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좋아하는 밴드의 곡들 중 하나를 골라서 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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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VyLet
·3년 전
오늘은 좋아하는 밴드의 곡들 중 하나를 골라서 가사를 적고 해석해봤다. 이걸 굳이 행한 이유는 가사가 슬프고 절박하면서도 내 경험과 어느 정도 맞물리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작권 때문인지 가사를 원문 전부 옮기면 잘리는 것 같아, 가사는 첨부하지 않는다. 그리 어렵지 않으므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곡은 Starset의 <DIVING BELL>이다. '잠수종'이라는 의미로, 잠수함이 개발되기 이전 한 사람 정도의 인력을 바닷속 또는 해저로 보낼 때 이용된 탑승용 장치이다. 화자는 배를 타고 항해를 한다. 그리고 때때로 잠수종을 타고 바닷속 깊이 잠수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화자를 꺼내줄 '당신'이라는 승무원도 있다. 작별 인사가 없더라도 '당신'이 이해해줄 것이라는 부분에서, 한두 번 잠수한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추론할 수 있다. 화자는 당신에게 지침을 충분히 주고 나서, 잠수종을 타고 해저 바닥으로 내려간다. 시간이 충분히 지나 나갈 때가 되었는데도, 아무도 화자를 끌어올려주지 않는다. 배의 유일한 승무원은 배를 떠나버리고 말았고, 배는 엉뚱한 곳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화자는 다급하게 당신을 불러***만 배는 이미 비어 있다. 해저 바닥에서 영겁의 시간과 자기 자신 안에 갇힌 화자는 하염없이 당신이 구해주기만을 기다린다. 당신만이 그를 꺼내줄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당신만이 그를 구원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이제 '바다', '해저' 같은 단어를 '마음'이나 '우울'로 바꾸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 또는 '소중한 사람'으로 바꾸어 위 문단들을 다시 읽는다. 우울을 주제로 한 노래라는 것이 레딧과 인터넷 등지에서 가장 인기 있고 신빙성 있다고 여겨지는 해석이었으며 나도 동의한다. 바닷속에 잠수를 하는 것은 그저 비유적인 표현이며 우울함 때문에 세상과 단절하는 것을 나타낸다. 가사의 마지막 구절인 "Broken on the bottom like a refudgee(산산조각 나고 갈 곳 잃은 채로 덩그러니 남겨졌어)" 는 사실 그 끝을 맺지 못하고 refu-에서 음악과 함께 뚝 끊긴다. 삶이 끝난 것일까, 아니면 혼절한 것일까? 탈수와 기아 증세였을까, 아니면 극심한 스트레스? 사무치는 그리움? 원망? 어떤 것이었든 간에, 밖으로 나온 것 같지는 않다...... 나도 우울함 때문에 잠수종을 타고 깊은 바다로 내려갔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나도 나를 해저에서 꺼내 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었다. 그 사람은 불평 없이 날 꺼내 주었다. 내가 잠수종에서 나올 때면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날 이해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배에는 그 사람은 없다. 비록 나는 지금은 해저에 있진 않지만, 잠수종이 바다에 잠겨 천천히 내려갈 때마다 그 사람이 그리울 것이다. 다음에 내가 잠수종에 탑승하는 때, 나는 어떤 모습이고, 내 배에는 누가 타고 있으며, 나는 해저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무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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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오르카l (리스너)
· 3년 전
하늘은 보통 희망, 작별 바다는 우울, 깊은생각으로 표현되곤 하니 마카님과 레딧유저들의 추측이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구절은 의도적으로 음악을 끊은것 같네요 천천히 페이드아웃되거나 완전히 발음하고 끝내는 것보다 중간에 끊긴 느낌이 있으니 사람들은 거기에 잠깐 머무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 그러면서 더 많은 공감을 하게되고. 아마 모든 사람들은 최소 몇번씩 그런 경험이 있을거에요 저도 그저께 많은 도움을 주셨던 상담사분께 오랜만에 안부인사를 전해드렸답니다 저 우울감이라는게. 정말 싫은데 계속 가라앉는 느낌은 사라지지가 않고 여기서 더 가라앉을 수가 있을까 싶은 단계까지 내려가면 다 포기하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안드는것 같아요 오히려 그 생각자체에 지쳐서 이제 좀 여기서 날 꺼내주길 바랬는데 어쩌다보니 연이 닿아서 저도 다시 회복할수 있게 됐었지요 혼자가 될 거라는 불안감은 접어두셔도 될것 같아요 저번 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라우리만치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이 있습니다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뭔가를 잃어버려서 헤매고 있으면 가능한 한 도와주려고 나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뭔가 그 행위로써 이득을 볼것도 없고 자기 시간을 쪼개서 남을 도와주는건데도 실제로는 많은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곤 합니다 혹여나 어떤 이유로 여기있는 사람들이 마카님이 깊은 우울에 빠져있을 때, 도움이 못될지도 모르겠지만 이 공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이나 다른곳에서도 마카님을 꺼내 줄 사람들은 분명히 있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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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글쓴이)
· 3년 전
@l오르카l 사실 우리 모두는 배 위에 떠 가며 때때로 잠수종을 타고 깊이 잠수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살다 보면 배끼리 만나기도 할 것이고 부딪히기도 할 것입니다. 어떤 배에는 사람이 많을 것이고 어떤 배는 버려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배의 잠수종에 갇혀버린 사람이 미처 나오지 못한 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배의 아래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많은 이들은 도와주려고 할 것입니다. 저 또한 그럴 것이고요. 그리고 제가 깊이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또 누군가는 저를 도울 겁니다. 걱정을 하고 있기보다는 일종의 상상이라고나 할까요. 과연 누가 내 곁에 있을지, 나는 어떤 문제로 깊이 가라앉을지, 현명하게 나올 수 있을지...... 의미는 없지만 흥미로운 생각거리가 됩니다. 캄캄한 바닷속 잠수종에 오래 머물러 있다 보면 바깥 햇살이 얼마나 따뜻하고 바람이 얼마나 반가***도 알게 됩니다. 내 옆에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임을 알게 되지요. 우리는 그걸 매번 다시 새롭게 깨닫기 위해 잠수종으로다시, 또다시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망망대해 위에서 죽을 때까지 항해하는 것이 운명이라면 전 기꺼이 그렇게 할 겁니다. 깨달을 것이 있는 세상에 산다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해저 바닥에서 올라올 때에 햇살을 쬐고 바람을 맞고 사람의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삶에 감사해야겠습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다소 샜지만 위로의 말과 새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또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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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오르카l (리스너)
· 3년 전
마카님의 깊은 생각중 하나였군요 원하는대로 흘러가는 것들보다는 원래 그렇게 되어있기에 순응하면서 따라가는게 참 많은것 같아요 그중에선 나에게 좋은것도, 나쁜것도 모두 포함되어있지요 어릴때는 많은 반항심과 패기, 욕심들이 그것들을 계속 밀어냈지만 지금은 그 불확실한 역할에 너무 익숙해진건지 밀어내기보다는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고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것 같아요 저도 여러가지 상상을 하곤 한답니다 이미지화 ***지는 못하기에 보편적인 상상과는 사뭇 다르지만 먼 우주를 떠나보기도하고, 깊은 바닷속에서 돌***녀보기도, 때로는 아포칼립스를 꿈꾸기도 하지요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저만의 시간이기에 마카님 말씀처럼 많은 생각을 하고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그런 생각들로 시간을 보내다보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많은것들이 미묘하게 얽혀있는게 아닐까 하고요 전혀 관계있을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들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엔 제 표현력이 너무 모자라지만 모호하게나마 묘사하자면 자동차 앞면 디자인이 사람들의 얼굴을 닮았다거나 콘센트 구멍이 캐릭터의 표정같다거나 하는 그런 느낌과 비슷한것 같아요 노래 가사를 보면서도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는것, 우리의 인생과 대자연의 환경에 비슷한 점이 많다는것 그런것들 말이지요 이번도 좋은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차분하게 글을 이어가셨지만 이전의 느낌과는 다르게 마카님이 살짝 가라앉아 계신 느낌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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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글쓴이)
· 3년 전
@l오르카l 아무래도 가사가 다소 희망이 없고 막막한 느낌이다 보니, 저도 마찬가지로 조금 다운되었었나 봅니다. 절대적인 옳고 그름은 없겠지만, 어릴 때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저는 사실 어릴 때의 그 용기가 조금 그립기도 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그때는 이유 없는 자존심에 취해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합니다. 동시에 유약하고 움츠러드는 지금의 제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물이나 자연에서 우리의 모습이 미묘하게 보이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사물에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거나, 자연에 감정적으로 이입하면서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죠. 대표적인 것들이 신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연과 사물에 인간의 생각과 심리를 대입하는 대표적인 행동이지요.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도 그런 미묘한 관계를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글이야 원체 잘 정리된 느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매번 찾아주시는 것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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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3년 전
바다는 우울같기도 하지만, 저는 바다가 세상을 나타내는것 같더라고요!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갖췄으니, 인간사회 그 자체가 아닐까 싶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