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부탁드립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죄책감|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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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부탁드립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kkkkkkm
·3년 전
저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작년 9월 갑자기 아버지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당일 날만 해도 가족끼리 같이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평소와 다를거 없이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오후에 가족끼리 근처 대학교를 둘러보며 산책도 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속이 좋지 않으시다고 하셨고 남은 저희 가족은 밥을 먹었습니다. 아버지는 음식 냄새 때문에 속이 안좋으니 방문을 닫으신채로 있으셨습니다. 밥을 먹던 중 저를 부르셨고 손을 주물러 달라하셨습니다. 저는 손을 주물러 드렸고 “아 이제 좀 살것 같다” 라고 하시고 그만 주무르라 하셔서 그럼 아빠 토도 하고 가스 활명수도 먹었으니깐 이제 좀 쉬어 하고 문을 닫은채 나왔습니다. 조금 시간이 흘러 어머니가 홀로 계신 아버지가 걱정되서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아버지는 입에 거품을 물으신 채로 의식이 희미해진 상태이셨습니다. 바로 119에 신고하고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선생님께선 심장 시술이 잘 되었다하고 이제 회복만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간절히 아버지께서 회복하시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새벽동안 여러번의 심정지가 오시고 상태가 좋지 않으셔서 2번의 수술을 더 받으셔도 심장은 뛰지 않고 기계 장치마저 도움이 없는 상태가 되어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장례를 치룬 그 순간에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고 제정신이 아니였는지 그렇게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때 내가 아빠 곁에 있었으면 더 빨리 병원에 가서 살 수 있었을텐데 내가 방 문을 닫고 나와서 아빠가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하고 혹시 나를 애타게 부르셨을텐데 내가 듣지 못한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밤에 엄마랑 오빠가 자고 있으면 숨을 쉬나 코에 손을 대보고 죽지 않았는지 한번씩 불러봅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커서 어머니도 잃을까 겁이나고 엄마가 어디 나가셔도 걱정이 되고 혹시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을 계속 합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전화를 받기 전까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합니다. 가족이 방문을 닫고 있으면 괜찮은지 수시로 문을 열고 확인합니다. 공부를 하다가도 계속 걱정이 되고 신경이 쓰여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머릿속으론 괜찮나 무슨 일 있는거 아닌가 걱정을 계속 만들어 합니다. 처음엔 이상하다고 못 느꼈는데 이젠 너무 제 자신이 심한거 같아 힘들고 다른 일에 집중도 못하는거 같고 매일 하루하루가 무섭고 걱정이 가득합니다. 내 곁에 가족이 없으면 계속 괜찮나 사고당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그리고 저랑 가족이 집에 있더라도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면 제 이름을 부르는거 같은 소리가 들리고 아파하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고 가족들은 멀쩡했습니다. 작년 9월 부터 지금도 계속 전 똑같이 이렇게 괜한 걱정을 달고 삽니다. 고3이라 공부가 중요할때인데 매일 신경쓰고 걱정하고 마음 졸이며 불안해 하는게 이젠 너무 스트레스 받고 힘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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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천민태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아버지를 마음 속에서 보내드리는 시간이 필요해요.
#애도의
#시간
#떠나보내기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사 천민태입니다.
📖 사연 요약
작년 9월에 큰 일을 겪으셨네요.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아직은 너무나 짧은 시간입니다. 더구나 오랜 질병이나 노환이 아닌 경우, 가족을 떠나보내는데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자기 돌아가시는 것은 한 가족에게 정말 큰 충격입니다. 저도 오래 전에 질환으로 아버지를 보내드렸는데, 갑작스런 것이 아니었는데도 온전히 아버지를 보내드리는데 까지 많은 그리움과 아쉬움, 그리고 도와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의 감정들을 마주했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마카님이 겪은 일 들에 대한 느낌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오래 함께 한 가족들 중에 한 명이 떠나간다는 것은 정말 큰 일입니다. 남겨진 사람들이 마주해야하는 심리적인 아픔은 정말 큰 것이지요. 어떨 때에는 아직 살아계신 것 같고, 세상 어딘가에 계신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리고 당시에 있었던 일들이 마치 최근에 일어났던 일이 것 처럼 머리 속에서 재생하면서 괴로움으 다시 겪기도 합니다. 너무나 착하게 살아왔거나, 책임감이 많거나 아니면 돌아가신 분과 유대가 깊었던 사람이라면 내가 어떻게 도와주지 못했을까? 왜 그때 내가 한 번 더 돌아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갖기도 해요. 마카님께서 적어주셨던 것 처럼 남은 가족들도 아프지 않을까, 갑자기 죽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자꾸만 가족들의 안부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꿈에서 돌아가신 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어나서 돌아가신 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나면 눈물이 마구 쏟아지기도 합니다. 이런 시간들은 당분간 계속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마음들이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마음에서는 점점 아버지를 떠내보낼 수 있게 됩니다. 상담에서는 이것을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애도의 시간은 세상 어느 누구든 가족이 떠나간 경험을 하게되면 언젠가 겪을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애도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자주 꺼내면서, 감정을 자주 꺼내면 됩니다. 하지만, 보통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 방법은 매우 어렵습니다. 내 가족이 아니면, 이 경험을 모르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려워하고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힘든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면 대부분 지치고 듣고 싶지 않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치거나 듣고 싶지 않아하는 것은 사람들이 악하거나 약해서는 아닙니다. 가족들과 자주 이야기하면 어떻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족 중에서는 이야기를 꺼내기 더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다른 가족들이 듣고 더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도의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애도상담을 받으셔야 합니다. 심리상담 중에서도 특화된 전문분야입니다. 마카님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들이 갑작스럽게 떠난 아버님으로 인해 위로를 받으셔야 합니다. 마카님께서 고3이시라 그럴 시간이 없다 하실수도 있지만, 이 마음을 지닌 채로 고3을 보내는 것은 수험생활에 더욱 집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담은 일주일에 50분 정도 받는 것 보통입니다. 일주일에 50분만 시간투자하셔서 상담을 받아보세요. 청소년의 경우는 국가에서 무료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전화번호 1388)에 전화하셔서 도움을 청해보세요. 오늘 겪으신 이야기를 자주 털어놓으면서 위로를 받으면 혼자서 곱씹고 괴로워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11년이나 지난 지금도 아버지가 쓰려지셨던 그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그때 만큼 강렬한 감정들이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마음을 잘 보듬었고, 아버지를 조금씩 조금씩 마음에서 보내드렸습니다. 애도의 시간을 많이 거쳤습니다. 마카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의 마음이 평생토록 괴롭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힘든 마음들은 도움을 받아서 편안해지실 수 있습니다. 마카님의 아버님께서도 사랑하는 자녀가 이렇게 고통받기를 원하지 않으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답변이 마카님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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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rralra
· 3년 전
저도 두달 전 갑작스럽게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돌아가셨던 날 친구와 함께 신나게 바다도 보러 갔었죠 .이후 집에 돌아가던 길 엄마의 전화를 받자마자 할머니 돌아가셨어 ,라고 하시더라고요.저는 누가 보던 말던 그냥 길가에 주저앉아 소리내어 펑펑 울었어요. 이후에 계속 "아 .진작에 왜 할머니를 먼저 찾아뵙고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 할머니가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왜 나는 친구랑 신나게 놀고 있었던걸까 ?이럴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찾아뵐껄,할머니 홀로 집에서 돌아가셨던 생각만 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저는 그것도 모르고 탱자탱자 친구랑 놀러다녔으니까요 .그래서 매번 이 생각을 하며 혼자 자책을 하곤 했어요.근데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모든 인간의 삶에 있어서 자연스러운거죠. 글쓴이님도 그렇습니다.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왜 한번 더 확인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을 하다 보면 끝도 없이 하게 되면서 상실감만 더 커질거예요 .자책을 하기 보다 아버지가 보고 싶으면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놓으며 소리 내어서 펑펑 울어보기도 하면서 그 감정을 털어내보는 연습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자신의 감정을 털어내보는 연습을 차근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글쓴이님의 괴로워하던 마음도 점차 사그라들지 않을까요? 지금은 제 말이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리고자 하는 마음에 긴 글 남겨봅니다. 글쓴이님이 가시는 길 마다 항상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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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SM
· 3년 전
우리 조카가 쓴 글 같이 더 마음에 들어오네요. 갑작스러운 오빠의 심장마비로 저도 지난 몇개월간 '난 이제 오빠가 없는 사람이네..'라며 눈물 흘립니다. 하물며 아빠없는 딸은 얼마나 그 자리가 클까요..? 다른가족의 슬픔 생각말고 가족과 그 슬픔을 울며 나눠 보세요.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그리워하고 충분히 그 빈자리를 애도해 보아요.. 저도 아들 잃은 울 엄니랑 형 잃은 동생이랑 그 슬픔 나누려 비행기표를 샀어요. 외국살아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