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kgogkwkdnfl·3년 전
엄마는 때론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방식으로 날 위해준다.
처음엔 이 방식이 불쾌하니까 거절했다. 해주지 마라고.
엄마가 내 거절을 계속 거절하기에 견디지 못하고 화를 낼 뻔 했지만, 난 결국 기분 나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엄마는 날 사랑해서 날 위해 한 행동이니까.
'내가 졌다' 생각하고 엄마가 주는 호의를 받았다.
고맙다는 말을 하거나, 처음에 싫은티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지는 못했다. 엄마의 마음이 이해는 되지만 일단 내 기분이 나빠서, 거기까진 못했다.
다음엔 고맙다고 말하고, 처음에 싫은 티도 내지 말아야지.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내가 성숙해진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난 내가 어렸을 때 철 없이 행동했던 게 정말 부끄럽다.
난 매번 상대방이 이기적이어서 내 감정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심지어는 날 사랑해주던 상대방이, 나에게 선물을 주는 것 마저도 난 불쾌하게 여겼다. '네 감정과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날 우울하게 만든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보 같았다. 하지만 그 때의 난 그랬다.
고등학교 이전에 만났던 인연들은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다.
난 그 시절의 내가 부끄럽고 그 당시 나의 행동들에 당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잘못이 아닌데 난 무조건 상대방이 나쁘고 이기적이어서 내가 상처입는다고 생각했고, 어제까지 웃으며 지내다가도 하룻밤 사이에 예고도 없이 잠수를 타는 둥 달라진 모습으로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 사람들은 항상 나에게 용서를 구하고 나에게 매달렸던 것 같다. 그 당시 내눈엔 그것마저도 이기적인 행동으로 보였다. 내가 했던 게 '가스라이팅'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또, 열등감 때문인지 친구를 사랑스러운 눈이나 즐거운 눈으로 보지 않고 오로지 견제하는 눈으로만 보았다. 친구가 내가 갖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땐 몹시 초조해하면서 시기를 했다. 친구가 나를 한심하게 여기는 걸 못 견뎌했다. 그래서 계속 내가 발전하고 있는 모습은 무조건 전시하려고 했고, 가벼운 얘길 하다가도 마냥 가벼운 사람처럼 보일까봐 내 소식을 꺼내는 유치한 짓을 했다. 내 그런 못난 모습을 보았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기가 정말 꺼려진다. 할 수 있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이따금 아직도 내 꿈에 나오는데, 현실에선 내가 그들의 연락처를 차단하고 sns도 막아놓았다는 게 정말 슬프다.
난 내가 정말 부끄럽다. 어른스러운 척, 여유로운 척 다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내가 뭘 해야 하루라도 더 빨리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조바심을 내게 된다. 난 바보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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