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는게 너무 버겁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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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오는게 너무 버겁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DaSiHanBun
·3년 전
안녕하세요. 25살 대학생입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어느덧 예비군도 3년차가 됐네요. 저는 항상 제 자신한테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경험과 지식이 다를 뿐, 나 또한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하는 생각이 제 생각들의 근본이 되었고, 나만큼은 나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매 선택의 순간 저는 최선을 선택하려 해왔습니다. 그 최선이 객관성을 잃지 않도록 정말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나만큼은 저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헤아려줄 수 있기를, 나만큼은 양심을 속이지 않기를, 나만큼은 게으르지 않으며, 또 나만큼은 정말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 될 용기를 갖을수 있기를. 정말 수 없이 바라왔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 자신을 믿을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삶의 방향성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처음은 군대를 다녀오고 1년 뒤, 대학교 2학년을 마친 후 였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저는 제 그 자신감과 가치관들을 무기로 2학년을 학업에 전념했습니다. 돈이 없으면 벌면서 공부했고, 돈이 넘치면 다음 학업을 유지 하기 위해 모았습니다. 그렇게 2학년을 마칠즈음 경영학이라는 진로를 더 명확히 잡기 위해서 저는 더 넒은 시야가 필요하다는걸 깨닫고 유학을 다녀오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잡아 휴학계를 냈고, 부족한 여비를 모으기 위해 레스토랑에 정직원으로 취직하며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가 코로나였습니다. 2달 무렵 되었을때, 다른 국가에서 코로나가 넘어와 국내에 확산 되면서 레스토랑의 매출이 급감하게 됬고, 직원들을 관리자 급으로 대체하면서 저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시 찾아보고자 해도 어려운 경제난에 구인은 급감하여 찾기조차 어려웠었고 그에 맞물려 두번째 문제가 터졌습니다. 같이 모시고 살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쓰러지셨습니다. 나이가 있으셔서 사실 예견된 문제였지만 그와는 별개로 집안에 할아버지를 병간호할 인력이 없었습니다. 어머님은 일본 분이셔서 공장에서 일 하시며 늦은 시간에 들어오셨고, 아버지는 건설업에 종사 하시며 쉬는날 없이 이틀에 한번 또는 삼일에 한번 집에 돌아오셨고, 하나 있는 동생은 재수생으로 수능 준비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병간호를 시작할 시 경제난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셔야 했고, 두분 중 한 분만 그만 두셔도 집안에 모아놓은 돈이 없어 생계 유지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동생도 제가 그렇게 학업에 매진할 때 혼자 집에서 할아버지를 돌보며 공부한다고 수능도 제대로 못보고 재수를 하게 되서 더 이상 부담을 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일 합당한 사람은 저였고, 그렇게 유학을 포기하고 모아놓은 돈으로 할아버지 수술비용과 병원 비용을 충당하며 병간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기꺼운 마음이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바쁘시던 부모님들로 인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저희를 돌봐주셨기에 당연히 저 또한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병간호를 해드리면서 공부를 해보기로 마음 먹고 시작을 했었지만 바로 옆에서 수시로 호흡이 멎으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무섭게 다가오기도 했고, 그럴때마다 너무 놀라 어쩔줄도 모르겠어서 정신 차리시라고 할아버지를 부르며 간호사를 콜 했습니다. 도저히 무언가를 할 상황이 못됐습니다. 병간호를 시작하고 반년이 지났을 무렵 증상이 많이 호전되셨습니다. 수시로 오던 호흡 곤란 증세도 좀 멎으셨고, 시간이 좀 많이 걸리시긴 했지만 굳어가는 다리를 풀고자 화장실도 혼자 다녀오려고 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때까지도 아쉬웠을 지언정 저는 꿈을 놓친 않았습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나고 나니, 한 성격 하시던 할아버지는 치매끼에 힘 입어 이제는 매일 수시로 퇴원시켜달라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불렀던 간호사를 또 찾으셔서 소리치시고, 의사를 불러서 소리치시고, 이윽고는 가족들이 자기를 내팽개쳤다며 저한테 소리치셨습니다. 그때부터 제 마음도 좀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원래는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신 정도였는데 수시로 숨이 멎다보니 편안히 주무시기 위해 맞으시던 수면제가 할아버지의 치매 증상을 가속화 시킨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건강을 위협하던 증상은 어느정도 호전되서 저렇게까지 집에 가시기를 바란다면 퇴원을 시켜도 좋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고 약 7개월의 병원생활을 끝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는 아직 몸이 불편하시긴 하셨지만 불안함은 조금 잦아드신것 같았습니다. 저도 집에 돌아온 만큼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남은 기간 다음 학비를 벌기 위해 야간?? 물류센터를 다녔습니다. 아직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그 짓도 한달이 가지 못했습니다. 치매는 완치가 어렵고 늦출순 있을 지언정 시작되면 돌이킬수 없다고, 증상이 좀 더 심해진 할아버지는 새벽에 갑자기 혼자 속옷바람에 맨 발로 밖에 나가버리시거나 전동차를 타시다 사고를 내시는 등 하셨으며 수시로 잠자리에 실금을 하시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가 되셨습니다. 한달간 집에서 저 대신 동생이 돌봐드렸는데 다시금 수능을 앞 둔 만큼 스트레스가 과했는지 울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 속상해하는 동생을 보니 아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프더라고요. 결국 또 다니던 일을 포기하고 집에서 할아버지를 모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안 그래도 잘 못보던 지인들은 아예 찾지도 못하게 돼버렸고 하고싶은 공부도, 일도, 그냥 다 잠시 내려놓고 맘 편하게 노는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니 사람이 너무 무기력 해졌습니다. 이 전에 학업에 열중하고자 수년동안 했던 모든 노력들이 지금만큼은 되려 독이 되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강의 외엔 친구도 따로 만나지 않았고, 갖고싶은거, 먹고싶은거, 입고싶은거, 놀고싶은가 싹 다 참아가며 자기관리에 열중하고자 했던 최면들이 그 이면에 쌓여 곪을대로 곪아왔다는걸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힘이 듭니다... 결국 휴학 기간은 그렇게 끝났고 복학을 하게되어 학교 방침에 따라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실시간 강의 수업을 진행 중입니다. 아직도 할아버지는 저를 찾으시고, 여건이 안됬던 동생은 결국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습니다. 치매로 인해 학교 강의를 듣고 오겠다 말씀 드려도 고개만 돌리면 다시금 찾으시고 소리지르십니다. 그 공백기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저는 학교 강의를 따라가기조차 버거워 졌는데, 그 강의 마저도 제대로 듣질 못하고 있습니다. 과제를 풀어야 하는데 도통 무슨 소리인지를 모르겠고, 그때마저도 저를 찾으십니다. 도퇴되어버렸습니다. 너무 힘들고 속상해서 나름의 즐거움이라도 찾고자 해도 그게 뭔질 모르겠습니다. 친구를 만나지도 못하지만 그 마져도 만족스럽지 않고, 미친척 게임이나 하자니 그런거 할 줄도 모릅니다. 이제 뭘 갖고싶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딴거 가져봐야 기뻐질리도 없고, 먹는건 그냥 살려고 먹는 기분이고 먹고싶지도 않아요. 안 그래도 말랐던 몸, 자기관리 한다고 몇년을 그렇게 꾸준히 운동 해서 키워놨었는데 이제 그 마저도 다시 야위었습니다. 빠질게 없을줄 알았는데 7키로가 빠졌습니다. 그나마 가꿔서 멋있어졌던 몸도 이젠 없어졌고, 앞서가던 성적도 바닥이고, 수면장애인지 잠도 잘 못잡니다. 아니 잠이야 수시로 부르시니까 할아버지가 주무시지 않는 한 잘 수도 없죠. 저는... 진짜 열심히 노력만 하면 빛날줄 알았어요... 저도... 진짜 그렇게 될 수 있을줄 알았어요... 사실 저도 진짜 놀고싶었고... 노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고... 사실은 돋보이기도 좋아해서 예쁜 옷들도 사입고 멋있는척 하면서 다니고 싶었는데...... 집이 어려운데 내가 장남이니까... 아들이고 형이니까... 빛나는 사람이 되서 그것들을 다시금 비춰주고 싶어서 아니 그렇게 노력했는데 내가 더 노력하려고 했는데....... 왜 대체 왜! 아무것도 남은게 없죠.... 왜 다시금 바닥이죠.... 내일 부터 다시 평일이라 강의 들어야 돼요. 너무 무섭습니다... 제 비어버린 머리를 마주하는게 너무 무섭고.. 따라가지 못하는 제 모습을 마주하는게 너무.. 너무 쪽이 팔립니다 쪽이... 의지할 사람도 없고, 아버지는 이미 일상이 고난이라 지쳐서 놓으셨고, 어머니는 교회에 미치셔서 저한테 울고불고 교회 얘기밖에 안 하시네요. 그럴때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려야 될지 잘 모르겠어요. 별로 살고싶지 않아요 이제 그냥 놀고라도 싶은데 뭘 해야 즐거울지도 아니 뭘 할수나 있는질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지친것 같습니다.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는거다?? 그 말 맞는데~ 여기서 더 만들어봐야 뭐가 되는거죠 할아버지 무시하고 소년만화 주인공처럼 역경에 굴하지 않고 어금니 다 나가게 공부 열심히 하면 졸업때 꾸역꾸역 취직은 하겠네요. 그래서 다음은 뭐죠.. 좋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낳고 사는건가요... 그럼 즐거울까요.. 저는 뭐가 즐거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이 30먹고 40먹고 50먹고 60 먹고 저마다 삶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거 재밌나요. 지금 제 머리로는 천번만번 생각해봐도 그냥 살아있으니까 사는거다 그냥 내가 살아있으니까 그냥 그 안에서 느낄만한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거다. 그런 생각밖에 들지를 않습니다. 제가 아직 변변한 직장을 가져보지도 않았고 진짜 제대로 해본거라고는 공부밖에 아니 그 마저도 아직 한참 남았었는데 아... 진짜 뭐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돼요.... 자신이... 없어요 이제.... 뭐 이렇게 할 수 있는것도 없고 포기만 하면서 살아야 돼죠.... 아니.... 학생은 공부를 해야된다며... 그거 내가 해준다고 좀 시켜달라고 쫌 이건... 진짜 뭔가 좀 잘못된거 아닌가요... 다들 이렇게 사세요..? 다가오는 내일이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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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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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u1013
· 3년 전
많이 힘드셨고 힘드시겠어요... 저도 할아버지께서 학업중에 많이 아프셔서 공부는 미뤄두고 대학병원을 모셔다니면서 이래저래 바빴었고 지금도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물론 같은 마음이고 같은 힘듦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거에요. 하지만 얼마나 힘든지, 지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감해요. 스스로 마음을 잘 잡고 힘내시고 상담도 해보시면서 다잡는 힘을 기르셨으면 해요. 무너지지 않기를, 힘내서 버티시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