말 싫었고 닮고싶지 않았어요. 가볍지 않은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제가 아주 가벼운 미소를 짓는게 습관이라는 사실이 저한텐 콤플렉스가 됬어요.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저는 또래보다 생각이 어리다고 느껴왔고, 실제로 그런것같아요. 철이 안들었고, 세상에 대해 지나칠정도로 무지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겠어요..
오냐오냐 컸어요. 부모님이 잘해주셨어요. 평범한 가정처럼 부부싸움 하시는 걸보며 자랐고 돈걱정도 하셨지만 너는 꼭 너가 하고싶은걸 해라, 다 지원해줄게 말씀하셨어요. 물론, 중간중간에 너가 이걸 할 자신이 있냐, 또 그만둘거아니냐 확신 갖기 전에는 하지 마라 라고도 하셨지만 그건 제가 학원에 적응 못해서 자꾸 그만두니까 하신 말씀이에요.
저를 설명하자면,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저는 부모님한테 바락바락 화내요. 위아래가 없어요. 밖에서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거절도 잘 못했어요. 근데 집에만오면 불만이 표출이 되가지고 죽네마네 바락 소리질러대면서 부모님탓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든건 다 부모님 성격탓이다 소리지르면서 부모님 가슴에 대못박아가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3년내내 이렇게 보냈어요.
저때 저는 하루하루 제가 또 화낼까봐 스트레스여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5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해요. 전처럼 화는 안내지만,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화낼까봐 싫어요.
저는 이상해요. 꽉막혀있고. 말이 안통하고, 신경질적이에요. 예민하기는 극도로 예민해서 티비도 안보고요. 쿵쿵거리는 소리에 엄청 예민해요.
엄마 아빠 숨소리까지 신경쓸만큼 예민하고요. 동생의 아주 작은 소리까지 신경쓰고 표정 움찔하나하나 눈동자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요. 피곤해요. 저는 제가 자초한 일이니 어쩔 수 없지만, 제 주위사람들을 제가 망치고있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 엄청 줬어요. 얼른 사라지고 싶어요. 죽지는 못할것같은데, 사라지고싶어요. 외국으로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
사는게 어려워요. 예민한 제가 저도 감당 못하겠어요.
저를 이루고 있는 작은 세포하나하나, 제가 겪어왔던 시간들, 살아있었던 모든 순간들과 저의 모든게, 싫고, 창피햐고, 부끄러워서 그냥 하늘로 증발해버리고 싶어요.
제가 너무 싫어요. 사람들앞에서 착한척 하기 싫은데, 막 상냥하게 웃고있는 제 모습이 이중인격 같아서 싫고요. 집에오면 ' 밖에서는 웃고있었으면서 집에서는 화낸다고 ' 가족 모두가 저를 싫어할까봐 제가 싫어하는 모습을 마주치면 너무 죄책감이 크게 다가 올 것 같아서 가족들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하게 언제든지 도망칠 준비, 반박할 준비를 하면서 살고있는 것 같아요.
모든일들이 저와 상대방 집단의 방 어전 같이 느껴져요. 그래서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저는 스물 중반의 나이이지만 연락하며 지내는 친구가 단 한명도 없어요
그 이유는 아주 명확한데, 저는 친구랑 친해지면 연락을 피해요, 그러다가 연락을 영영하지 않아요. 잠수타는 게 습관이에요.
잠수타는 이유는 중요치 않겠지요.. 그래도 말해보자면, 저는 초반에 친구랑 잘 사귀어서 서로 우정을 쌓다가, 친구에 대해서 더 알게되면
친구보다 내가 못난거 같고, 사람을 평가하는 제 모습에서 죄책감을 느껴서 '아...역시 이친구한테는 내가 친구라는게 가장 큰 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잠점 우울해지다가 연락을 끊어요. 이 고리를 끊을 수가 없어요,
저는 초등학교때 이후로 한번도 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사귀어 본적이 없어요.
초등학교때 왕따시키는 애들을 처음봤어요. 그때 애들이 저한테 우리는 쟤가 싫어, 너도지? 라는 질문에 저는 떨면서 응 나도 싫어, 라고 했었는데, 이때부터 제가 저를 싫어하게 된것 같아요. 그때 처음으로 친구는' 싫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너무 갑자기 들어왔고, 그때 이후에 저는 언제든지 따돌림 받을 사람은 나다, 다음은 나다, 라고 끊임없이 되새기면서 엄청난 강박에 가까운 자기검열을 하면서 살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사람이 변할정도의 사건은 아니었는데, 난 그때 왜그랬지 싶어요. 어쨌든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를 어떻게 움직여야 친구들이 나를 친구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봐줄까? (과장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지만, 저는 정말 학교에서는 눈깜박이는 것 조차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것 같고 욕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했어요.)하는 아주 이상하고 괴이한 생각을 하면서 6년 중고등학교를 보내것 같아요. 그러면서 매일 울었고, 힘들었고, 지쳤었 고 3이 되니까 친구는 다 부질없다고 그때서야 좀 편하게 살자, 포기하자, 내 인생에는 더 이상 친구라는 사람이 생길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니까 더 외로워지더라고요. 평생 친구가 없을거라는 현실이...희망이 없어졌어요. 평범하게 친구랑 놀고싶은데, 이제 와서 이러는 것도 이기적인 것 같아요.
어떻게 살죠
답장 안해주셔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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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 말해봤어요
창피하네요
저는 그 누구보다 자기합리화를 해가면서 산 사람인데, 왜 피해의식에 이렇게 뭍혀있는걸까요. 주인공 병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