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시작점 부터 나는 우울해있었어.
중학교 이전의 기억이 없어서... 그 이전은 잘 모르지만 시작점부터 난 우울했더라.
모든게 괴로워서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데 매달렸어. 그러면 좀 더 내 삶이 괜찮아 질까 해서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해서.
그냥 오늘만 살아야지 오늘만 살아야지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았어. 공모전을 나간다던가 공부를 한다던가... 그런 일에만 매달리니 잠깐이라도 다른 건 다 잊을 수 있더라
뭐 우울한건 변치않아서 중간중간 자살시도도 했었고 자해도 많이 했었는데 어떻게 지금은 살아있네.
일에만 매달리니까 어린나이에 능력도 인정받게 됐어.
성인이 되고나서 병원가서 치료도 받을 수 있게됐고.
그렇게 모든게 나아진 것 같았어.
치료시작한지 4년 째인 지금... 사실 나아진건 없어
난 여전히 죽고싶고 지쳤어
약에 좌지우지되는 나도 싫고, 약먹고 몇달은 한없이 좋아졌다가도 갑자기 원상태로 돌아오고 다시 좋아졌다가 또 다시 돌아오고 이런과정을 4년동안 겪으니까 내가 무슨 담금질당하는 쇠같아. 온탕냉탕을 왔다갔다하니 정신을 못 차리겠어.
그러다보니 좀 지친 것 같아.
기쁜 것도 싫고 행복한 것도 싫어 슬픈 건 더 싫고 그냥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아
그냥 아무 감정도 안 느꼈으면 좋겠어 너무 힘들어
감정이 없었으면 좋겠어
아니 그냥 아무것도 안 했으면 좋겠어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아무걱정없이 아무생각없이 있고 싶어
나를 인정해주고 알아봐주는 분들께 보답해야하는데
나 일 해야하는데 우리 회사 성공시켜야하는데 공부도 해야하고 해야할 것 많은데
다 너무 싫다 그냥 다 도망가고 싶어
아무 것도 느끼고 싶지 않아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
내가 오래 살 거란 생각은 안해
예전에 자살기도했을 시점이 내가 생각한 내 수명의 끝이였어.
지금은 그냥 피씨방 시간 추가하는거 마냥 한달씩...1년씩... 그렇게 시간 추가해서 사는 느낌이야
그 시간이 어디까지 늘어날까? 언제까지 유효할까?
내가 할 일을 다 마칠 때 까지는 유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