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우울증인지 도피인지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학업|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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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울증인지 도피인지 모르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Invierna03
·3년 전
4인 가족, 여동생 있고 2년차 공시생입니다. 과거의 저를 떠올렸을 때 지금과 너무 달라서, 진짜 ***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저는 모범생이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학급임원을 놓치지 않았고, 성적은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성적이 워낙 안정적이라, 수능 기분 좋게 치고 원하는 대학에도 장학생으로 들어갔어요. 부모님 말에 따르면 딸로서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떼쓴 적도 없고, 동생과 싸운 적도 없고, 크게 반항한 적도 없고, 사춘기도 없고. 물욕도 적어서 용돈 올려달라 해본 적도 없어요. 그게 그다지 힘들지 않았어요. 갖고싶은 건 딱히 없었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인정이 좋았고, 모범생으로서의 나에 굉장히 만족했어요. 도덕적이고 싶고 질서를 좋아했어요. 동생은 사랑스러워서 양보하기 전에 다 주고싶었어요. 경제적으로 중하층 정도지만 가난을 절감하고 갖고싶은걸 못가져 힘든 적도 없었어요. 대학 와서 조금 부러웠던 정도. 근데...그랬었는데 이젠 다 모르겠어요. 벌써 공시 시작한지 3년이고 학업 병행 없이 2년차인데,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하지 않고요. 폰만 붙드는데 이젠 폰 놓으면 두려워요. 다요. 교재를 보면 멍하고 잡생각이 넘쳐요. 기억력이 나빠지고 작은 일에도 실수를 하고 긴장이 돼요. 원래 가는귀 있었지만 사람 말은 더 못알아듣고요. 아무것도 안할 땐 내가 너무 쓰레기같아요. 나에 대해서도 바깥 세상에 대해서도 잊고만 싶어요. 그래서 죽고싶어요. 정확히는 살해되거나 사고를 당하고 싶어요. 죽을 때의 고통도 나 죽으면 너무 아파할 가족들도 다 두려워요. 누군가에게 민폐 안 끼치고 고통 없이 확실하게 죽고싶어요. 내가 연기가 되어 흩어지거나, 처음부터 없는 사람이 되어 사라지면 좋겠어요. 내 방 창문에서, 한강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상상을 해요. 누군가 내 머리에 총을 쏘거나 나를 찌른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비현실적인 존재가 나타나 처음부터 내 존재를 지워준다는 상상은 더 자주 해요. 웃으며 밥을 먹어도 그런 장면들이 점멸하고 사실 웃는 것부터가 죄가 돼요. 난 공부를 안하는데, 다 괜찮은 척 회피한답시고 가족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으니까. 사실 대학생 때까지, 전 이렇다할 고난을 못 겪어봤어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의 동요가 큰 적도 없었고, 어릴 적 기억은 거의 안 나서 모르겠고...그래서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나약하고 나태한지. 부모님께 정신과에 가고싶다고 했을때, 두 분은 화 내지 않았어요. 절 안쓰럽게 여겼고, 그로인해 맘아픈걸 숨기셨어요. 공시라는 특수한 상황이 원인이라, 그게 해결되면 사라질 우울이다. 우울증이 아니다. 그래서 1년차 망하고 2년차인데...똑같아요. 난 여전히 날 통제할 수 없어요. 이게 공시가 끝나면 나아질까요. 그냥 제 본성이 나태하고 나약한데, 그걸 회피하려고 정신병인 척 가장하고 싶은 걸까요. 아님 진짜 우울증일까요. 정신과에 가면 나아질까요? 내가 정신과에 가는 게 가족들에게 얼마나 상처일지를 아는데, 고작 도피하자고 가도 되는 걸까요? 다 모르겠네요. 이게 우울증인걸까요. 우울증이더라도 가벼운 정도면 좋겠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은 잠이 좀 올지도 모르겠어요.
무기력해의욕없음혼란스러워중독_집착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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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5523
· 3년 전
음...지치신거 아닐까요? 나도 모르게 잘 지내왔지만 뒤늦게 내가 참고있었다는거를 알게되는 경우가 있대요 열심히 몰두하다가 왜인지도 모르게 정신차리니 모든걸 놓아버리고 싶은 느낌이 문득 들 때가 있어요. 그 이유를 알았다면 이렇게 힘든 사람들이 없겠죠? 단순히 그냥 지쳤다기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친걸 수도 우울증이 온 걸 수도 있어요. 그러니 회피성으로 정신병인척 한다는 본인을 질책하는 말은 안하셨음 좋겠어요:( 다행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건 마카님과 같은 상황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구 또 마카님 글을 보니 잠시 쉬거나 방법을 찾으면 다시 기력과 의욕을 찾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저는 마카님이 공시 끝나면 괜찮을까하고 참기만하면 더 상황이 안좋아질 것 같아요 전보다 공부양을 줄이든 아님 잠시 멈추든 가정상황상 하루 빨리 합격해야하는게 아니라면 조금은 스스로가 하고픈 시간을 잠시 가졌으면 좋겠어요. 하루 두시간이나 세시간 정도 본인만이 가장 하고싶은걸 하며 시간을 보내봤음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공부가 신경쓰일거고 다시 공부 열심히하는 대신 자신만의 시간은 또 열렬히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죽고싶은 마음이 들 때면 이러다 죽을 때 못해본거 생각나서 억울할까봐 무의미하게 사는걸 싫어하면서도 하루종일 멍하니 누워있거나 아무것도 안해요:) 늦더라도 본인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라며 오늘뿐만아니라 앞으로도 편히 잘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