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이 너무 싫고 모두와 연을 끊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장녀|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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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 너무 싫고 모두와 연을 끊고 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noam1015
·3년 전
저는 미술에 재능이 있어 현재 예술중점 고등학교에서 미술중점반을 다니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저는 일단 .. 제 자신에게 엄격한? 편이라고 주변에서 많이 듣습니다. 나름의 미술 실력에 대해 자부심도 있고, 실제로도 많은 수상과 실기시험의 성적들이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미술을 하며 주변사람들의 기대와 칭찬에 부응하기위해 많은 부담을 안습니다. 가족을 포함해 제 친구, 선생님, 주변 지인들이 저보고 늘 그림을 잘 그리고 창의적인 생각을 해내니 그 기대에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때문에 완벽하게 그림이 나오지 않으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기 비하를 하게됩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동네 미술학원을 쭉 다니며 8년이라는 시간동안 셀 수 없는 많은 대회 준비와 미술 영재 시험까지 치러 마지막 3차 면접까지 거치며 성장해왔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엔 제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실력이 월등한 편이었고, 실제로 실기 점수는 한국화 100, 기초소양(현대미술) 98, 소묘 94를 맞고 서양화 100을 맞는 등 상위권을 지켰습니다. 2학년이 되며 저는 평소 다른 미술과목에 비해 스트레스를 아예 안 받던 한국화과에 들어왔고, 작년 겨울방학때에 코로나가 극심해져 겨울방학 방과후를 아예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방과후를 들었던 친구들은 갑자기 실력이 늘었고, 제가 견제될정도로 실력이 좋아졌습니다. 더군다나 제 절친인 A는 8년이라는 교육을 따로 배운 저와 달리 아예 교육을 받은 적이없고, 취미를 이용해 중점반에 들어왔는데, 저보다 실력이 앞서 있었습니다. 그렇게 실력차이가 나는 상태에서 며칠전 실기 시험을 봤고, 5시간이 주어지는 시험을 거의 .. 망친 것 같습니다. 제 눈엔 정말이지 8년이라는 연습과 노력이 보잘것 없을 정도로 그림이 못나버려서, 더군다나 시험을 치는 동안 2시간을 그리고서 그림이 마음에 안들어 펑펑 울었다가, 다시 갈아엎어 3시간안에 그린 그림이었으니 평소보다 더 퀄리티는 낮았습니다. 그러나 저를 친구로써 굉장히 좋아하는 A는 뭐든지 제 옆에 앉았는데, 시험때에도 제 옆에 앉았고 A가 그린 그림과 못난 제 그림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고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언니를 제외한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척만 하지 실제로 제가 시를 쓰는 취미가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아버지의 회사가 좀 .. 어려운 편인데, 그렇게 힘들게 버신 돈을 제 방과후 비용으로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저는 그림에 대한 강박이 생겼습니다. 반드시 그림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나야하고 그것을 유지해야하는 그런 강박이. 물론 자신들의 돈을 투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더 커지는 부모님의 기대와 압박도 한 몫했습니다. 그리고 전 전공시험을 3시간안에 완성은 했지만 A보다 그림을 못 그린 것 같아 내가 혹시 A보다 정말 뒤쳐지는 점수를 받는 건 아닌지 너무 스트레스 받고, 아무것도 모르는 A가 밉습니다. 언니는 저에게 정신적지주..? 미성숙한 저의 정신을 좀 더 견고하고 보듬어주는 제게 있어 유일한 가족이나 다름이 없는데, 언니 역시 부모님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고 자라니 집안이 지겨워서 빨리 저에게 독립을 하게 돈을 벌어오라고 합니다. 언니는 현재 성인이고 장녀로써 취업을 준비중이지만 그 부담과 어려움을 저는 모르지 않기에. 그러니 저는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미술에서만큼은 최고가 되어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고 좋은 성적을 유지해 빨리 돈을 벌어야하는데. 더군다나 친구들은... 너무 어린아이같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정말 말 그대로 미성숙합니다. 친구로써 지킬 도리를 지키지도 않고, 본인의 감정을 제어도 하지 못하고 의견 수용을 하는 법을 모르고... 자꾸 많은 아이들이 저에게 기대려는 것같아서 그냥 다 연을 끊고 싶고 그렇게 좋아서 그림그릴 땐 시간가는 줄 몰랐었던 미술도 그냥 때려치고 싶습니다. 이렇게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니 며칠전 저에게 시비를 건 여자애를 찢어죽이거나 기절할때까지 주먹질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는 사물함 안에 벌레가 들어있는 젤리를 줄까하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냥 죽는 게 편할까요 제가 진짜 싫어하는 무책임한 말이란걸 너무 잘 아는데 제 자신이 증오스럽고 싫어서 정말.... 모르겠습니다 요즘따라 잘 울지도 않던 제가 눈물도 나고 감정 제어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죠 이 많은 스트레스를 해소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돌도 더이상 제게 도움이 되지 않고 그냥 눈물만 납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싶고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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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비록 다른 예술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이라 약간 이야기가 똑같이 적용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용기내서 적어봅니다.. 일단 이것 먼저 여쭤보고 싶어요. 본인은 무엇을 위해서 예술을 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엔 제 머릿 속에 있는 이야기나 상상 등을 제 마음대로 자유롭고 깊게 꺼내고, 분위기를 형성해 새로운 세상이나 이야기를 만드는게 즐거워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래서 낙서하면 즐겁고, 입시를 준비하는 터다 보니 다양한 자료들을 카피하고 있는데 "이걸 입시에서 써먹어야지" 생각도 들지만 이걸 제 낙서에서 써먹고 다시끔 제 세상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시각적이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토대가 되는 느낌이 들어 나름 즐겁게 하고 있어요. "나는 넘모 기쁜데 너는 슬프네 ㅋㅋ" 이 얘기 하려는게 아니라 저는 저를 위해서 그림 그리지만 당신은 무엇을 위해 그림 그리시나요? 스스로 이유나 목표에 대해 스스로 다시 상기하거나 분석해보는 것이 힘을 내고 방향성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는거 같더라고요. (저같은 경우엔 겨우 무기력증을 완화시켰습니다.) 당신 또한 본래 스스로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뭔지,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이 뭐가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 가지면 좋을 것 같지만 만약 타인을 위해서 그림그리신다면 어떤 타인을 위해선지, 그 타인에게서 뭘 끌어내고싶은지 어쨌든 위처럼 스스로 자신의 소망에 대한 이유를 상기하면 좋을거 같아요.. 그런데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타인은 항상 상대적이고 일시적이더라고요. 고입을 준비하던 중딩시절 학원이 소규모라 제 옆엔 고등학생이나 재수생, 그리고 고등학생처럼 그리는 제 동기뿐이었습니다. 진짜 명확하게 제가 제일 못그렸었어요. 심지어 정신이 피폐해지니 무기력도 진짜 심해지고 그리는 그림에서도 피폐함과 건강하지 못함이 드러나더라고요. 어떻게든 고등학교 합격(운) 후에, 잠시 공부하려 1년 정도 학원을 관뒀습니다. 그리고 고2가 되어서 다시 가보니 그들의 흔적조차 없더라고요. 전원 대학에 합격했다고는 하지만 몇 년 전 썩어가던 제 자신이 무안하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 알바인가..?" 내 옆에 앉아서 경쟁하는 사람은 언젠가 내 옆을 떠나더라고요.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타인이 자리합니다. 굳이 떠나지 않더라도 나보다 잘나 보이는 타인은 너무나도 많더라고요. 설령 우리가 예술을 포기해도 직장, 알바, 학교 등.. 내가 단체에 속해 있는 이상 그런 타인들은 무수히 많더라고요. 최고를 목표로 한다고 해도 최고? 그럼 누가 최고지? 최고의 기준은 뭐지? 내 기준에만 최고면 모두에게 최고인건가? 나에게만 최고인것이 진짜 최고인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더더욱 확실하고 하나 뿐인 저 자신을 기준으로 두게 되는거 같았어요 그리고 좀 무례한 말씀이겠지만 그 A라는 친구는 당신이 8년 동안 교육받고 있었을때 놀고 있었을까요? 그림 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을까요? 당신의 재능이나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단 무조건 맞다거나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그것을 입증하는 물리적 증거나 수치가 있나요? 우린 타인에 대해서 아무것도 단정지을 수 없어요. 만약 그 단정이 맞다면 어떻게 할건데요? 마냥 자포자기하고 아 역시 나는 안돼 할건가요..? 타인을 이용해서 당신의 천장을 만드는 것도 오히려 있는 천장을 벗겨내는 것도 스스로라고 생각해요. 그 아이에 대해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기에 더더욱 자신에게, 자신의 발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반대로 바닥을 만드는 것도 당신입니다. 그림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실력이 당신보다 낫다고 생각했기에 당신이 친구로 만든 바닥이 갑자기 천장이 되어버리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요. 설령 입시라도 예술은 추상적이고 각자 잘하고 못하는 것과 개성이 있잖아요? 설령 똑같은 정물을 그려도 그 안에서 각자 어렴풋이 드러나는 장단점은 다를거에요. 부디 당신을 포함한 모두를 저울에 올려놓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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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m1015 (글쓴이)
· 3년 전
@jpeg 우선 제 긴 글을 읽고서 이렇게 길게 작성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 드리며.. 그러게요. 제가 왜 그랬을까요? 익명님의 글을 읽고 나니 참 제가 너무 타인을 도구화? 뭐라해야하지, 너무 경쟁에 치우쳐져서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익명님이 첫 질문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리냐' 라는 것에 대한 대답을 못하겠어요. 예전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게 즐거웠는데. 지금은 내세울 수 있는게 고작 미술뿐이라, 여지껏 인생에서 미술을 위해 투자한 노력과 시간이 아까워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질문은 제 스스로 전부터 생각을 했지만 아직도 ..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익명님 말대로 저보다 잘난 사람은 차고 넘치고 친구들의 실력을 쌓기까지의 노력이 제가 함부로 잴 수 없는 것이라고 .. 저는 이렇게 자책하고 비하해서 자신을 내몰고까지 해서 얻은 뭐 대학, 취업등의 명예? 를 얻어도 정작 성인이 되어 무엇을 그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신념을 가지고서 그림을 그릴지도. 어쩌면 제가 실력이 낮다고 평가했었던 친구들이 저보다 미술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시선과 목표를 바꿔보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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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하지만 입시를 위해선 어쩔수 없이 그림을 저울에 달아야하는데 그렇기에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교육자이자 평가자로써의 자격을 지닌 분. 그냥 내가 스스로 비교하기 보다 선생님께 내 그림에 대해 질문하고 내 성장에 집중하고 단점을 하나 둘 줄여가다보면 입시 합격의 문턱을 밟겠지요. (물론 선생님이 좋다는 전제가 있어야하지만..) 타인과의 비교도 그냥 선생님께 맡기세요. 직접 선생님이 입을 열어서 타인과 비교 할때 타인의 장점만 챙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본인의 실수도 실수가 아닌듯 커버하고 단점도 매력으로 바꾸는 것이(시험 중이라는 전제 하에. 연습 중일땐 단점은 개선해야..) 자신의 실력이 크게 느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뭣보다 완성을 해야 피드백을 받죠.. 시험에서도 어쨌든 완성을 해야 점수를 받고.. 어쨌든 입시의 길에 놓인 상황에서 마인드 컨트롤이 제일 중요한것 같더라고요. 타인과의 비교를 끊는 것도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성장에 기뻐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도 포기하지 않는 것도 다 그를 위해서인거 같아요. 알아요 저도 이거 뻔한 말인거 비록 뻔한 말 밖에 하지 못하지만 아 이런 방법도 있었지 하고 상기되거나 뻔하지 않더라도 이런 길도 있구나 하고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이 조금 더 넓어지는 등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서였어요.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으라 고생하셨고 저의 대답으로 당신의 우울감이 1초라도 없어졌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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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이런 글 마저 작성하느라 답글을 이제 봤네요 ㅠㅠㅠ 저도 첨엔 나 그림 왜그리지 라는 질문에 대답 못했어요. 그냥 초등학교 1학년부터 부모님이 취미로 보내셨다가 한 것 뿐이라서 해온게 이거 밖에 없어서. 근데 저도 제 인생에 1/3은 걸쳐서야 겨우 생각해낸거 같네요. 그냥 천천히 본인이 뭘 좋아했는지, 했었는지, 싫은건 왜 싫어하는지 생각하다보면 나오는거 같더라고요. 제 글이 많이 무례하지 않았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개떡으로 말해도 찰떡으로 알아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입시 잘 치르시고, 입시를 넘어서 이후의 삶에도, 굳이 예술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행복 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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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m1015 (글쓴이)
· 3년 전
@jpeg 정말 진심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열심히 수용해서 제 단점과 생각을 바꾸어 나가볼게요. 익명님도 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정말 감사해요. 이런 고민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는데, 조금은 숨구멍이 생긴 기분이에요. 아뇨, 전혀 무례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따끔하게 조언해주셔서 정신을 차린 것 같아요. 주변에서 받은 칭찬으로 겨우겨우 그림을 그리는데 자만감은 당연히 높고 그 안은 텅 비어있을 수 밖에 없는 듯해요. 익명님이 그 껍질을 뚫어주셨으니 그 안에 저만의 성찰과 신념으로 채워나가겠습니다. 익명님 말 캡쳐해서 제가 크게 주저앉을때마다 볼게요. 정말 .. 감사합니다. 조금은 홀가분해진 기분이에요. 익명님에게도 행복이 찾아오길 바랄게요!! 저 역시 너무나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멋지게 성장한 성인이 될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