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떨어진 나.
안녕?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겠네. 그냥 생각나는대로 우선 써 볼게.
나는 지방에서 공부를 하고있는 로스쿨생이야. 운이 좋았어.
그런데, 이게 문제인것 같아. 운좋게 로스쿨에 들어와서 전혀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어.
일례로, 며칠전 쪽지시험이 있었는데 정말 열심히 준비했거든. 잠도 막 세시간정도밖에 안자고말이야. 그래서 뭐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았어. 나도 만족을 했는데 남들은 아침에 한 두시간 본걸로 만점을 받더라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내 점수가 사실은 꼴지에 가깝더라.
나는 내가 평생을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했어. 근데 오히려 평균 이하라는걸 요즘들어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 나는 대기만성형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려 해봐도 당장 내일 써야하는 그릇이면 크다는게 아무런 장점이 되지 않잖아. 로스쿨도 마찬가지야. 3년안에 급박하게 변호사 시험에 통과를 해야하는 로스쿨 특성상 대기만성형 인간은 필요가 없더라고.
무슨 시험을 치던간에 거의 꼴지에 가까운 등수를 받는 나날을 보내다보니 점점 흥미조차 떨어져가고있어. 재미도 없고 그냥 다 놔버리고 싶어. 나는 친구도 술도 담배도 연애도 다 끊고 이것만하는데도 당최 따라가질 못하니까.
사실 다 핑계지. 내가 무기력하고 게을러서 그냥 남들 하는것보다 조금 더 하니까 못따라 가는거지. 머리가 나빠서 압도적인 공부량이 필요한데 하기싫으니까 재미없으니까 그냥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있는거지. 나도 내가 이따위 인간이라는걸 잘 알아. 제대로 뭔가를 이뤄본 적이 없어.
요즘은 그래. 의자에 앉아있다가 침대까지 두걸음이면 가는데 그것조차도 너무 귀찮고 하기싫어서 그냥 멍때리고 앉아있다? 화장실 가는것도 귀찮고 밥먹는것도 귀찮아.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그래. 다 내가 나태한 탓이지. 지금 이시간도 내 동기들은 기말고사 준비를 하고 있을텐데 나는 이러고 있고 참...
알면서도 아무것도 안하는게 정말 난 답이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