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데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말을 뱉어내는 순간 정말 그렇게 되어 버릴 것 같아서야.
심지어는, 내가 스스로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없을 만큼
나의 짐이 버거워지는 순간조차도 말야.
스스로 우울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자꾸만 슬픔을 참고
내가 누군가의 대나무숲이 되어 본 적이 있기에,
다른 이의 슬픔을 그저 들어주는 일조차도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알고 있기에 차마 누군가에게 기댈 수도 없어.
이젠 다른 이에게 기대는 게 두렵기까지 한걸.
내가 힘들어질 때면, 이곳의 수많은 사람들 곁으로 찾아와
다른 사람들의 말들에 토닥임을 남기고 가곤 해.
나 힘들어요, 한 번만 안아주세요.. 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
어쩌면 난, 나의 아픔을 털어내는 것보다
남의 아픔을 감싸안아 주는 일에 더 익숙할지도 몰라.
이제 그만 다 털어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