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있으셨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마카님께서 마음이 많이 답답하고 괴로우셨던 것 같습니다. 감정이 가라앉거나 우울해지고 또 불안감도 느껴지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고 밝아 보이는데 나 자신은 이러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만드는 것 같아 나 자신이 문제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셨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사람의 기질에 옳고 그른 것은 없으며 감정 역시 불필요한 감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올라올 때에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처리하는 것이 힘들고 나 때문에 우울이 전염되는 것 같아 자책하게 되시는 것 같아요. 그러한 죄책감이 마카님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불필요한 감정은 없습니다. 괴로움, 불안, 우울감, 죄책감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 역시 이러한 감정이 ‘왜’ 올라오는지를 알아차림으로서 나에 대해 알아가고 삶의 방향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어긋나는지 아닌지를 돌아보게 해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요. 마카님께서는 아마 다른 이들과 고민과 감정을 나누며 의지하고 싶은 바램도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순간에는 그러한 감정이 수용이 되고 위로가 되거나 혹은 누군가에 의지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후에는 나의 괴로움을 상대에게 전가했을지 모르다는 불안과 괴로운 심정이 올라오신 것은 아니신지요.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우선은 있는 그대로 그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해주시면서, 나아가 이러한 괴로움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돌아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지나친 죄책감을 가져가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필요로 하기에 누군가와 공감을 나누고 소통하고 싶기 마련입니다. 다만, 그러한 방식으로‘만’ 감정을 처리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만약 감정 기복이 지나치게 크고 일상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정도라면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상담을 통해서는 감정을 나누고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타인과 교류하며 생활했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관계에서는 현실적은 기대치와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소통하며 상담에서는 보다 깊은 내면의 심리 상태를 돌아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카님의 하루가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