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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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janglaemfdjtj
·4년 전
정말 너무 힘들어요..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여기라도 적어봐요. 생각해보면 저는 부모의 감정쓰레기통으로 살아온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정작 저는 그 쓰레기들을 분리수거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안고 있네요. 부모라는 사람들은 본인이 힘든 일이 있을 때면 항상 저에게 얘기했어요. 그게 어떤 일이던 무슨 일이던 상관없었고, 어쩔 땐 같은 얘기를 계속해서 들었어요. 그저 기분이 풀어질 때까지 계속 공감해주고,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제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이미 듣고싶은 말들이 있거든요. 저는 그저 계속해서 듣고 싶은 말을 해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참 웃긴 건 제가 힘든 일에는 별로 공감하지 못했어요. 참 웃기죠. 저에게는 끊임없는 공감을 바라면서 제 고통과 아픔에는 공감 하나 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제가 멍청하고 ***같아서 당하는 거라고만 해요. 실제로는 더한 욕도 수백번, 아니 수천번 들은 거 같아요. 아마 본인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죠. 전 그렇게 두번의 상처를 받고 있는데 상처 주는 사람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냥... 너무 슬프네요. 언젠가 한 번 너무 힘들어서 검사도 받아봤어요. 전 그저 지금 당장에 저를 둘러싼 환경이 힘들어서 제 마음이 아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의사선생님께선 그 우울이 굉장히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온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맞아요. 사실 생각해보면 그런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원인은 항상 부모에게 있던 것 같고요. 그렇지만 이 얘기를 전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본인들은 잘못한 게 없거든요. 제가 성격이 ***맞고 꼬여서 그렇게 받아들이는 거니까 그냥 그런 거라고 항상 생각하게끔 했으니까 차마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리고 그냥 도망치고 부정하고 싶었어요. 그냥... 그냥... 부모도 어딘가 아프고 힘드니까 나한테 그러는 걸꺼야 라고 생각하고 말았어요. 그저 내 능력이 다 부족해서 그런 거고 내가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생각해보면 그게 맞는 거 같아요. 저에게 기대가 많았는데 제가 그 기대에 충족하지 않고 있으니까, 가르친 만큼, 돈 쓴 만큼 제 몫을 해내고 있지 않으니까... 그래도 그렇게 그려려니 하고 있다가도 가끔은, 정말 가끔은 이따금씩 심한 욕과 저에 대한 책망을 듣고 있노라면 어쩔 수 없이 울컥하게 되네요.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 남도 아니고 가족인데 저런 ***을 들을 만큼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엔 심리적으로 자연스레 거리를 둔 거 같아요. 몸이 좀 아프다고 해도 그냥 아무 느낌이 없다고 하나... 그러면 넌 가족이 아프다는데 어떻게 너만 생각하냐고 그래요. 맞아요. 제가 이상하죠.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저도 참 많은 일을 겪은 거 같아요. 그럴때면 언제나 관심있는 척하고 있네요. 그래야 좋아하시거든요. 생각해보니까 익명인데도 누군가는 *** 않을까 눈치보며 글을 쓰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네요...ㅎㅎ 음....전 정말 모르겠어요. 기분이 너무 안좋고 마음이 아파서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쓰네요. 그래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이라도 해야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것처럼 제 마음도 오늘만큼은 풀렸으면 좋겠어요.
짜증나힘들다속상해화나불안해답답해우울해무기력해슬퍼스트레스받아괴로워혼란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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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8n
· 4년 전
저 역시 글쓴이 님과 같은 상황입니다. 섭식 장애까지 앓을 정도로 심했었지만.. 지금은 가족,친구,지인들이 아닌 제게 집중하려 노력 합니다. 남의 감정들만 듣고 공감하고 이해를 해줘도.. 그들은 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들어주지 않더라구요 (저와는 다르실수도 있지만요) 그동안 내가 남에게 해줘 왔던 말들 행동들을 저는 제게 해주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작은 칭찬부터, 제 감정을 외면하기 보단 왜 이런 감정이 올라오나 고민하고 물어보면서요.. 사실 처음은 많이 어렵고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결국 남이 아닌 내가 먼저 건강하고 내가먼저 날 사랑해야만 다른 사람도 사랑하고 품을수 있더라구요.. 저는.. 그냥.. 한번이라도 좋으니 스스로에게 집중해보시면 좋으실것 같아.. 댓글에 남겨 봅니다.. 만약 이 글이 혹여 상처가 되시거나 부정적인 기분이 느껴지신다면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글쓴이님의 내일이 조금더 행복해지시길..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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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anglaemfdjtj (글쓴이)
· 4년 전
@HaRu8n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덕분에 이불 속에서 펑펑 울었네요..ㅠㅠ 말씀 주신 것을 지금 그렇게 쉽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떠올리며 차근차근 시도해볼게요... 사실 대댓글 안남기고 혼자 시원하게 울고 끝내려고 했는데 그래도 댓글 덕분에 위로 받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서 남겨봅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