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이라곤 기계 돌아가는 소리밖에 없는 고요한 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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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소음이라곤 기계 돌아가는 소리밖에 없는 고요한 밤이 되니 자해충동이 몰려오며 내가 정신병원에 가게 되었던 때가 떠오른다. 한 3년전이였나, 오히려 지금보다 행복했을때였다. 그때 친구들과 좋아했던 게임이 있었는데, 공포이고 자해와 자살요소도 자주 등장하는 게임이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자해를 하던 사람이였고, 그 게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정도로 게임에 몰입했었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점심시간에 벌청소를 하다말고 갑작스럽게 자해가 하고싶었다. 그날에 화나는 일이 있긴했었지만 그 감정은 딱 순간이였기에 정말 내가 힘들어서 자해한것은 아니였다. 그냥.. 게임 속 캐릭터의 자해한 자국이 가득찬 손목이 떠오르며 내 손목마저 허전하게 느껴졌다. 온갖 신경들이 손목에 몰려있는것 같았다. 나는 그때 그 게임을 할 나이는 됐었지만, 그걸 참아내고 현실과 가상을 제대로 판단하고 분리하기엔 어렸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않았을 다른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그곳에서 멍청하게도 자해를 했다. 커터칼을 집어들고, 칼날을 올려 손목의 피부를 가로지르는 시간은 한순간이였다. 그 이후가 문제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옛날부터 자해를 해왔기에 보통 내가 어느정도의 세기로 긋고, 피가 어느정도로 나는지를 알고있었다. 그런데 어째 이상했다. 평소라면 피가 틈 사이로 송골송골 차오르다 주르륵하며 손목아래로 흘렀을텐데 내가 고개를 내려다 본것은 그런 익숙한 장면이 아니였다. 내 손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붉은 피는 계속해서 흘렀다. 아니.. 흘렀다기보단 터졌다는게 비슷한 표현같다. 팔에 올려걷힌 하얀 와이셔츠의 소매를 적셔오는 그 장면을 보고 들은 첫 생각은 '신기하다.' 였다. 그 검붉은 피가 멈출 생각을 않고 차가운 바닥에 툭, 하고 떨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더이상 하얗지 않은 와이셔츠 소매와 빨간 점들이 떨어진 바닥을 보자, 점점 현실감각이 돌아오며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혼자 지혈하기엔 피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그냥 냅두자기엔 옷도 난리가 났다. 사실 죽으려고 한것도 아니였으니 정말 식겁했다. 나는 셔츠 소매로 손목을 꾹 누르고는 계단을 내려가 보건실로 곧장 달려갔다. 가는 동안 변명거리를 생각했지만 사실 의미가 없었다. 보건실로 가서 붕대를 둘러지며 나는 칼을 잘못꺼내서 베인거다, 라고는 했지만 보건선생님은 예전에도 그렇게 온 학생이 있었다고 하셨다. 결국 보건선생님은 위클래스로 전하셨고, 부모님의 귀에까지 들어가 정신병원에 다니게 되었었다. 처음으로 다녀본 병원은 신기하고.. 그랬지만 의사와 잘 맞지않았다. 애초에 상담을 받고싶은것도 아니였으니말이다. 두번째로 가본 병원은 마찬가지로 불편했다. 그래도 병원에서 주는 약들은 정말 좋았다. 요즘도 가고싶지만 더이상 몸검사도 하지않고 있으니 가만히 있어야할것같다. 손목에 자해는 못하게 되었지만 나름대로 살아갈만한 방법은 찾은것같다. 사실 후회가 들때도 있다. 그때 자해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까? 별수없다. 이미 지나간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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