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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패주고 싶다. 정말 싫다. 넌 말과 태도로 내 정신과 마음을 죽일 듯 패고 던지고 하는데 왜 난 못하지? 넌 멍청하고 꼴에 자존심 있고 멍청해. 두 번 강조해도 모자라. 제발 사람들이 네가 얼마나 나쁘고 못됐고 날 힘들게 했고 내가 피해자고 네가 가해자고 난 너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모두가 네가 한 짓을 알고 널 욕하고 경멸하고 내게 사과하라고 화내줬으면 좋겠어. 네 인간관계를 모두 망치고 싶어. 내가 끝까지 피해자로 남기 위해선 날 죽여야만 사람들이 알아줄까? 역시 내가 널 죽이면 안 알아주겠지? 그게 뭐라고 이렇게 힘드냐. 딱 한 번만 저기서 떨어지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왜 이리 힘들까. 내가 죽는 방법과 팁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수집하고 다니는지 모르지? 내 죽는 계획이 얼마나 수정 보완 됐는지 모르지? 제발 네가 내 앞에 무릎꿇고 미안하다 잘못했다 다 내 잘못이다. 머리박고 빌었으면 좋겠어.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제발 죽어주면 안될까? 그게 안되면 날 죽여줘. 소원이야. 같이는 못 살아. 내가 묻고 또 묻어도 그게 지워지냐고 용서가 되냐고 안 없어져. 못 없애. 나 너 용서 못해. 근데 너는 용서를 빈 적도 없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도 이해 못하는 주제에 미안하다고 했잖아. 내가 얘기 꺼낼 때마다 또 그 소리냐고 했잖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게 잊어져? 어떻게? 난 그게 안돼. 그래 기억을 잃긴 했는데 내가 뭘 느꼈는지는 생생해. 내가 기억을 잃고 싶어서 잃었을 것 같아? 전혀 아니야.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억이 점점 사라지는데 어떡해. 네가 사과만 제대로 하고 용서해줄 때까지 빌고 또 빌었으면 내가 기억 잃은 거 안 아쉬워해. 그거 기억해서 뭐가 좋다고 아쉬워해? 네가 뭘 했는지도 기억 못하고 사과도 안 하고 그러니까 내가 기억이라도 해서 억울할 때 말 좀 제대로 하려고 아쉬워하는 거야. 난 억울해도 말도 못해. 기억이 부분부분 비었어. 네가 이런 일도 있었고 나한테 이렇게 말했고 네 태도는 어떠했잖아! 하고 말해줄 수 없으면서 사과를 바라는 내가 우스워서 그래. 그래 나도 내가 이상한가 몇 번이나 생각해보곤 해. 근데 기억 안나도 너 때문에 내가 죽고 싶어했던 적이 몇 번이고 울었던 게 몇 번이고 아파한 게 몇 번인지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네 잘못이야. 네 모른다는 태도에 난 이제 네가 죽든 내가 죽든 해야겠어. 그 전에는 무엇도 용서할 수 없어. 난 가끔 네가 무서워.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가 무서워. 강한 척 살아가는 게 얼마나 짜증나는 지 알아? 약해보이면 넌 날 더 우습게 알 테니까. 울고 화도 못내고 구석에 처박혀 떨면서 지내면 너한테 사과해야한다고 말해주는 사람 없을테니까. 내가 잘못한 거 없으니까 당당하게 사는 거야. 난 널 죽여도 당당하게 하루 더 살고 죽을 거야. 너 없는 세상을 즐기고 죽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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