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제일 크게 아프고 나니까 별 감정들이 없어졌어요. 정신과 가서도 자기 감정이 뭔지 잘 인지를 못해서 나중에서야 깨닫는다 말씀은 드렸는데. 기분이 참 모르겠어요. 너무 멀쩡한 사람처럼 지내다가도 특정 상황만 오면 다시 그 감정이 들어요. 그동안 힘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가장 힘든 그런 아픔인데 이렇게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도 안된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일도 점점 사라져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고, 의미도 행복도 못 느끼면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채로 시체마냥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진짜 힘들면 슬프지가 않고 지치네요 그냥. 강한 사람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외로움을 더이상 버틸 수가 없네요 저는. 저는 이제 끝이에요. 더 이상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욕심도 없어요. 이게 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