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연을 끊어야할까요?
성인이 된 지금에서야 생각 하는 거지만、
제가 어렸을 때 정서적 학대를 당한 것 같아요.
제가 미취학 아동일 때 제 아버지가 외도를 해서 부모님께서 이혼하셨어요.
그래서 그 당시에 어머니는 아버지한테 물건을 던지기도 하시고、
아버지를 팡팡 때리기도 하시면서 화를 내셨어요
그리고 어린 저는 그걸 전부 보고 있었죠
제가 기억하는 한 가장 심했을 때는 어머니가 과도를 들고 오셔서
저와 제 아버지를 향해 겨눴고 "세 명이서 그냥 같이 죽어버리자,"
라고 하셨던 적도 있었죠.
그때는 그게 크게 문제가 있는지조차 생각할 수 없었고
제 존재가 모두를 불행하게 한 것 같아서 죄인처럼 살았어요.
초등학생 때는 친구들이랑 방과후에 놀고 싶어도
엄마가 싫어하니까 그러지 않았고、
학교에서 선생님께 맞고 와도
"네가 그럴 만 하니까 그런거다"라고 하셨고
밖에서 다른 어른들이
"애가 순하고 착하네요,"라고 하면
어머니는 여러가지 이유를 나열하시면서
그걸 부정하셨고 저는 그런 환경 속에서 점점 작아만 졌습니다.
초중고등학교에서도 금방 왕따가 되어버렸고 사회성을 기를 틈도 없이
제 세계는 무서운 집 밖에 없게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또 다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어왔습니다.
그리고 22살이 된 이제야 와서
친구 한 명이 "내가 너였다면 가출 한 번은 해봤을 것 같다"
라는 말을 해서
제가 겪어온 아픔이 정서적 학대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PTSD로 남아있는 엄마의 고함소리에 대해 울면서 솔직하게 털어놓았는데요
어머니께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상처인데
이렇게 간단하게 사과를 받아들이고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은 될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살아온 건, 받은 상처는
제 22년 평생 유일하게 제가 해왔던 전부인걸요.
이런 식으로 그 상처를 그냥 넘겨 버린다면
그동안 줄곧 죄인처럼 살아왔던 세월은 뭐가 되는거죠?
이런 생각에 망설이고 있던 제게
아니나 다를까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딨냐,
넌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는 걸 좀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
그런 말을 덧붙이더군요.
저는 그게 마치 내가 받은 상처가 아무것도 아니고
나는 그냥 내 스타일대로 살아왔을 뿐이다
라는 식으로 들려서 예민해졌고,
그래서 지금 얘기를 왜 하는거지하고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야?"
라고 말했더니 엄마가 화를 냈어요.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냐?"
"사과를 했으면 받을 줄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그게 뭐 그렇게 큰 죄라고 자꾸 그러냐,"
라면서요.
결국 엄마는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적어도 진심으로 제게 사과하려는 마음도 없었던 것입니다
너무 비약인가요?
다른 분들께는 어떻게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저는 그렇게 밖에 생각이 안 드네요
어쨌든 그 말을 듣는 순간 온 몸에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어요.
엄마라는 사람에 대한 존재와 함께
제가 평생을 바라봐온 유일한 세계가 무너졌어요.
이제 더 이상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정말 내가 나쁜 년이고
엄마가 피해자인건가하고 제 자신을 의심하게 돼요.
이런 상황에서
1. 엄마는 학대적인 육아방식으로 저를 기르신 게 맞나요?
여러분의 객관적인 의견 부탁드립니다.
2. 어머니와 연을 끊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