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가정이 부러웠다. 내가 가지질 못한 그것들을 당연히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 천천히 그 감정들이 열등감으로 변했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무의식중 너네는 나보다 힘들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실려있었다. 어쩌면 친구들도 알았을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단 걸 인정하는게 힘들었다, 아니 인정하기 싫었다. 자기 가족 얘기할때면 얘길 하길 꺼리거나 없는 일을 지어내는 것도 싫었고 새학기에 나눠주는 자소서에 든 가족 소개와 수행평가에 채우는 가족 얘기, 시간 아까운 학교에서의 교육은 더더욱 싫었다. 나는 겉으론 당당한 사람이었다. 좋은 사람이었고 신뢰가 있는 사람이었고 내 신념이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나는 다 사라지고 부서져서 볼 수가 없다. 매일이 두려웠다. 언제쯤 지나야 끝나는지 미칠 것 같이 만드는 가정폭력이 너무 싫었다. 나에게 오는 모든 감정, 말 모든 것들이 나에게 화살로 돌아와 나는 미안한 사람이었고 감정쓰레기통이었다. 나는 빌어야 했다. 나는 자존심 따위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집에서 가장 밑에 위치한 계급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사랑을 갈구했다. 나를 위한 관심이 바랬다. 나를 향한 따뜻한 무언가를 너무 바랬다. 그래서 천천히 바꿔 갔다. 안에서 받지못한 사랑과 관심을 밖에서 얻기 시작했다. 그래서 겉은 완벽해보이는 사람이지만 속은 썩어가고 있다. 점점 겉과 속이 다른 내가 역겨워진다.
나는 내가 싫다. 내가 싫어. 내가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