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싸웟던 일이 마음에 계속 남아요.
작년에 군대에 입대했던 친구가 있었어요.
평소에 밝고 활기찬 친구여서
군대에 가서 전화를 걸어올 때도
잘 지내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어느날 단톡방에 휴가를 나온다고 올렸더라구요
코로나 때문에 군인분들 휴가가 미뤄지던 시기라
생각보댜 빨리 나온다고 생각했던 저는
"생각보다 빨리 나오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친구에겐 상당히 예민하게 들릴 발언이었을까요.
"니 말하는 거 *** 기분 나쁘네" 라고 답하더군요
제가 실언을 했다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내뱉은 발언이 이 친구에게
갑자기 욕을 들을 만큼 잘못했다 생각이 들지 않았었어요
그래서 억울함이 조금 들었고 울컥했죠.
다시 친구에게 말을 했습니다
"내가 생각없이 말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바로 그렇게 쎄게 말한 너의 모습도 좋지는 않다"
이후 친구와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고
서로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어요.
친구는 '내가 쎄게 말한 것도 네가 원인이니
네가 사과를 해라 이래저래 해서 미안한데
나도 너가 이래서 기분 나빳어 이게 무슨 사과냐.'
라는 입장이었고,
저는 '분명 배려가 없을 수 있는 발언이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짜고짜 너에게 욕을 들을 만큼
객관적으로 그렇게 잘못된 발언을 한 거라 생각치 않는다.'
이런 입장이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현재는
거의 절교를 한 상태입니다.
오랜시간 지난 일인데도
누군가에게 제대로 털어본 적이 없어 여기에 올리네요.
제가 잘못된 사람인걸까요?
이성적으로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또 그렇치는 않은 것 같기도 해요
내가 조금만 더 못난 사람이 아니었다면,
내가 조금만 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내가 문제인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이젠 의미 없다는 걸 아는데도 자꾸 드네요.
그냥 진작 풀었어야 할 응어리가 자꾸 쌓여져서
너무 힘이 들어요 자신감도 잘 없고...
그 친구는 지금도 절 안 좋게 생각하겠죠?
제가 그 친구를 이기적이라 생각했듯
그 친구도 저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그냥 저는...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것 자체가 무서운 걸지도 모르겠어요
덤덤하다 생각했는데
딱히 상처받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의 난 성취감도 이루고 있고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을 잘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또 마음 한 구석으로는 안심이 안 돼요
나 때문에 모든 게 틀어질 것만 같고
부족한 이 상황이 전부 제 탓 같고
이제 와서 그 친구가 너무 증오스럽고
화내고 있는 절 보고 있으면 또 지치고...
이 일이 뭐라고 이렇게 자신감이 결여된 걸까요.
많이... 괴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