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누구에게도 제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습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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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HaeChan
·3년 전
저는 그 누구에게도 제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진지하게 들어 줄 사람이 두명 정도. 말해봤자 이해받기 힘들고, 각자의 줏대로 제 생각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려는사람이 제 주변사람 대부분이더군요. 그래서일까요, '심리적으로 많이 외로운 상태'라고 어른이 되어서야 자각했습니다. 거의 다 맞춘 퍼즐에 남은조각이 어디에도 없듯 고등학생때부터 삶이 공허하다고 느끼기도 했죠. 경희대 한의학과를 가기 위해 집에서 재수를 하였었습니다. 재수하던 도중, 아빠의 폭행과 폭언이 당시의 제 심리에 큰 파동을 일으켰었죠. 기존에 무뚝뚝하고 하루종일 일하느라 보기힘든 부모님이었지만 제가 자라면서 단 한번도 저런적이없었고 고집은 세지만 기댈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더구다나 이유나 명분이라도 바로 알았다면 덜했을텐데 오후 6시 30분 퇴근하고 수건을 개고있는 저한테 다가와서 갑자기 뺨을 때리고 나가죽어라 XX놈아, 이 쓰레기같은 XX 라고 몇십분 욕하고 때리니 멘탈을 못잡겠더라구요. 아이러니한건 같이 있었던 엄마가 말려줄줄알았는데 오히려 같이 저를 욕하더군요. 지독하게 괴로웠습니다. 며칠을 침대에서 일어나지않고 울기도하였고 며칠동안 제 방을 나가는게 두렵고 눈을 뜨고싶지 않아서 며칠을 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구나'라는 나약한 존재임에 좌절하기도 했죠. 나한테 왜이러는지도 모르겠고, 집에서 꺼지라고하면 난 결국 죽겠지 생각했습니다. 가슴이 너무 찢어지게 아파서 이렇게 살 바엔 아파트에 뛰어내려 죽을걸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그만 아프고 싶었어요. 막상 죽으려하니 갑자기 너무나도 억울했습니다. 내가 대체 뭘 잘못했기에 이렇게까지 아파야되는거지? 살면서 공부밖에 못해봤는데. 진짜 아름다운 세상, 풍경, 맛있는 음식들도 못먹어봤는데. 이런 생각이 든 후엔 겁이나서 못죽겠더군요. 군대를 다녀오며 다들 얘기하는 '부모와 술한잔 하며 과거 회포를 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을 거치면 왜그랬는지 알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군대 내에서 그 당시 그런 행동을 아무이유없이 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했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심리학책도 두루 읽었습니다. 근데, 술한잔 걸치며 이야기를 해결하는 그거, 100% 성공하는게 아니더라구요. 당연히 얘기진행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아빠는 "나는 그런적이없는데 나를 ***로 몰아넣고 있냐.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냐"고 화를 내시는건 예상 내에 없었거든요. 그렇게 차후 화도내고 웃으며 노력도 해보고 해봤지만, 의미 없었습니다. 엄마는 초반엔 "너희아빠가 원래 이런사람이다. 가족을 위해 니가 이해해줘라" 최근엔 "부모가 자식을 때리고 욕할수도있지 이게대체 뭐가 문제될건데" 하시더군요. 갈등이 있고 5년이나 흘러 드디어 가족상담을 갔는데, 장관도 이런 장관이 없었죠. 1시간에 10만원이나 하는곳에 지금껏 얘기들을 며칠을 통해 토로했더니 상담사는 '가족끼리 대화가 부족했네요. 노력하면 좋아질겁니다'거리고있고 둘이서 눈물흘리며 니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줄 몰랐다. 미안하다. 하면서 다음날에 니 누나 말마따나 너를 정신병원에 보냈어야 했다며 왜 이런걸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때릴수도 있는거지 사내XX가 그걸 가슴에 품어두냐 하더군요. 기어코 이 얘기를 듣고서야 확신한겁니다. 나에게 정말 소중했던 가족이, 지금은 가족이라 부를 수 없는 관계가 되어있구나. 이 사람들은 일그러져있는 사람들인데 계속 이러한 모습을 보려하지않고 외면하고있었구나. 느꼈으면서도 집에서 바로 뛰쳐나오지 못했어요. 멍청한 미련때문에. 최근엔 아빠라고 불렀던 사람이 술에 쩔어 들어와 집안에 여러물품들을 집어던지고 깨트리고 내방에 들어와 니가 나한테 어쩌면 이렇게 냉대할수있냐며 할복하고 죽겠답니다. 자다깨서 이성붙잡고 침착하게 달래면서 진정시켰죠. 이런 저에게 진정한 행복이란게 뭔지 알려준 존재가 있었습니다. 오촌동생이고 저보다 9살 어린 남동생입니다. 재수를 끝마치고 종종 만나게 되었는데요. 처음엔 그저 귀엽게 생겼고 걔도 저를 많이 좋아해주고, 웃는 모습이 볼때마다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서로 집이 많이 멀었지만 제가 종종 KTX타고 왕복하며 놀이동산들도 가보고 영화도보고 스키도 타보고 사격도 해보고 레스토랑도 가보고 ... 밤새서 폰으로 영화도 보고 ..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도 같이 가보고 .. 디스코드로 자기 게임하는것도 보고, 같이 롤도하고 .. 종종 밤에 전화하며 한두시간 전화하기도 하고 ... 추억을 많이 쌓았습니다. 나중엔 얘가 생긴게 귀여워서가 아니라 그저 목소리듣고 보기만 해도 엄청 행복하더라구요. 하지만 서로의 관계에 있어 저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음을 자각하곤 있었습니다. 독점하고싶다는 생각, 내가 좋아하는만큼 나를 좋아해줬으면 하는 마음. 자각했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저러한 생각들이 점차 덜 자제하게 되더군요. 게다가 동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옛날만큼 절 좋아해주진 않더군요. 헤어질때 아쉬워하는 모습은 더이상 없고 자신의 얘기가 많이 줄고 점점더 많은걸 숨기려고 하더라구요. 어찌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련의 과정이다. 이성은 그리 생각하면서도 제 입은 걔한테 화를 내고 있더라구요. 집에 돌아갈때 인사도없이 가려는모습이 서운했다고. 종종 연락안됐을때, 약속했던 날짜를 통보하며 바꾸려할때는 더이상 연락하지 말자고까지 했습니다. 그때마다 동생은 저에게 잘못했다는 말보단 변명을 늘어놓았죠. 제 부모때문에 힘들때는 건지만 잡히면 화를 냈습니다. 나 지금 멘탈상태 제정신아니고 동생한테 전화하면 부정적일거라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론 기대고싶은 마음에 계속 전화하며 속마음의 얘기들을 풀어나갔습니다. 심지어 나랑 놀러다닌 모든 과정이 나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게 아니라 난 그저 놀러다닐 수단, 빌미 아니었냐고까지 했어요. 점점 전화 주기는 길어지고 전화길이는 짧아졌습니다. 문자도 즉답이아닌 하루이상이 걸리거나 단답이었죠. 두달 전 동생과 밤에 통화하며 인제 자주 전화하기 싫다고, 삼촌으로서 거리를 유지하고 싶다고 통보받았습니다. 제가 했던 말들이 상처가 주 이유고 서로에게 상처주기 싫다고도 했습니다. 인과응보에요. 인과응본데, 얘한테는 어째서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 움직이더라구요. 제가 동생에게 "이렇게 거리두는 내용을 통보할거면 서로 연락하지 말자" 얘기했어요. 내가 실수한것도있지만 분명 너도 실수한게 적지않게 있는데 대화도 거치지않고 거리두자고 통보하는건 좀 아니다고 생각했었죠. 동생은 고민을 좀 하다가 알겠다고 대답했죠. 잘됐다 생각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기존부터 생각하길 저처럼 심리적으로 불완전한 사람과 함께있을바엔 떨어지는게 동생에게 좋을거라 생각했었었죠. 전화를 끊고 감정을 삭히고 나니 불안해졌습니다. 저에게있어 큰 파이를 차지하고있는 동생이 사라진 세상을 감당하기가 무서웠습니다. 더이상 정신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니 못견딜것 같았습니다. 다시 전화해서 말 함부러해서 미안하다고 연락하지말자한거 철회하고싶다고 세시간을 붙잡고서야 삼촌정도의 거리만 둘거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죠. 현재는 옛날처럼 전화하고싶을때 전화하기도 눈치보이고, 문자도 하루는 지나서야 답장해줍니다. 더이상 친하게 지내기 싫은데 절 생각해서 연락하는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제가 동생을 좋아했던 감정은 사뭇 쉽게 꺼지지가 않아서 ... 동생 생일인 12월에 직접만든 케익 선물을 마지막으로 동생이 더이상 친하게 지내기 싫다하면 감정을 접기위해 노력해보려 합니다. 현재 저는 친구도 그다지 없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외줄타기하는 모습같습니다. 동생이랑 전화하거나 연락되면 이틀정도 행복했다가 연락이 오랫동안 안되면 무시당하는건가 생각하며 쉽게 우울해집니다. 저의 세계가 너무 좁죠. 동생을 통해 전 별로 좋은사람이 아니란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감정에 휩쓸려 쉽게 상처주고, 사과했으니 무마됐겠지 안일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끔 노력하고자 하는 대상들을 강한 강도로 비관적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 현재 행복하진 않아도 행복해보고 싶어서 아둥바둥 노력하며 살아보고 있습니다. 보통 다들 의존할 수 있는 가족이 저에겐 없고 친구도 없고, 사는게 자신도 없지만 .... 뭐 아직은 살아보려 합니다. 살기위해 웃으며 에너지넘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호텔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부디 행복했으면.
공허해기대돼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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