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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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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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안녕하세요. 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조금 긴 인생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추측되는 원인은 왕따나 학업 스트레스 때문이긴 한데,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우울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저 크면서 "아, 내가 우울증이어서 그랬구나." 라는 사실만 깨닫게 됐어요. 우울증 때문에 인터넷에 쏟는 시간이 많아지고, 인간관계도 파탄나고, 부모님과도 많이 싸웠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상담을 겨우 고민해봤는데, 대학 진학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상담을 받지 못했어요. 성인이 된 지금도 얹혀사는 입장이다 보니 전문적인 상담은 꿈도 못꾸는 상황이에요. 용기 내서 받아 본 온라인 상담은 생각보다 도움이 되지 않았고요. 그래도 물려받은 머리가 있어서 그런지 성적은 나쁘지 않았고, 대학까지 하이패스로 갔어요. 사실상 우울증 때문에 한 문장도 적어내리기 힘든 상태였는데, 이 때 기적이 일어난 게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대학에 간다고 인생이 나아지는 건 아니었어요. 입학한 지 1년이 지나니까 취업과 진로에 대한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그동안 스스로 망쳤던 인생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우선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인망이 별로 좋지 않아서 할 수가 없었어요. 과거에 우울증 때문에 안좋게 헤어진 사람들도 많고, 진짜 좋아하는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는 대중에게 잘 보이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뭘 그려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생물에도 관심이 많기는 한데 우리나라에선 거의 가망이 없고, 제대로 배우려면 해외까지 나가야 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어요. 지금 대학 다니는 것도 간당간당한데 외국에서 자취를 한다면 돈이 장난 아니게 깨질 것이고...물론 간절하게 하고 싶어진다면 저축이라도 해야겠지만 아직까지는 확신이 없어요. 그밖에 프로그래밍도 공부하고, 공시 준비도 해 보고, 언어 자격증도 몇 개 따놨는데도 내가 할 수 있는, 혹은 하고 싶은 일이 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제가 잘 하는 일은 결국 남들도 할 수 있는 일이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어렸을 때부터 자기관리를 철저히 했어야 됐는데 말이에요. 우울증 때문에 현재진행형으로 망하고 있는 인생에 회의감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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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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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sung
· 3년 전
글을 읽고 글쓴이님이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조급하게 생각마시고 계속 찾가보면 글쓴이에게 맞는 길을 찾을거란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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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1229
· 3년 전
20대 초반. 저또한 그 나이대로써 매일 보이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걱정해요. 내가 뭘하면서 먹고살수 있을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옳은 걸까. 남들은 미래를 위해서 나아가는데 왜 나는 제자리인걸까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일까. 이런 고민들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죠. 그시기가 딱 그런 시기인거 같아요. 사춘기 이후에 찾아오는 또 다른 과도기. 전 이 고민들이 그나이때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생각해요.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또 실패해도 괜찮아요. 하다가 안되다면 다시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았어요. 벌써 프로그래밍에 여러 언어 자격증까지 엄청 멋있는걸요? 꼭 남들이 못하는걸 해야하나요. 남들만큼 하는 것도 벅찬데..하고싶은 일들이 현실에 부딪치는건 어쩜 당연한거라 생각해요. 모든게 쉽게 풀리면 기적도 행운도 성장도 없을꺼에요. 비록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순 없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시게 될꺼라 믿어요. 머리도 좋으신데 더더욱 잘될꺼예요.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하신거같아요. 그리고.. 만약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더 과거를 탓하고있지 않을까요? 현재에도 충분히 무엇이든 시작할 수있어요. 절대 늦지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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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swansung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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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young1229 마카님도 같은 20대 초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고 부드러우신 것 같아요. 프로그래밍이든 언어 자격증이든 겉핥기라서 취업에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요..언젠가는 답을 찾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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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1229
· 3년 전
물론이죠! 수박겉핡기라도 무언가를 시도 했고 이를 달성했기 때문에 얻어진거 아닌가요? 그 용기와 끈기가 가상한걸요! 솔직히 충분해요. 부족하지 않아요. 감히 말씀드리지면 조금 더 놀아도 되고 방황해도 전 좋다고 생각해요. 언제 또 이리 방황해보겠어요. 마지막으로 일탈할수있는 시기라 생각해요. 하고싶은건 뭐든 해보세요. 이리 말하다보니 당신의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저를 성숙해보인다 하셨지만 지금의 저는 휴학을하고 처음으로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글쓴이 분이 훨씬 선밴걸요! 오히려 전 글쓴이 분 글을 보고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같은 또래로써 언제나 응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