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교1등이라고 소문이 나버렸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진로|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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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교1등이라고 소문이 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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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부산 사는 중3입니다. 저는 학원을 다니지 않습니다. 교과서로만 공부 하며 시험을 준비합니다. 밤새면서 힘들게 하는것도 아니고 수업시간에만, 시험기간에는 아침자습+쉬는시간+점심시간에만 공부를 합니다. 오죽하면 시험 전날에 아이돌 컴백 방송 챙겨보고 생일파티를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해력이 좋은 편이라 줄곧 평균 90점대 중반의 점수를 유지해왔습니다. 100점을 여러번 받았고, 제일 못 쳤던 시험은 학년평균이 38점이었던 국어 기말고사에서 80점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2학년 1학기는 allA, 2학기는 체육만 B고 나머지가 다 A였습니다. 최상위권 까지는 아니고 그냥 상위권 정도라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결석은 아파서 결석한것 하루 외에는 지각도 조퇴도 하지 않았습니다.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제시하는 최소 시간만 채웠습니다. 동아리는 3년 내내 도서부를 하였습니다. 2년동안 부반장을 하며 가산점을 채웠으나 올해는 대인기피증이 악화되어 반장선거에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백일장, 다독상, 과학의 날 행사, 진로 발표회, 독후감 작성 등 학교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는 골고루 상을 탔습니다. 크고 작은 수행평가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체육 빼고는 다 평균 이상의 성적은 받았습니다. 열심히 살긴 했는데, 전교 10등정도는 생각을 했는데, 1등이라니? 1등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5반 담임의 부주의로 등수표로 보이는 종이가 학생들에게 유출이 된것입니다. 그걸 본 5반 학생들은 하나같이 제가 1등이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게 성적 등수라는 이유는, 위쪽에 이름이 있는 애들이 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고 아래쪽에 이름이 있는 애들이 다 공부를 못하는 애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150여명의 학생들 중에서 1등이라니? 그렇다기엔 우리 학년에 잘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 표에 따르면, 부모님이 과학 수학 학원을 운영하시고 시험기간에는 밤을 새서 공부한다는 여자애가 2등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대학 교수이며 우리 학년 절반정도가 다니는 대형 학원 시험에서 항상 1등을 차지했다던 남자애가 3등이었습니다. 학원과 과외를 미친듯이 다니며 시험 다음날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한 나머지 학교에서 쓰러져버린 여자애가 4등이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지옥 수준이라 말이 나왔던, 평균 38점에 저도 80점을 받은 국어 기말고사에서 백점을 받은 남자애가 5등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등수는 다 납득이 갔는데, 제가 그 꼭대기에 있다는건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산점, 수상 포함이 되었다고 치더라도 2등 여자애도 3년 내내 반장 자리를 꿰찼으며 3등 남자애도 이것저것 수상을 많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4, 5등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금방 소문이 퍼지고 말았습니다. 복도를 지나다니면 "야! 쟤가 전교 1등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발적아싸라서 저희 학년에 그렇게 아는 애가 많지도 않고 페북도 하지 않는데, 그래서 그 말들이 '저런 애가 무슨 1등이야' 라는 의미로 들립니다. 페북을 하는 친구 말로는 이미 페북에서도 애들끼리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모르는 애들이 "와~ 너 공부 잘한다~ 학원도 안 다닌다며?" 하고 지나갑니다. 남자애들은 "안녕하십니까! 전교 1등님!" 이라며 제게 인사합니다. 소문이 너무나도 빨라서 다른 학년에게도 알려졌습니다. 영어선생님께서는 제게 국제고 제안을 하시고 담임선생님께서도 특목고 갈 생각이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앞으로 올 중간고사에 대해 부담도 너무 크게 들고, 그 등수표가 진짜가 아니거나 다른 표일 가능성을 배제할수도 없고, 저는 아직 고등학교 입시 관련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특목고나 국제고에 큰 욕심도 없고 흘러가는데로 살고싶을 뿐이라서 특목고나 국제고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도 미안합니다. 실제가 아닌 소문이면 너무 부끄러울것같고 실제로 전교 1등이더라도 좀 불편할것 같습니다. 학원 다니는 애들로부터 견제를 받기도 할거고 아까는 반 친구들이랑 고등학교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저는 흘러가는 대로 살고싶다고 했더니 전교 1등이 무슨 흘러간거냐며 핀잔을 먹기도 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너무 크게 퍼져버렸고, 대인기피증이 있는 저에게 비춰지는 모르는 아이들의 시선이 너무 공포스럽습니다. 내일 학교에 가기가 두렵고 다음 시험은 가벼운 마음으로 볼 계획이었는데 부담이 너무 커져버렸습니다. 너무 걱정이 되는데, 어떻게 하는게 맞는걸까요? 긴 고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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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sky22
· 3년 전
너무 기특하고 예쁘다.. 바르게 자라줘서 고마워. 우선 제가 하고싶은 말은 다른 아이들에게 전혀 미안해 할 필요도 없고 하지 말아요. 친구가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건데요? 다른사람들의 시선은 무시하거나/의연하게 대처하거나 인 것 같아요. 그냥 다른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그래~나 전교1등이야~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지나쳐버리면 되는 거예요. 작성자분이 여태껏 공부해왔듯이 앞으로 있을 시험도 평소처럼 보면 될 것 같아요! 두서 없이 적었지만 진심은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