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성에게 고백을 받았었다. 그 아이는 나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동성|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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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KimchiOnCake
·3년 전
같은 동성에게 고백을 받았었다. 그 아이는 나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고, 나의 아픔과 과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근데 그 친구가 어느 날 긴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그 친구는 자신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되어버렸다고 했다. 나는 문자 내용을 읽으며 오늘이 혹시 만우절인가 싶어 달력도 확인해 봤고, 예전부터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아이라 장난을 치는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진지해 보이는 친구의 문자 내용에 나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친구이고, 하나뿐인,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아이였다. 뭐라고 답장을 보낼까 고민을 하다 진심이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진심이라는 답장을 받았다. 그 순간 왜 이런 사건이 나에게 찾아왔나 싶었다. 친구의 고백을 받지 않으면 우리의 사이가 조금은 틀어질 것 같았고, 고백을 받고 우리가 정말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가 헤어지게 된다면 널 영원히 잃을 것만 같았다. 어떤 선택을 해도 너와 멀어질 것 같았기에 많은 고민에 빠졌었다. 나의 답장이 긴 시간 동안 없자 너는 나를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했다. 언젠가는 나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게 오늘이었던 것이고 나를 당황하게 해 미안하다고 했다. 친구의 문자에는 슬픔이 묻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더이상 문자로만 대화하고 싶지 않아 당장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끝에 친구는 전화를 받았고 나는 그 아이에게 처음으로 한 말은 "너 진심이면 내 얼굴 보면서 말해."라고 했다. 그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친구의 얼굴을 보면 내 마음에도 확신이 설 것 같았다. 그래서 늦은 시간이었지만 장소를 정하고 만나자고 했다. 그 아이는 나보다 키가 컸는데 그때는 한없이 작아 보였다. 친구는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뭘 어떻게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냥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난 그 아이의 말에 우리 사겨보자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로부터 2년이 지난 오늘. 너는 내 곁에 있지 않지만, 오늘이 우리가 만난 지 딱 2년이 되었다. 그 아이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에게 고백을 하고 나와 사귀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했다. 이런 건 영화나 드라마에만 나올 법한 이야긴 줄 알았다. 사랑하는 애인이 죽기 전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고백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었다는 게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그 아이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아이가 죽기 전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주었으니까. 만약 내가 그때 그 아이의 고백을 받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텐데 후회없이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웠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던 네가, 사랑한다고 매일을 속삭여준 네 모습이 아직도 내 눈과 귀에 아른거린다. 가끔은 너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날도 있지만 그런 날을 이제는 즐겨보려 한다. 널 잃은 슬픔이 크게 느껴지지만 이젠 그 슬픔을 애써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너를 기억하는 일이 눈물이 날 만큼 기쁜 것이니까. 내 인생에 들어와 내 마음 깊숙이 자리를 잡았던 네가 그만큼 나에게 큰 존재라는 거니까. 아직도 네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말한다. 네가 하늘에서 다 듣고 있을 테니까. 오늘도 고백할게. 사랑해 주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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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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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oioi
· 3년 전
사랑한다고그 애도 말할거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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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chiOnCake (글쓴이)
· 3년 전
@xoxoioi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