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wl·3년 전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우울이 극에 달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매일같이 자살 생각을 하고, 손목을 그으면서도
막상 죽으려 하면 그냥 울음만 나오면서 죽기가 무서워졌던.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그 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고, 당장이라도 죽고 싶었는데..막상 죽으려 하면 한없이 두려워지던. 조금 웃긴 시기였죠. 근데..꼬박 3년정도를 그렇게 앓고 나니 괜찮아 지더라고요. 남에게 들키는것이 죽어도 싫어서. 차라리 들키면 자살할거라는 결심까지 맺고 있었어서.
안 들켰었어요. 상담같은것도 받아본 적 없고요.
근데...1년 전, 우연한 계기로 학교 상담 선생님께 들킨 적이 있었어요. 내 주위 애 한 명은 자기가 힘들 때 상담이 도움이 많이 됐었다고 말했는데. 전 그냥 싫었어요. 제 얘기를
제 입으로 하는것도. 하면서도 눈물이 줄줄 나와서 꼴불견이었죠.
근데 그 때 한가지 알았던게. 그토록 죽고 싶었는데. 막상 왜 죽고 싶었냐 물으니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답답하고, 심장을 누군가가 꽉 쥐고 있는 것 같았고. 폐부에서 썩은 내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아서 역겨웠어요. 아무 이유 없이요. 입 안이 너무 썼어요.
상담이 전 너무 싫었어요. 나중에서야 시간을 두고 보기 위해 한 말인것을 알게됐지만, 당장 병원을 가야 한다고 했었죠. 끔찍했어요. 특히 부모님이 알게되는건.
죽어도 안됐어요. 그래서..얼렁뚱땅. 검사를 다시 했고.
저는 그냥 괜찮은 아이로. 조금은 우울한 아이로 검사에 임했어요. 상담선생님은 제가 너무 싫어하자, 결국 보내주셨지만 전 아직 그 감정을 잊지 못해요. 다시 이런 순간이 오더라도 상담은 절대 받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요. 지금은 너무 멀쩡하단거에요. 그냥 잠시 스쳐가는 감기처럼.
가끔 그런 감정이, 기억이 북받쳐 오를 때도 있지만.
그 때보다 성숙해진 저는 그 감정들을 어떻게 제어해야
하는지도 깨달았고요. 그렇게 힘들고 괴로워했던게
없는 일이 된 것 마냥. 모래처럼 바스러졌어요.
근데..그런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성숙하고 단단한 내가 된 것 같아요. 지금에도 '자살' 이란 말을 들으면
움찔하고, 그 사람에게 화가 치밀어 오르고. 역겹지만요.
이제 여리던 내가 아닌,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안하는.
단단한 내가 되었거든요 .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했고.
수많은 원인들 중 몇 개가 사라졌거든요.
그런 탓인지 자연스럽게 괜찮아 졌어요.
이런 경험이, 물론 겪지 않았으면 하지만.
만약 겪고있다면. 그것을 그저 마주보고 받아들였을 때...나는 단단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세상의 삶이 고달픈 이들에게, 위로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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