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적 7년간 동네 수련관에서 수영 수업을 다녔어요.
수영을 하면 아무리 땀이 나도 시원하기만 하고, 물줄기를 갈라 조금씩 앞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나를 잊게 되는 순간이 오거든요.
그 순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지친 저를 살맛 나게 해주었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때 이사한 후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수영을 끊게 되었어요.
어느덧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된 지금, 입시만 끝나면 수영을 다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수영을 못 하고 있네요.
요즘에는 저를 옭아매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너무 자극적이고 시끄럽고 우울해서 이제 그만 모든 걸 버리고 비워내고 싶어요.
내 마음에 모든 걸 비우고 나서, 드넓은 물 속으로 깃털처럼 가볍게 스타트해서 고래처럼 자유롭게 수영하고 싶어요.
이제껏 망설이기만 했는데, 이제는 가만히만 있지 말고 시작하겠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계속 비우려고 노력할게요.
그렇게 비우고 비워서 어느덧 나를 잊게 될 때쯤, 수영을 하듯이 살맛 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는 어느 큰 물속에 빠지더라도 그 누구보다 크게 헤엄치는 물줄기로 부서져 바람처럼 사라질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