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에 목을 매달아 죽으려 했다. 하지만 죽으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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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26일에 목을 매달아 죽으려 했다. 하지만 죽으려 각오해서 평온해진 내 마음이, 행복도, 즐거움도, 슬픔도, 우울도 존재감만 남아있었지 느끼지 못 했다. 감정을 못 느끼니 세상이 살만해졌다. 그래서 그냥 이 상태로 유지하되, 죽는건 꼴리는대로 하기로 했다. 딱히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다. 그저 흐르는대로 가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키우던 물고기들이 치어들을 낳았다. 하지만 어떤 물고기는 죽을 병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 새로 태어난 치어들은 내가 흐르는대로 가려하는 것에 대한 선물 같았고 죽을 병에 걸린 물고기는 날 보는 것 같았다. 밀린 과제들은 산더미 같은데 할 힘이 없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어지럽지만 괜찮다. 전에도 겪어봤다. 모든게 지겹고 무의미하다. 멈추고싶지만 난 이미 멈춰있다. 세상이 움직인다. 끝없이 추락하던 난 드디어 멈췄는데, 왜 세상은 끝없이 향상하는걸까. 나도 나아지고 싶고 나도 조금 더 잘하고 싶다. 사람들은 내가 부족하다며 날 쪼아댄다. 그들이 10을 할 때 10의 성과를 낸다면, 난 10을 할 때 1의 성과를 낸다는걸 알지 못 하는 것 같다. 그저 놔줬으면 한다. 잠시 걱정없이, 생각없이 있을 공간이 필요하다. 멀리, 날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떠나서 쉬고싶다.
공허해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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