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고통은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건 세상의 어떤 존재도 해 낼 수 없다.
그저 마음 한편에 조용히 묻어두어 애써 모른 척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다 마음의 공간이 모두 차 더 이상 슬픔과 고통을 묻어둘 수 없게 되면, 병에 걸려 죽는다. 지독한 한을 남긴 채 죽는다. 그러기를 여러 번. 그렇게 죽고, 다시 태어나 병에 걸려 살다 죽고, 그게 세상에 태어난 이유의 전부다. 고통받아 죽는 것. 삶에 의미 따위가 존재할 리 없다. 다들 그렇게 살다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