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취업을 준비하고 면접을 보고 테스트를 하고 나니 어느새 내 몸은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감소로 말라가고 애초에 먹을 의욕도 없더라. 누워있는게 제일 편하고 틈만 나면 생각이 복잡해져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무척 예민한 나는 집에서 테스트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결국 가족이랑 싸웠고 너무 쉽게 눈물을 보인 나에게 나약하다고 내뱉는 가족들을 미워했었다. 나도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고 싶지 않았는데. 왜 내 잘못이라고만 하는거지. 하지만 그 마음은 곧 바뀌어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이렇게 약하면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하나. 내가 아니면 어떻게 나중에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을까? 제 오빠도 취업난에 흔들리는데 나라도 잘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부담감이 막 성인이 됐을 무렵부터 나를 조심스레 짓눌러왔다. 최대한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취업하게 되어도 그 안에서 일도 제대로 못하고 쓸모없게 되면 어떡하지? 한달만에 짤리면? 업무가 내 생각보다 어렵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소심하고 말주변도 없어 피곤해 하면? 하물며 인간성도 사회성도 부족한 탓에 은근한 왕따가 된다면? 등등의 쓸데없는 걱정들이 머릿 속에 차오른다. 취업을 해야하지만 무섭고 두렵다. 하고 싶다는 의지도 없는 내가 쓰레기라는 것도 알고 있고, 이 나이 먹고 의지도 하나 제대로 못 추스리는 내가 멍청하다는 걸 알고있다. 정신 차려야지 라며 부모님의 미래와 그만큼 먹어갈 나이를 생각해보지만 그건 또 다른 두려움으로 번지더라. 여직 혼자인 내게 언젠가 가족들마저 곁에 없어진다면, 이라며 아직 오지도 않은 죽음와 남겨질 나를 두렵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심하다. 아까도 기운없는 내게 긍정적인 말을 해주신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금방 눈물이 흘렀다. 딸이 요지경이니까. 나은 사람으로 태어났어야 됐을텐데. 몰래 울 수 있는 방이 있는게 다행이다.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