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누군가가 날 미워한다는 사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집착|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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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누군가가 날 미워한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싫어했던 것 같다. 이전에 난 누가 날 미워해도 '그래 그럴 수 있지'라며 별로 개의치 않고 넘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누구보다 신경 쓰고 불안해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애써 모른척하려 하거나, 아이처럼 투정과 짜증을 부리며 그 불안함을 감추려 했던 것 같다. 누군가 말했듯이 화는 가장 표출하기 쉬운 감정이니까. 처음 몇 번은 왜 나를 싫어하지?라는 생각에 더 잘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좌절되었을 때, 그리고 그런 비슷한 일이 반복될 때 나는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하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여전히 나를 싫어했다. 더 이상의 노력은 없었지만 그것에 대한 집착은 더 심해졌다. 그렇게 자신감을 점점 잃어간 나는 누군가 나를 싫어하면, 이제 이 집단의 모두가 나를 싫어할 것이라는 불안함과 내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들켜버린 것 같은 불안함에 떨었다. 그래서 이 불안함을 떨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분노와 회피였다. 내가 그 사람을 더 미워하거나 그 사람을 피했다. 노력해봤자 결과는 같을 거란 생각에 비참하고 무서워서.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관계를 한 순간에 끊어버렸다. 정말 단 순간에. 더 이상 교류가 없으면 점점 그런 불안함에서 멀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하지만 나의 오산이었다. 그 불안함은 그들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언젠가 또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웠고 나날이 예민해져 갔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었다. 겉으로는 어울리는 척을 했지만 마음 한편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또한 관계는 상호적인 것이지 않은가.. 칼로 무를 자르듯이 내가 원한다고 단번에 자를 수 없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그 누구도 똑같이 가질 수 없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사실일 수도,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불안함에 휩싸여 이런 생각에 미치지 못했었다. 이 불안을 없애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정서적으로는 한참 어린 나이에 멈춰있었다. 이렇게 되고 나서야 나를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는 게 불행인지 그나마 다행인지.. 항상 뭐가 그렇게 불안했을까? 왜 그렇게 모든 일에 태연하지 못하고 일희일비하며 마음을 졸였을까? 피하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완전히 떠나가지 않기를 이기적으로 바랬다. 버려지는 걸 누구보다 무서워했다. 혼자는 너무 외로우니까. 안에서나 밖에서나 항상 온전히 소속되어있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래서 더욱 집착했었나 보다. 이제는 나의 모든 감정을 피하지만은 않겠다. 모든 순간을 마주하고 나를 더욱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과거에서 오는 불안함도 직면하려고 한다. 그렇게 조금씩 과거의 감정들을 떠나보내야 한다.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나뿐이다. 평생 나를 떠나지 않는 사람도 나뿐이다. 스스로 마주하고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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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오르카l (리스너)
· 3년 전
누군가가 나를 미워한다는 사실이 반가울리는 없겠지요 괜히 티내면 쫌생이같아 보일까봐 개의치않은척 하는거지 저도 비슷한 식으로 잘라낸 관계가 많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관계가 개선되었다면 어떤 인연으로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어떤식으로든 서로의 신경을 거스르는 날선 감정들이 남아있었을테니까요 그땐 양방향 모두 어린 마음이었고 당시의 내가 가졌던 생각들과 상황들에 있어서는 그게 최선이었겠지요 요즘은 그런생각을 합니다 좋아하는것과 미워하는것 모두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잖아요 조금 더 나았으면 하는 생각에 기대를 하게 되고 그 기대가 무너지거나 포기될 때 우리는 슬슬 미워하기 시작하지요 관심이 없다면 미워하지도 않아요 미워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끊고 손절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관심있는 사람들과 하나 둘씩 끊기게되니 미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언제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생각들로 쭉 이어가다보면 최종적으로는. 마카님 말씀처럼 관심의 유무에 상관없이 붙어 있을 수 밖에 없는 나 자신만 남게 되는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외로운 생각같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현명한 생각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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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l오르카l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자의든 타의든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여러번 경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와 불안이 커진 것 같아요. '지금은 좋지만 이 사람과도 언젠간 틀어질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같이요. 상대방의 감정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니 이제는 크게 연연하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이게 말처럼 아주 쉽진 않겠지만요. ㅎㅎ 관계에 있어 이런 불안함이 들때마다 저에게 더 집중하려고요. 적어도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저의 마음과 행동이잖아요. 예전보다는 더 현명하게 그 상황들을 모면하고 싶어요. 예전과같은 최악의 상황들은 정말 피하고 싶네요. ㅎㅎ 어떤 상황에서든 저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제 자신이니까, 질책하는 것도 다독여주는 것도 가장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더 나아질 날이 올거라고도 믿고 싶네요. 적어주신 댓글을 보고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좋은 쪽으로요! 다시 한번 긴 글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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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오르카l (리스너)
· 3년 전
누군가를 잃는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새로운 좋은 사람을 만나는데서 오는 설레임들에 초점을 맞추면 참 좋을텐데 아무래도 남과 내 사람의 경계가 뚜렷하다보니 정을 많이주게 되서 그게 힘들더군요 근본적인 부분은 내 심리상태의 컨디션에 따라 바뀔수 있는 것 같긴 해요 내 심리가 건강한 상태라면 상대방이 조금 섭섭하게 대하거나 심기가 불편해도 넘어가기 쉽지만 힘든 상태라면 사소한것들에도 큰 타격을 입으니까요 과거의 힘들었던 상황들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피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점차 우리가 성장하는 만큼 예전과 비슷한 일들이 생기더라도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테고 어차피 떠나야 할 사람들이라면 미련을 덜 갖고 보낼수도 있겠죠 살아가는게 힘든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많은 생각들과 경험으로 인해 덜 힘들어지긴 할거에요 화이팅입니다 :)