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환자는 즐거우면 안되는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우울증|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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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환자는 즐거우면 안되는걸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lepetitprince27
·3년 전
안녕하세요 올해 17살이 된 우울증을 앓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심했고 항상 성적에만 목을 매달아가며 살아왔어요 그러다가 부모님의 권유로 국제중학교에 다니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3년간 미친듯이 경쟁하고 또 성적을 유지하려 하루에 3시간정도밖에 자지 못하며 공부를 하고, 그리고 3년간 왕따를 당했어요. 원래는 외고를 목표로 했는데 왕따와 집안에서의 압박때문에 3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완전히 망쳤고, 외고의 꿈은 물건너가버렸어요. 그즈음부터 자해를 시작해서 처음에느 샤프로 긋던게 어느새 커터칼로 바뀌었고 그렇게 3개월간을 숨기며 살다가 공황장애가 오고, 그게 ***점이 되어서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이 제 상태에 대해 아시게 되어서 12월달에 처음 정신과에 다니게 되었어요. 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니 중증 우울증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계속 병원을 다니면서도 자해가 심해지고, 자살시도로 정점을 찍고 폐쇄병동에서 1달간 입원해있다가 나와서는 지금까지 이렇게....그럭저럭 지내고 있어요 아직도 매일 자해를 하고, 목을 졸라매고, 자살충동에 시달리긴하지만요..... 예전에는 50만큼의 우울이 하루종일 지속되었다고 하면 지금은 괜찮다가도 갑자기 150만큼의 우울이 나타나서 저를 괴롭혀요 하루에도 몇십번씩 이러니까 정말이지...우울한건지 아니면 우울한척을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자해도 계속 심해져서 이제는 피가 흐르고흘러 웅덩이를 이루지 않고서는 만족하지 못하고 그짓을 매일 반복하고 있어요. 정말 멀쩡히 책을 읽다가도, 영상을 보다가도, 게임을 하다가도 갑자기 우울이 고개를 내밀고는 저를 이불속에 쳐박혀있게 만들어요 그냥 노래를 듣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영상을보다가도 뭘 하고 있던간에 어느 순간 "어? 내가 왜 이걸 즐기고 있지? 내가 왜 우울 이외의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지? " 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금 우울해지고, 또 계속 자해생각이 나게 만들어요 요즘에는 자꾸만 자해충동도, 자살충동도 하루에 몇십번씩 왔다가는것 같아요. 정말 매일매일이 죽고싶은데...간절하게 죽고싶은데 왜 죽고싶은지를 모르겠어요. 따를 시키던 애들도 이젠 다시는 볼 일도 없고, 목매가며 공부해가며 숨막히던 나날들도 이제는 끝이 났는데, 예전처럼 하루종일 우울한것도 아닌데, 예전처럼 부모님이 성적에만 반응해주시지 않고 이제는 가족들에게 충분히 사랑을 받고있는데, 힘들 이유도, 힘들 일도 없는데 왜 자꾸 망가지고싶고, 무너지고싶고, 아프고싶고, 계속계속 아픈지 모르겠어요 매일매일 신체화증상들이 밤낮으로 저를 괴롭히는것도 이제는 너무 지겨워요 아침에 눈만 뜨면 하루종일 가슴이 아파트에 짓눌리는듯한 느낌이 들고 온몸에서 작열감이 들면서 온몸을 약불에다가 지지는것 같은데 너무 추워서 몸이 덜덜 떨려요.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제안에서 자꾸만 악마를 키우고있는 기분이에요 아니 그런것 같아요 어릴때부터 항상 성적에만 부모님들이 반응해주시고, 또 좋은 성적을 받고, 상을 받을때마다 지인들이 축하를 해주니까 계속 공부에만 목을 매게 되더라구요....그렇게 지금까지 외교관이라는 꿈을 바라보며 17년간 살고, 국제중에 다니고 외고를 목표로 했는데 무너지고나서 돌이켜보니까 왜 외교관이라는 직업에 목을 맸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냥 아무 이유없이 맹목적으로 외교관이 되고싶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꿈은 없지만 아직도 계속 성적에 목매게 되요. 부모님들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며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시지만 저는 그게 안되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모평을 봤을때 상위 14%가 나왔어요. 근데 저는 그때 10% 안에 들지 못한 저 자신에게 엄청난 혐오감을 느끼며 몇십줄씩 깊고 길게 그어서 정말이지 세면대 바닥이 다 잠길만큼...정말 가장 심하게 자해를 했던것같아요. 자꾸만 무조건 최고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고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하면 저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져요. 매일 공부를 할때도, 실수를 할때마다 제가 너무나도 싫어지고 화가나서 팔등에 자해를 하고는 해요... 원하는꿈도 바라는것도 없는데 계속 공부에만 목매게 되요.. 그냥 머리속에 악마가 그렇게 시키는것 같아요. 공부를 계속하면 할수록 저자신에게 독이된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만둘수가 없어요. 중간, 기말, 모평에서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자살할거같아요. 아니 아마 그럴거에요. 자꾸만 제 안에 다른 자아가(악마가) 있는것 같아요. 항상 저 악마가 시키는대로만 해왔고,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자책하고, 자해하고, 그리고 자살시도를 했어요. 위에서 언급한 자살시도가...마지막 기말고사에서 전교10등 안에 드느걸 목표로하고 있었는데 15등을 해서, 그게 너무 화가나고 제 자신이 싫어서 타이레놀을 56알을 털어먹고, 인터넷에서 봐서 집에 있는 술을 먹곤 거의 죽어가다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금방 병원에 실려가서 겨우 살았어요. 자꾸만 악마가 원하는걸 하지 않으면 자꾸 저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서 너무나도 힘들어요 매일매일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도 갑자기 우울해지고, 자해생각이 들어서 미친듯이 긋는것도 싫어요 그리고 매일매일 무언가에 집중하고, 그것을 하면서 우울을 느끼지 않고있는 저를 보면서 미친듯한 혐오감이 들어요 왜 우울증환자인데 우울해하지 않냐는생각이 들면서 엄청난 무력감과 혐오감 그리고 우울감이 들어요... 우울증환자는 즐거우면 안되는걸까요....?
답답해혼란스러워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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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d
· 3년 전
성적이 중요치않단 진부한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선 학벌이 중요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게 이 정도의 괴로움을 수반하면서까지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힘내세요. 저희 모두 반드시 행복해질수 있을겁니다. 이후에 언젠가가 됬든, 혹은 바로 지금이 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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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rjade
· 3년 전
우울증에 걸리면 계속 우울증에 앓는게 의무가 된 것 같죠, 정말 이해해요. 조금이라도 괜찮으면 뇌에서 안돼, 나는 계속 우울해야해, 하면서 말리죠. 하지만 정말로 계속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면 안되잖아요? 우울증은 괴롭지만, 극복 가능한 병이에요. 그 작은 행복들, 우울을 느끼지 않는 순간들을 찾을수록, 그 순간에 바로 생각나는 건 우울해야해, 라는 생각이겠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아니야, 조금씩 나는 나아질거야, 지금 이 순간 동안은 아무 생각 하지 않을거야, 이렇게 살기 싫어 라고 주동적으로 생각을 바꾸러 노력해야 해요. 힘들지만 우울증이 나 자신의 전체다,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울증은 내가 싸워야 하는 대상이고, 지금만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존재다 라고 생각하는게 조금씩이라도 그 절망의 악마를 벗어나는 방법이에요. 자해나 자살 충동도 마찬가지에요. 그래도 지금은 충동을 느낄 직접적인 이유가 없다는 사실은 깨닫고 계신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우울증은 뇌에 있는 화학물질들의 불안정함 때문에 일어나, 아예 논리적이지 않은 생각들을 하게 하니까요. 느껴질 때마다 그 비논리적이라는 사실에 집중하려 노력하고, 자해도 하나의 중독이고 버릇이기 때문에 조금씩이라도 멈추려고, 덜하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해요. 하루만에 완전히 버릇을 버리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충동이 느껴질 때마다 그 순간에 주의를 끌 수 있는 다른 것에 집중하여 대채할 것을 찾아보세요. 제가 아는 친구들은 종이 같은 걸 찢어서 충동을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자해하고 싶은 부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그런걸 돕는 앱 등을 찾아서 이용하더라고요. 그런 자신만에 맞는 대안을 찾아보는게 괜찮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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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ynight0
· 3년 전
얼마나 아팠어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어요..? 정말 많이 고단했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질 않네요. 너무 수고 많았어요.. 여태까지 꾸역꾸역 살아오느라요. 우울증 환자라는 건 여태 많이 아팠다는 뜻이잖아요. 현재도 여전히 힘들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행복해도 되죠.. 그건 너무 당연한 거잖아요. 누구나 행복할 권리는 있어요. 지금까지 괴로워하고 힘들어했으면 됐지, 세상이 정말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분명 이젠 좋은 일들도 조금씩이나마 가져다주지 않을까요? 즐거워도 괜찮아요. 행복해도 괜찮구요. 우울증에 걸렸다고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내내 우울하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조금씩 회복이 되고.. 일상의 소박한 순간들을 누리고 즐기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우울증 환자에게 그만큼 소중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의 기억들과 감정들이요. 그러니까.. 아직은 많이 아프더라도, 아주 작은 순간만큼은 행복해줘요. 억지로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 감정이 찾아왔을 때 떨쳐내려고 애쓰지는 말아요. 죄책감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래 아파도 되고.. 행복해도 괜찮아요. 모든 건 그 감정을 느끼는 우리의 자유니까요. 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이에요. 부디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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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rjade
· 3년 전
아, 그리고 성적이 가장 큰 강박 같은데.. 이 세상은 크고 지금 까지 겪었던 부분이 전부가 아니에요. 나보다 공부 잘 하는 학생들도 많고, 그런만큼 나보다 못하는 학생도 많죠. 그런데 나보다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은 다 살 가치가 없는건 아니잖아요? 특목고에 들어가지 않아도, 목표였던 대학에 들어가지 않아도, 큰 문제 아니에요. 인생은 살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아요. 대학을 '좋은 곳' 안 가도 잘 살면서 행복한 사람들이 세상 대부분이에요. 대학 재수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많고, 대학을 아예 안 가도 다른 흥미를 찾아 잘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공부 잘 하면 좋죠. 미래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더 쉬워지겠죠. 하지만 그 미래를 보려고 살아있어야지 공부가 의미있죠. 공부는 행복하고 오래 살려고 하는 건데. 어렸을 때부터 살 길을 정해놓았는데, 그 와중에 갑자기 바뀌면 당연히 우울증이 올 수 있죠. 자신은 성적 때문에 가치있다 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그게 망가지면 상실감이 클거예요. 하지만 사람의 가치는 그 시험지에 적혀있는 숫자보다는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건 당연하잖아요? 성적과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악마가 그래도 우긴다면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하며 논리적으로 반격해보세요. 성적이 낮은 사람들은 그러면 다 인생이 쓸모없거나, 나중에 다 불행할까? 답은 저절로 오겠죠.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부모님께서 많이 아껴주시는 것 같으니, 혼자 견디기 힘들때는 도움을 요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